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티베트의 천연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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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 티베트의 천연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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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아래로 방금 잡은 돼지고기를 내걸고 있는 사람들.

티베트 고원의 산중마을에는 냉장고가 있을 리 없다.
그런데 이들 산중마을에도 돼지고기 등을 냉장 보관하는 이른바 ‘천연 냉장고’가 있다.
티베트 국경 인근의 작은 마을, 쩡궁마을에서 만난 이 기상천외한 천연 냉장고는
바로 란창강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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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아래 돼지고기를 내걸고 돌아오는 사람들(위). 출렁다리 옆에서 사람들이 돼지를 잡아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고 있다. 이것은 소금에 절인 뒤 '천연 냉장고'인 다리에 내걸어 보관하게 된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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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가 냉장고라고? 그렇다.
때마침 내가 쩡궁마을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것을 보았다.
약간은 위태로워보이는 출렁다리에 네댓 명의 사람들이
다릿목과 발판 아래로 무언가를 내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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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에 내걸린 돼지고기와 다리 밑을 흘러가는 란창강. 란창강은 설산에서 흘러내린 빙하수가 흘러가는 곳으로, 수온이 차고 계곡에는 늘 시원한 바람이 불어 이 출렁다리 아래쪽은 '천연 냉장고' 노릇을 한다.

자세히 보니 방금 잡은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여 내걸고 있는 것이었다.
냉장고가 없는 이들로서는 설산에서 흘러오는 빙하수의 차가운 온도와
늘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계곡의 환경을 천연 냉장고로 활용한 셈이다.
물론 이곳에 내걸린 돼지고기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소금에 절인 고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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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금에 절여 내건 돼지고기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수제 '햄'이 된다.
 
이들은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를 ‘옌러우’라고 하는데,
이렇게 강바람에 말렸다가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가져다 쓴다.
그러니까 다리에 내걸린 돼지고기는 수제 ‘햄’이 되는 셈이다.
얼마 전에 걸어놓아 색이 바래고 곰팡이가 핀 고기들도 여기저기 늘어져 있지만,
곰팡이만 도려내면 얼마든지 먹을 수가 있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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