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국어사전에 등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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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가 아니라 도둑고양이라고?

 

 

길고양이가 아니라 도둑고양이가 맞다고? 얼마 전 <주간한국>이란 잡지에 <공지영 소설 속 ‘길고양이’? 옥의 티네>란 기사가 실린 적 있다. 저자인 권오운 씨는 문학작품에 잘못 쓰고 있는 말들을 뽑아내 책을 한권 낸 모양인데, 그가 지적한 것들이 어이가 없다.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에 “쓰레기봉투를 찢어 먹이를 찾던 길고양이가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고 경계의 태세를 취했다”는 대목을 예시로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길고양이가 아니라 ‘도둑고양이’라고 해야 옳다는 것이다. ‘길고양이’는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설가 김인숙, 김서령, 백영옥, 신경숙, 은희경 등도 모두 ‘길고양이’로 잘못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설가들이 그 사실도 모르고 그렇게 썼을까. 국어사전에는 ‘길고양이’ 대신 ‘도둑고양이’라 등재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고양이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치고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거의 대부분의 작가들은 ‘도둑고양이’ 대신 ‘길고양이’로 쓰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도둑고양이’란 말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도둑고양이’란 말은 국어사전에 “주인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몰래 음식을 훔쳐 먹는 고양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길고양이는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고, 그저 사람들이 버린 음식 쓰레기를 뒤지거나 누군가 내놓은 사료를 먹고 살아갈 뿐이다. 더러 훔쳐 먹는 고양이가 있다 해도 그것은 생존의 본능이고, 인간의 부주의가 원인이다.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로 부르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에 대한 지독한 왜곡과 편견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작가들과 의식 있는 사람들은 ‘도둑고양이’란 말 대신 ‘길고양이’란 말을 쓰고 있다. 미국에서도 한때 길거리 고양이를 일러 뒷골목의 ‘깡패’를 연상시키는 ‘뒷골목 고양이’란 표현을 썼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잘못된 표현이라 지적했고, 지금은 이를 바로잡아 ‘방랑고양이’로 부르고 있다.

 

"정말 우리가 도둑고양이로 보이나요?"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는 게 옳다. 최근에 국립국어원에서 짜장면을 복수표준어로 인정하려는 움직임도 언중의 대부분이 그렇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나 외래어표기법은 해방전후나 군사독재시절에 정해졌던 규정들이 지금까지도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시대와 언중의 변화, 언중이 사용하는 언어가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규정은 한참이나 뒤쳐져 있다. 그 규정이 새로운 언어의 등재를 발목잡고 있다. 언어에 가장 민감한 작가들이나 고양이 애호가들이 한결같이 ‘도둑고양이’ 대신 ‘길고양이’를 쓰고 있는데도 여전히 국어사전은 ‘도둑고양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정식으로 국립국어원에 제안한다. 국어사전에서 ‘도둑고양이’란 말을 내리고 ‘길고양이’를 등재해야 한다고. 아울러 공지영을 비롯해 신경숙과 은희경 등 무수한 작가들이 ‘길고양이’라고 쓴 것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한 권오운 씨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사랑하는 200만 애묘인들에게 최소한 사죄의 마음을 전하길 바란다. 그리고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여러 애묘인들과 함께 ‘길고양이’가 정식으로 국어사전에 등재될 때까지 청원운동을 벌여나갈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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