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불법포획, 이 정도일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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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불법 포획 이 정도일줄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네티즌 3명으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누군가 불법 고양이덫을 설치해 길고양이를 잡아간다는 것이었다.
각각 경기도 성남시,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 등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물론 이것이 TNR(중성화수술 후 제자리 방사) 사업의 일환으로 구청이나 시청에 등록한 중성화용역업체에서 설치한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제보의 내용만으로는 어쩐지 불법 고양이덫이라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
설령 등록된 중성화용역업체라 할지라도 환경부나 상급기관의 TNR 원칙을 위반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중성화수술 대신 안락사시키거나 제자리 방사 원칙을 지키지 않거나
심지어 건강원에 팔아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서는 덫이나 올무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동물을 포획하는 도구를 제작, 판매, 소지하거나 포획한 자, 독극물 사용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개인이 이런 불법 사례에 대해 일선 경찰서에 신고를 해도
그깟 고양이 잡아가는 것을 신고하느냐며 오히려 코웃음을 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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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모처에 개인이 불법으로 내놓은 고양이덫.

사례1(성남시): 키우던 집냥이가 집을 나가 찾으러 다니던 중 골목에서 먹이걸이식 통덫 2개를 발견했다. 통덫에 전화번호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시청에 등록된 용역업체가 놓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덫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다짜고짜 그 쪽에서 온갖 비속어로 협박을 하며 때리겠다고 겁을 주고, 어디 사냐고 추궁을 해왔다. 이후 무려 20여 통 이상 협박전화가 왔다. 단지 통덫에 걸린 냥이가 우리 냥이인지 확인 좀 하자고 한 것뿐인데. 혹시 몰라 아는 사람 한 분과 함께 통덫업자를 만났는데, 냥이를 확인하려고 하자 갑자기 업자가 아는 분의 손목을 비틀고 폭행까지 해서 경찰까지 출동했다. 성남시청 확인 결과 업자는 용역업체 등록자로 확인되었으나, 불법이 아니라면 왜 냥이 확인을 못하게 하는 것인지, 왜 폭행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어디서 포획했는지에 대한 서류조차 없었고, 제자리 방사도 지키지 않는다고 했다. 더욱이 업자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도 집 나오면 다 길고양이니까 포획해도 된다고 말했다. 참 암담하고 기가 막혔다. 주변에서 들은 얘기로는 가끔 업자 중에서 TNR 후 이득을 챙긴 뒤, 모란시장 건강원 등에 팔아넘기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나 누군가 시청직원의 얘기를 들어보니 성남시에서는 보통 한달에 300여 마리를 포획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성남시청 담당공무원과 정식으로 면담을 하였는데, 환경부 지침인 제자리방사 원칙은 절차상 어려움으로 인근 야산 방사를 하고 있다고 했으며, 환경부 지침인 발판식통덫 대신 먹이걸이식 통덫을 사용하는 것 또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더욱 어이없는 대답은 길고양이를 누가 포획해가건, 건강원에 팔아넘기건 불법이 아니라는 대답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집 근처(성남동)에도 길고양이를 포획해 건강원에 파는 사람이 5명이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모란시장의 건강원과 업자간 고양이 밀거래가 있다는 걸 공무원이 확인해준 것이다. 현재 성남시에서는 포획업자가 10마리든 20마리든 고양이를 포획해오면 중성화수술이 되어 있을지라도 포획해 온 숫자만큼 수당을 지급한다고 한다. 이 또한 업자들에게 포획을 부추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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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한 용역업체가 내놓은 먹이걸이식 고양이 통덫(위)과 트럭에 실린 다양한 고양이덫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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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2(고양시):
우리 동네에 한 아저씨가 고양이를 잡겠다며 덫을 놓았다. 늦은 오후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턱시도 고양이 한 마리가 덫에 걸려 있었다. 허가 받지 않은 개인이 덫을 놓아 고양이를 잡는 것은 불법으로 알고 있다. 그날 고양이를 풀어주기는 했으나, 덫을 치우면 아저씨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그냥 놔둔 상태다. 고양시에서는 시보호소에서 TNR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아는 어떤 분에 따르면 요즘 시보호소에서 설치한 덫이 아닌, PVC형태의 덫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주변에서 발이 잘린 고양이를 보았다는 사람도 있고, 꼬리가 잘린 냥이를 보았다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시보호소에 확인한 결과, 불법 덫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의 위치를 밝힐 수는 없고, 고양시 전체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고만 대답했다.

사례3(서울시): 앞집에서 고양이 덫을 놓았다. 가운데 먹이를 놓고 양쪽을 벌려 놓는 사냥용 덫이다. 만일 고양이가 밟을 경우 다리가 절단될 정도의 덫이다. 앞집에서는 쥐를 잡기 위해 놓았다고 하고, 또 집앞 마당에 놓은 것이어서 뭐라고 항의도 할 수가 없다. 통상적으로 쥐덫은 손바닥만한데, 이건 쥐덫의 두배쯤 돼 보이는 덫이다.

제보받은 3건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지금 길고양이 불법 포획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상당수의 지자체에서 길고양이 TNR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지자체가 TNR 수칙(지정된 덫을 사용해 안전하게 동물병원으로 옮긴 다음, 중성화수술 후 제자리에 방사)을 지키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더러 TNR 사업을 목적으로 길고양이를 잡아다 안락사시키는 지자체도 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시청이나 구청에서는 TNR 비용으로 동물병원에 수컷 5만원, 암컷 10만원 정도를 지급하는데, 일부 용역업체에서는 이를 악용, 수술비만 챙기고 안락사 시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지자체에서는 제자리 방사 원칙을 무시한 채 야산에 집단 방사하는 곳도 있다는데, 이는 매우 무책임한 처사이다. 민원인들은 통상적으로 자신이 사는 동네의 고양이를 다 잡아가면 더 이상 고양이가 없을 거라고 여겨 불임수술 뒤의 고양이 제자리 방사까지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진공효과로 인해 고양이가 사라진 영역에는 언제나 새로운 고양이가 유입되게 되어 있다. 고양이 박멸을 목적으로 한 장소에서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포획하는 것 또한 TNR 수칙에 어긋나는 것이며, 수유묘나 임신묘, 어린 고양이는 포획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만일 새끼를 배었거나 현재 새끼를 거느리고 있는 어미 고양이는 수유기가 끝나는 6주 이후에 포획을 해야 하지만, 과연 이것을 지키는 용역업체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TNR은 길고양이로 인한 인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인도적인 방법이지만, TNR을 이런 식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간다면 결국 ‘TNR 사업’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된다. 말하자면 TNR을 빙자해 고양이만 잡아가거나 안락사시키는 꼴이 되는 것이다.

* 만일 주변에서 불법 고양이 포획이나 불법 통덫 설치, 고양이 학대 등을 목격했다면 도움 안되는 경찰서가 아닌 한국동물보호협회(053-622-3588)나 한국고양이보호협회(http://cafe.daum.net/ttvarm), 동물사랑실천협회(02-313-8886)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http://gurum.tistory.com/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상세보기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펴냄
길고양이와 함께한 1년 반의 기록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2007년 12월 초 집 앞에서 만난 다섯 마리의 새끼 고양이와 어미 고양이와의 만남 이후 저자 이용한은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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