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개구리 전용풀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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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개구리 전용풀장이 있다



얼마 전 이른 아침 마당에 나가보니
바깥 수돗가 플라스틱 대야에 참개구리 한 마리가 들어와
헤엄을 치고 있었다.
수돗가에 놓아둔 플라스틱 대야는 졸지에 개구리 풀장이 되었다.

녀석은 나에게 개구리 헤엄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듯
멋지고 때로 우아한 모습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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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개구리 헤엄이 방정맞다고 했던가.
일찍이 나는 이렇게 멋진 수영선수를 본 적이 없다.
이건 수영계의 지존 박태환 선수도 울고 갈 실력이 아닌가.
한 닷새 전에도 녀석은 이곳의 풀장을 다녀가더니
이틀 전에도 녀석은 또 여기서 한참이나 수영을 즐기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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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아침, 또다시 녀석이 나타났다.
이 녀석이 그때 그 녀석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크기가 비슷한 것으로 보아 한 녀석이 계속해서
수돗가의 풀장을 찾는 것으로 여겨진다.
거의 녀석은 이곳을 전용 풀장으로 여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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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물 위에 나뭇잎처럼 떠서 구름처럼 물 위를 유영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서자 한동안 녀석은 맹렬하게
대야 구석구석을 이동하며 헤엄을 치더니
곧 내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
그리고는 너무나 유유자적하게 물 위를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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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풀장 속에는 마당의 단풍나무 한 그루가 그대로 담겨 있고,
옆 산의 숲 그림자와 하늘의 구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주변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긴 풀장에서
녀석은 마치 풍경 속을 새처럼 날아가는 듯 보였고,
이따금 물고기처럼 잠수해 풍경 속을 헤엄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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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원으로 이사를 온뒤, 이사를 잘 왔다고 처음으로 느낀 건
집앞의 무논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 때문이었다.
이건 거의 소음 수준에 가까웠지만,
아내도 나도 그 소리에 길들여져 요즘에는 그것이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때때로 맹꽁이 소리도 무논에서 들려온다.
어렸을 때 듣고는 단 한번도 들은 적 없는 맹꽁이 소리를 나는 이사 와서 다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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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많다 보니, 개구리를 노리는 해오라기나 백로가 수시로 날아들고
집 앞에는 툭하면 뱀이 나타나기도 한다.
누군가는 뱀이 나오는 곳에서 어떻게 사냐고도 말하지만,
개구리와 뱀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증거일테니
도리어 나는 좋다.
수많은 날벌레와 개구리와 뱀과 새와 지천으로 흐드러진 꽃들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 Slow Life::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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