고양이 목련꽃 아래서 발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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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련꽃 아래서 발라당

 

 

전원주택에 목련이 핀 지는 한참 되었다.

어느 날 전원주택에 들렀는데,

할머니가 ‘꼬맹이’라 부르는 팬더 고양이가

목련꽃 아래에서 꽃발라당을 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목련이 지고,

져버린 목련이 잔디밭에 하얗게 깔렸는데,

팬더는 지는 꽃이 야속하다고 꽃발라당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누워서 목련꽃 감상이라도 하는 모양인지,

녀석의 꽃발라당은 쉬 끝나지 않았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그루밍을 하는가 하면,

어느 새 또 드러누워 발라당을 하고 있는 거였다.

속이 하얀 가슴털이 제법 목련과 잘 어울렸다.

이 녀석 팬더로 말할 것같으면,

전원고양이 가운데 혼자 사색을 즐기며 뒷동산이며 들판을 떠돌다 오는

종잡을 수 없는 낭만고양이다.

 

 

 

1년 전 나는 녀석이 소나무 동산 아래 꽃다지밭을 천천히 산책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는데,

가만 보니 이런 모습은 아주 일상적인 거였다.

"꼬맹이 아주 웃기는 녀석이에요.

혼자서 그렇게 잘 돌아다녀요.

저 뒷산에도 혼자 올라가고, 혼자 어디를 그렇게 돌아댕기다 오는지,

방랑자라니까, 방랑자.

아무래도 자연을 좋아하나봐.

뭔 구경할 게 그리 많은지, 여기 애들하구 어울릴 때보다

혼자 돌아다닐 때가 더 많다니까요."

 

 

 

하긴 나도 할머니의 말씀처럼 그런 팬더의 모습을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팬더가 목련나무 아래 머무는 동안

소냥시대 노랑이는 골프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며

두어 번 팬더 앞을 지나쳤다.

금순이는 또 그 아래서 그루밍을 하고 잠시 엎드려 낮잠을 잤다.

 

 

 

그러는 동안에도 팬더는 여전히 목련나무 아래 머물렀다.

발라당과 그루밍이 끝나자

녀석은 천천히 목련나무 아래를 배회했다.

사뿐사뿐 목련이 져서 목련 융단이라 해도 좋을 나무 아래를

오래오래 돌아다녔다.

 

 

 

할머니에 따르면 이 녀석도 최근에 새끼를 낳았다고 한다.

그러나 어디에 새끼를 낳았는지,

정확히 언제 낳았는지는 잘 모른다고 했다.

워낙에 잘 돌아다니는 녀석이어서

할머니도 녀석에 대한 정보에는 조금 어두웠다.

 

 

 

그런데 집안의 고등어 수컷 세 마리를 다 쫓아내고

암컷 고등어 한 마리, 또 다른 고등어인 산둥이(순둥이)와 고래고양이를 다 쫓아낸

다롱이도 팬더에게만큼은 관대하다고 한다.

그나저나 새끼를 낳았다는 어미고양이가

새끼에게 갈 생각은 않고 저렇게 목련나무 아래서 빈둥거려도 괜찮은 걸까.

저 녀석의 여유와 낭만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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