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풀 뜯어먹는 소리라굽쇼?
흔히 말도 안되는 황당한 얘기를 할 때 속칭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고 한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가끔
‘고양이 풀 뜯어먹는 소리’라고도 한다(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없음 말고).
어쨌든 지난 1년여간 길고양이를 관찰해 온 나는
길고양이가 풀 뜯어먹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하였다.
길고양이 얌이가 다리와 허리를 쭉 뻗어 섬유질이 풍부한 식물의 잎을 따먹고 있다.
고양이는 하루 일과중 온몸 구석구석을 혀로 핥는
그루밍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런 털고르기 행동은
단순한 청결유지를 넘어 긴장을 이완시키는 효과까지 있다.
풀잎을 따먹기 위해 목표물을 올려다보며 점프하려는 얌이의 모습.
문제는 이로 인해 고양이의 소화관 속에
‘헤어볼’이라고 하는 털뭉치가 쌓이고 뭉치게 된다.
고양이 혀의 가시같은 돌기는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신체구조상 털을 핥을 경우 삼킬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아예 풀줄기째 잡아당겨 풀잎을 입에 넣고 있다.
문제는 이 털뭉치가 자연스럽게 배설되는 경우도 있지만,
위장에 쌓이면서 소화관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자칫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집냥이는 헤어볼 사료나, 섬유질이 풍부한 ‘캣글라스’ 등을 먹어
헤어볼을 제거해주면 되지만,
길고양이는 이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얌이가 강아지풀을 맛있게 훑어먹고 있다. 강아지도 아니면서...
헤어볼을 제거하는 섬유질 식물을 섭취하는데,
침엽수 종류의 나뭇잎이나 허브 종류의 풀 등을 섭취하곤 한다.
길고양이 얌이와 멍이를 관찰해 본 결과
녀석들은 강아지풀을 즐겨 먹는다.
강아지풀인데, 왜 고양이가 좋아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길고양이가 풀을 뜯어먹는 것은 섬유질이 풍부한 식물을 소화함으로써 소화기관 속의 헤어볼(털뭉치)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또한 띠풀처럼 잎이 길쭉한 식물(이름을 알 수 없는)도 즐겨 먹는다.
아마도 녀석들은 본능적으로 혹은 임상적으로
이런 식물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내가 보는 앞에서도 녀석들은 풀잎을 맛있게 씹어먹고,
심지어 높은 곳의 풀잎을 따먹기 위해
무리한 점프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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