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쑤시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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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쑤신다는 사실




고양이도 사람처럼 이를 쑤실까?
믿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가 정답이다.


혹시 이것이 이가 근지러워 나뭇가지를 씹는 것을 오해한 건 아닐까?
종종 길고양이를 관찰하다 보면 나뭇가지나 등걸을 씹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이가 나고 자랄 무렵
주로 아기 고양이들이 이가 근지러워 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성묘가 된 뒤에도 나무 등걸을 씹거나 나무에 이를 가는 행동을 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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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고기를 먹었더니, 이빨 사이에 뭐가 잔뜩 끼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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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2년여 정도 길고양이를 살펴본 바로
사람처럼 이를 쑤시는 행동은 나도 본 적이 없다.
얼마 전까지는 분명 그랬다.
그런데 엊그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 동네 완소 꽃미냥 달타냥이 참깨밭에서
깨를 베고 난 날카로운 깨 그루터기에 이를 쑤시고 있는 게 아닌가.
이가 가려워 그것을 씹고 있는 게 아니라
분명히 그것을 이쑤시개 삼아 이를 쑤시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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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시원하다...역시 이쑤시개는 참깨 그루터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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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왼쪽 어금니에 무슨 이물질이라도 끼었는지
한참이나 그곳을 쑤시더니
곧이어 오른쪽 어금니를 쑤시기 시작했다.
단지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상당히 심각할 정도로 정성스럽게 말이다.
물론 그것을 지켜보는 나로서는 그 표정이 우스워 한참이나 키득거렸다.
사람들이 믿지 못할 것같아 증거사진도 여러 컷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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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른쪽 어금니...아으...시원타! 진작에 좀 쑤실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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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며칠 전에도 달타냥이 회관 앞에 뭉텅이채 잘라낸 수국 그루터기에
이를 쑤시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그때는 그냥 장난이려니 했다.
그런데 이번에 똑같이 녀석이 깨 그루터기에 이를 쑤시는 행동을 보고는
믿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고양이도 사람처럼 이를 쑤신다는 사실.
나무나 식물의 그루터기로 이쑤시개를 삼는다는 사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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