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에 셋방 사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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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집셋방 사는 고양이




우리동네 전원주택 고양이 몇 마리는
개집에 세 들어 산다.

월세인지 전세인지는 내 알 바 아니지만,
셋방을 내준 주인이 개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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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의 길고양이는
젖먹이 시절 집 주인인 ‘처녀개’의 젖을 먹고 자랐다.
당시 시집도 안간 처녀개는
제 자식도 아닌 갓난냥이들을 제 품에 거둬
젖을 먹이며 살뜰히 보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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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지금도 이 개가 다 큰 고양이들의 보호자 노릇을 하려고 한다.
개젖을 먹고 자란 고양이들 또한
기꺼이 개의 보살핌을 받는다.
가끔 대문 앞에 낯선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개 품에서 자란 고양이들은 가장 먼저 개집 속으로 피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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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인 개가 있으니
이만한 은신처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더러 뜨거운 여름 햇살을 피해
개집의 그늘을 찾아 낮잠을 청할 때도 있다.
고양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개는 제 둥지를 내주고 그 모습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수문장 노릇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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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개와 고양이가 어울려 사는 이곳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개와 고양이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개와 고양이가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
고양이가 개집에 세를 살든
개가 고양이에게 세를 주든 내 알 바 아니지만,
이 집에서는 개집에서 불쑥 고양이가 나온다고 해서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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