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버려진 아기고양이, 엄마가 셋이 된 사연

|

길에 버려진 아기고양이, 엄마가 셋이 사연

 

 

이틀 전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모처럼 날이 좋았던 그날

전원주택에 들렀다가 웬 낯선 아기고양이를 만났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아기고양이.

이 녀석 죽다 살아난 기적의 고양이랄까.

사연은 이렇다.

 

눈도 못뜬 이 아기고양이는 길에 버려져 울고 있는 것을 할머니가 구조해 온 녀석이다. 금순이와 호순이가 서로 키우겠다고 나섰다.

 

하루 전 아침이었다.

집에서 40~50미터 정도 떨어진 길 아랫집 할머니가 이른 아침부터 다급하게 전원주택 할머니를 찾았다.

할머니가 무슨 일인가 하고 밖으로 나가보니,

길에서 웬 새끼고양이가 울고 있다며 할머니를 찾더라는 것이다.

길 아랫집 할머니를 따라 내려가보니

길 한가운데 눈도 뜨지 못한 아기고양이 한 마리가 사력을 다해 냐앙냐앙 울고 있었다고 한다.

녀석이 언제부터 울고 있었는지, 어미가 누군지는 모른다.

다만 털이 빗물에 젖어 있는 것을 보면 지난 밤이나 새벽부터 녀석은 이곳에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어미고양이가 새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다가 떨어뜨렸는지도.

다행히 큰길이었는데도 밤새 차가 다니지 않아서

녀석은 운 좋게 할머니 손에 구조되었다.

고 쥐방울만한 녀석을 손바닥으로 움켜쥐고 전원주택으로 올라와 테라스 박스에 넣어주자

여기저기서 고양이들이 몰려들어 구경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금순이와 호순이(소냥시대 고등어)가 서로 새끼를 핥아주며 엄마 노릇을 하더라는 것이다.

 

금순이가 아기고양이를 자기 박스로 물고 들어가는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는 처녀개 반야.

 

금순이는 지난 봄 사산을 한 적이 있어서 이 유기된 아기고양이가 그저 애틋했을 것이다.

호순이 또한 다섯 마리 새끼를 낳아 그동안 집 뒤편의 수풀 속에서 키우다 두 마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바람에 마음이 허전했을 것이다.

호순이와 금순이는 서로 번갈아 새끼를 품에 안고 젖을 먹였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또 한 마리 어미를 자처하고 나선 녀석이 있으니,

처녀개 반야다.

반야는 눈도 못뜬 아기고양이를 내려놓자 끙끙거리며 자신이 젖을 먹이겠다고 했던 모양이다.

호순이와 금순이가 젖을 먹이는 동안에도

반야는 수시로 박스를 들여다보며 호시탐탐 새끼를 데려갈 궁리를 하더란다.

그렇잖아도 전원주택에는 아기고양이가 열 마리에 이를 정도로

‘아깽이 대란’이지만 할머니도, 이 집의 고양이들도

버려진 이 불쌍한 생명만큼은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길에 버려져 밤새 울던 눈도 못뜬 아기고양이.

결국 지금은 이 녀석의 어미가 셋이 되었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 트위터:: @dal_lee

명랑하라 고양이
 
* 아래 뷰추천을 누르면 길고양이 후원이 됩니다. 이 블로그의 모든 수익금은 길고양이 후원에 사용됩니다.

Trackback 0 And Comment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