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룬포 소녀의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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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룬포 소녀의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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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사원의 쵸르텐 앞에서 오체투지를 하기 위해 합장하고 있다.


티베트 제2의 도시 시가체의 황금사원

타시룬포에서 내가 만난 가장 감동스러운 풍경은

대법당도, 코라도 아닌

오체투지하는 소녀였다.

티베트에 와서 숱하게 만난 게 오체투지였지만,

소녀의 오체투지는 너무나 경건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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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한낮이었고, 쨍쨍한 고원의 뙤약볕을 머리 위에 두고

소녀는 1시간이 넘도록 쵸르텐(불탑) 앞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30분 넘게 쪼그려 앉아 사진을 찍다가

내가 먼저 지쳤다.

그녀의 이마에는 어느 새 송글송글 땀이 맺혔고,

지친 나는 그늘에 들어가 쉬면서 소녀의 오체투지를

한참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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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바라보는 내가 목이 말라

나는 다시 사원 입구까지 내려가 얼음 생수를 사들고 올라왔다.

여전히 소녀는 오체투지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드디어 소녀가 오체투지를 끝내고 돌아설 때,

나는 조금 전에 사온 얼음 생수를 그녀에게 건네며

‘타시텔레’(안녕)하고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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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조심스럽게 얼음 생수를 건네받으며

‘셰셰’하고 인사를 받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나를 한족으로 생각했던 모양인지,

시선을 피해 곧바로 그늘로 들어가버렸다.

목이 말랐었는지 내가 건넨 생수를 단숨에

반병이나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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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릴없이 나는 사원 골목을 오래오래 떠돌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타시룬포를 빠져나왔다.

숙소로 가기 위해 사원 앞 재래시장을 걸어가는데,

한 소녀가 물동이를 등에 지고, 한 손에는 차주전자 같은 것을 들고

힘겹게 시장 골목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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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보았나 했더니,

타시룬포에서 오체투지를 하던 그 소녀였다.

소녀는 총총 전통구역 쪽으로 사라졌지만,

오래오래 내 눈에는 힘겨운 소녀의 뒷모습에 자꾸

경건한 오체투지가 오버랩되었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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