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화분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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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화분 놀이터


“고양이는 아홉 개의 삶을 산다. 세 개의 삶은 놀이를 하며 지내고, 세 개의 삶은 방황하며 지내고, 나머지 세 개의 삶은 한 곳에 머물며 지낸다.” -미국과 영국의 격언



길고양이는 길 위의 모든 지형지물을 놀이도구로 삼는다.
특히 거리에 버려진 키 낮은 가구나 화분 등은
길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도구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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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의 은밀한 틈새에 숨어 바깥의 동정을 살피는 외출이네 턱시도와 삼색이(위). 외출이네 턱시도가 화분들 사이를 걸어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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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서 외출이네 삼색이와 턱시도는
동네 공터에 내놓은 화분에서 노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녀석들에게 이곳은 화분 놀이터나 다름없어서
녀석들은 하루 일과 중 몇 시간 정도는 꼭 이곳에 나와
숨바꼭질도 하고 싸움놀이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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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심어놓았던 마른 허브 냄새를 맡고 있는 삼색이(위). 화분 위에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턱시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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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약 1년 전 희봉이와 깜냥이, 모냥이가 즐겨 찾던 곳으로
이따금 화분전쟁을 벌이던 곳이기도 하다.
시간은 어느덧 그로부터 1년이 지나서
삼색이와 턱시도가 희봉이와 깜냥이를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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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이와 턱시도가 화분과 화분 사이를 건너다니며 놀고 있다. 이 녀석들에게는 이 단순한 '건너다님'이 재미있는지 한참을 저러고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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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아서는 별로 재미 없을 것같은 놀이도
길고양이는 너무나 재미있게 집중하곤 하는데,
이를테면 화분과 화분 사이로 몸을 숨기거나
화분에서 화분으로 건너뛰는 행동을 녀석들은 아주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반복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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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꽂힌 지지대 철사를 씹어보는 삼색이(위). 화분들 틈새로 고개를 내밀고 먹이를 먹고 있는 삼색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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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녀석들에게 화분 놀이터의 매력은
‘재미’에만 있는 것같지가 않다.
다시 말해 이곳은 사료를 내놓는 무료 급식소에서 가까운데다
언제나 해가 잘 들어 따뜻하고,
비상시에는 언제든 화분과 화분 사이로 숨을 수 있는 확실한 은폐물이 있다는 것.
이 모든 점이 녀석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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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이네 세 식구가 화분 놀이터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위). 먹이를 먹고 난 뒤 그루밍을 하다가 삼색이는 화분 틈으로 들어가려 하고, 턱시도는 해바라기를 마저 한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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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기 고양이인 삼색이와 턱시도 두 녀석에겐
이곳이 ‘비교적’ 안전한 급식소 노릇도 한다.
내가 화분 아래 먹이를 놓아주면 녀석들은
장난과 놀이를 중단하고 일단 배 채우기에 집중한다.
그러다 떠돌이 개나 사람이 근처에 나타나면 녀석들은
화분더미 속으로 재빨리 몸을 숨긴다.
가끔은 아예 화분들 틈으로 겨우 고개만 내밀고 먹이를 먹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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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놀이터 앞에 미용실 고양이 사랑이와 그냥이네 까만코가 나타나자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는 삼색이(위)와 재빨리 화분 틈새를 찾아 뛰어가는 턱시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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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미용실 고양이 사랑이도 이곳에 나와
외출이네 새끼들과 어울리고 싶어 주변을 기웃거린다.
하지만 외출이네 턱시도와 삼색이는 사랑이를 투명 고양이 보듯 하는 경향이 있다.
사랑이가 먼저 장난을 걸어도 두 녀석은 못본척 딴짓을 한다.
가끔 내가 외출이네 식구들에게 먹이 주는 모습을
그냥이네 가족이 지켜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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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이네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어 화분 위로 뛰어오른 미용실 고양이 사랑이(위). 뒤쪽에서 화분 놀이터를 바라보며 냥냥거리는 그냥이네 까만코(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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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녀석은 그냥이네 까만코다.
녀석은 “왜 거기 먼저 주느냐”면서 나한테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하고,
경계심과 질투가 섞인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어쩌면 그것이 화분 놀이터를 외출이네 두 녀석에게 빼앗긴 것이 아쉬워
저렇게 냥냥거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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