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6월 30일 밤부터 시청앞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어제로 4일째 단식기도를 하고 있다. 사제단은 물과 소금밖에는 먹을 수 없는 고통의 날들을 보내면서도 현재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모두가 촛불을 들고 찾아오는 시민들의 응원 때문이다.
구호와 문구로 요약한 종로구 구민들의 요구사항들.
어제는 단식중인 김인국 신부가 갑자기 파안대소(그러나 그건 분명 서글픈 웃음이었다)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유는, 누군가 건네준 유인물 때문이었다. 효자동과 삼청동을 비롯한 청와대 인근 종로구 구민들이 제작한 유인물이었다. 앞면에는 호소문이 인쇄돼 있고, 뒷면에는 구민들의 의견과 구호가 들어 있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단식기도를 하고 있는 서울광장의 임시 천막.
가령 이런 내용들이다. “우리 집을 개방하라” “재난지역 선포하라” “새우싸움에 고래등 막혔다” “국민을 위한 경찰이냐 대통령을 위한 경찰이냐” “국회의원들은 효자동으로 이사와라” “여보 청와대 옆에서 못살겠어” "우리 동네가 북한이냐 주민등록증 보여줘야 통과하게" "효자 사직동 주민과 상인 뿔났다" "세금은 무슨 세금이냐 한푼도 못낸다" "시위 시작도 안했는데 왜 막냐" "대통령만 보호하지 말고 지역주민도 보호하라" "왜? 우리 동네에서만 하냐? 넓고 좋은곳 많다" "아빠 이사가자"
한 개신교 신자가 사제단에게 보낸 엽서.
여기에는 촛불집회를 찬성하는 의견도, 반대하는 의견도 골고루 들어가 있었다. 특히 "아빠 이사가자" 같은 단순한 내용과 “재난지역 선포하라”같은 패러독스한 문구는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