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축제에 한우는 고작 3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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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축제에 한우는 겨우 3마리




지난 4월 3~5일 양평에서는 산수유축제와 개군 한우축제가 열렸다.
5일 오후 양평에서 개군 한우축제장으로 가는 길,
평소 10분 거리를 무려 1시간 걸려서 찾아갔다가 10분만에 발길을 돌렸다.
한우축제에 한우는 고작 3마리.
한 마리는 관광객 밭갈이 체험을 위해 쟁기질을 하고 있었고,
다른 2마리는 외양간에 무료하게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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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축제에 끌려나온 소 한 마리가 밭갈이를 하고 있다.

미역국에나 좀 넣자고 쇠고기를 사 갈까 했지만,
이 또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우 판매대는 단 두곳.
구경꾼과 고기를 끊어가려는 사람들이 몰려 근처도 가지 못했다.
스피커에선 계속해서 요란한 음악소리와 무대공연 소리가 흘러나와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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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축제에 고작 주인공인 한우는 3마리, 한우 판매대는 두 곳에 불과했다. 한우축제에 한우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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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축제에 정작 한우는 몇 마리 보이지 않고,
한우 판매대는 달랑 2곳에
한우 식당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한우의 숫자가 축제의 완성도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멀리서 발품 팔아 여기까지 온 사람들은 알고 싶다.
'개군 한우'가 과연 좋은 한우인지,
한우가 왜 미국산 쇠고기보다 맛있는지.
하지만 이것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난 10여 년 넘게 여행을 다니며 숱한 지역축제를 다녀봤지만,
이런 황당한 축제는 처음 봤다.
정작 주인공이 주인공 대접을 못받는 축제가 다 있다니!
한우는 한우축제에서조차 찬밥 대접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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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축제장에 설치한 어설픈 섶다리(위)와 주차시설이 비좁았던 한우축제 주차장(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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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에 목마른 사람들은 어렵게 축제장까지 찾았다가
한우 대신 무대공연에 곤충 관람에 농산물 판매대를 둘러보고
어설프게 설치해놓은 섶다리나 건너고
옛날 펌프 체험과 그네 체험이나 좀 하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오는데 1시간, 주차하는데 30분이나 걸려 축제장에 왔다가
나는 10분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런 황당한 축제를 누가 만들고 누가 예산을 편성했는지도 참 한심하다.
하긴 또 그것을 보려고 거기까지 갔던 내가 더 한심한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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