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굽어 돌미역 따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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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 이 미역을 누가 딸끼고"



봄이 먼저 온다는 남해 바닷가
남해에서도 풍경 좋기로 소문난 가천 다랭이마을 바닷가에는
이맘때쯤 미역따기가 한창이다.

바위가 많은 마을 앞바다에는 자연산 돌미역이 널려 있는데,
썰물 때가 되면
집집마다 아낙네들이 낫으로 만든 장대를 들고
바닷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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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굽은 할머니가 장대낫을 들고 다랭이 마늘밭을 지나 바닷가로 내려가고 있다.

푸른 마늘잎이 넘실거리는 다랑논을 지나
일렬로 줄을 지어 바닷가로 내려가는 모습은
다랭이마을의 또 다른 진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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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굽은 할머니는 허리도 아프고 걸음도 느려서 맨 '꼬라비'로 일행을 뒤따라간다.

허리가 굽을대로 굽은 할머니 한 분도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장대낫을 들고 일행을 뒤따른다.
“젊은 사람이 읎다 아이오.
사람덜은 마카 도시로 가삐리고,
인자 이 미역을 누가 딸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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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다랭이마을 앞바다에 자연산 돌미역 따기가 한창이다.

바닷가에 도착한 사람들은 목 좋은 바위에 올라서서
장대낫을 물속에 집어넣고 돌미역을 건져올린다.
아직 바닷물이 찬데,
아예 물속으로 들어가 욕심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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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올라서서 장대낫을 물속에 집어넣고 휘저으면 자연산 돌미역이 한 움큼씩 올라온다.

미역을 따는 김에 토실토실 살이 오른 톳도 함께 건져올린다.
이렇게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자연산 돌미역은
빨랫줄에 잘 말렸다가 다랭이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팔고
시장에 내다팔기도 하고, 남는 것은 밥상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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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을 따러 온 김에 지천으로 널린 톳도 끊어간다.

이 자연산 돌미역으로 끓인 미역국은
청정 봄바다를 입안 가득 삼키는 기분이고,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어머니가 오랜 옛날 끓여주던
바로 그 추억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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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마을 바닷가에서 바라본 풍경.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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