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평원이 보여준 황홀한 일출과 일몰
많은 여행자들은 해가 뜨고 지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에 열광하곤 한다.
일출과 일몰은 자연이 연출하는 가장 황홀하고 극적인 순간이며,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세상이 물드는 순간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일출과 일몰 명소가 있고,
연말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열광하기도 한다.
10년 넘게 여행자로 떠돌면서
나도 숱하게 일출과 일몰을 구경해왔다.
고비 여행에서 만난 가장 황홀했던 지평선 일출 풍경. 해가 뜨기 직전의 오묘한 하늘 빛깔.
누군가는 내게 묻곤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출 일몰 명소가 어딥니까, 라고.
그럴 때마다 나는 준비된 대답처럼 짤막하게
몽골 대초원이요, 하고 말하곤 했다.
그렇다. 몽골 대초원에서 보았던 지평선 일출은 감탄을 넘어 감동 그 자체였다.
지평선 끝에서 이제 막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갑자기 달라진 하늘. 황홀한 풍경.
고비 여행 마지막 날이었다.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고 게르를 나와 초원으로 나서는데,
동쪽의 지평선 끝으로 펼쳐진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나는 급한 볼일도 잊은 채 게르로 뛰어들어가
서둘러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지평선에서 떠오른 아침 해는 하늘을 물들이고, 초원 또한 황금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오렌지빛이던 하늘은 점차 붉은색으로 덮이더니 보라색에 가까운 빛깔로 물들고 있었다.
초원에서 난 불이 하늘에 번진 듯, 동쪽의 하늘은 한참이나 불타올랐다.
‘불 타는 하늘’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풍경.
그리고 곧 나는 내 눈을 의심할만큼 감탄스러운 풍경을 보고야 말았다.
지평선 일출을 보러 나온 여행자들과 영화 세트장처럼 변한 초원의 게르 캠프.
지평선을 온통 황금색으로 바꾸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너른 평원에 외롭게 서 있던 게르 캠프도 멋진 영화 속의 세트장처럼 느껴졌다.
사실상 여기서 그 때의 상황을 표현하기란 불가능하다.
표현이 불가능한 풍경 속으로 해가 뜨면서
초원의 하늘은 본래의 하늘빛깔로 조금씩 바뀌어갔다.
지평선 일출이 거의 끝나갈 무렵의 게르 캠프.
일찍이 이렇게 뜨거운 경험이 있었던가.
일찍이 이렇게 원초적인 경험이 있었던가.
나는 말문이 막혀 한참을 초원에 서 있었다.
나중에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도 잊은 채 그렇게 오래오래.
고비 사막이 펼쳐진 홍고린엘스에서 만난 일몰 풍경. 하늘이 온통 오렌지빛으로 물들었다.
잊을 수 없는 일몰의 풍경도
나는 고비에서 만났다.
사막의 사구가 물결무늬로 펼쳐진 홍고린엘스에 도착했을 때,
때마침 황홀한 석양이 사막을 건너 지평선으로 지고 있었다.
일몰 속의 '고비의 낙타떼'.
저녁의 사막은 석양을 받아 온통 황금빛으로 빛났다.
저녁의 하늘은 석양을 품고 온통 오렌지빛으로 빛났다.
게르촌 주변에서 낙타 무리는 우주에 무슨 신호라도 보내는 듯 길고 긴 울음을 울었고,
나는 해 지는 사막의 풍경을 또박또박 가슴에 적어넣었다.
초원의 일몰 속을 걸어가는 여행자의 실루엣.
사막의 일몰과 지평선의 일출.
단지 나는 초원에 서 있었을 뿐이고,
내 앞에서 자연은 감동스러운 풍경들을 하나씩 파노라마처럼 보여주었다.
그것은 거의 우주적인 드라마에 가까웠다.
아직도 나는 기억한다.
그날의 감동을.
* 맛있는 알타이의 푸른바람::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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