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간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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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숲




세상에 고양이숲이라는 게 있다면
여기가 바로 고양이숲이다.

고양이들은 사람들 눈을 피해
도로의 차를 피해 이 숲으로 들어왔다.
그러니까 여기가 고양이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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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고양이털처럼 부드러운 구름...낙엽 냄새 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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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숲에서 고양이들은 낙엽 방석을 깔고 앉아 그루밍을 하고
더러 낙엽 이불을 덮고 잔다.
동고비며 오목눈이가 숲을 찾아오면
녀석들은 잠에서 깨어 캬르르 캬르르 채터링을 하며
‘그림의 떡’보듯 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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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에 부딪치고 눈동자에 부서지는 햇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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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고양이보다는 숲고양이가 낫다고
녀석들은 역전을 벗어나 툭하면 이 숲에서 한낮을 난다.
여름에는 이곳이 나뭇잎에 가려 캄캄했지만,
나뭇잎이 다 떨어진 지금은 햇살이 가지 사이로 잘게 부서져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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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사람들이 모르는 고양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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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양이는 날이 추워져 해가 잘 드는 양지를 골라 해바라기를 한다.
어떤 고양이는 숲 이쪽에서 저쪽까지 우다다를 한다.
이 숲에서는 고양이가 아무리 날뛰어도 괜찮다.
이 숲에서는 고양이가 뭔 짓을 해도 다 괜찮다.
이 숲은 이제 고양이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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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주인인 고양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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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다 쉬고 자고 우다다가 끝나면 사색을 즐겨도 좋다.
사람들은 이곳에 고양이숲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고양이들은 그것이 마음에 든다.
사람이 없는 숲.
나뭇가지로 사이로 드러난 푸른 하늘과
이따금 뭉게구름이 쉬었다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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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놀고 편하게 쉬고 가끔 사색하는 고양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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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고양이 밀도가 높은 곳.
고양이의 꿈이 이루어지는 곳.
여기 고양이숲이 있다.
어디에 있는지 당신은 모르는 게 좋다.
그래야 앞으로도 계속 고양이숲은 고양이숲으로 남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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