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금살금 소곤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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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소곤소곤



고양이를 오래 관찰하다 보면
녀석들이 꼭 사람처럼 행동하거나 사람처럼 표정을 짓는 것을 보게 된다.
녀석들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보는 사람으로서는 참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다 알다시피 고양이는 습관의 동물이다.
자고 먹고 그루밍하고 자고 먹고 그루밍하고...
녀석들이 다니는 길이나 행동 또한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이를테면 과거 집앞을 찾아오던 희봉이는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문밖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나를 불러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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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ㅋㅋㅋㅋ..." 외출이네 턱시도 녀석이 먹이를 먹고 있는 어미에게 장난을 치기 위해 살금살금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종종 습관을 깨는 파격을 보여주곤 한다.
사실 고양이는 일정한 패턴을 습관화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그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새로운 행동에 나서곤 한다.
이를테면 그루밍을 할 때조차 매번 창조적인 자세로 어제의 패턴을 벗어나버린다.
가끔은 사람처럼 살금살금 두발로 걷거나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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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아무한테 말하지 마! 나 쫌 전에 고양이캔 먹었다!" 멍이가 얌이의 귀에 대고 무언가 귓속말을 하고 있다. 귀를 뒤로 젖히고 유심히 듣고 있는 얌이.

심지어 녀석들은 길거리에서 소곤소곤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한다.
녀석들의 이런 다소 파격적인 행동이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고양이의 본능인지
어쩌다 튀어나온 돌출행동인지는 알 수가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다만 나는 녀석들의 일상에서 좀더 이런 파격과 돌출행동이
자주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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