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구멍속의 더 작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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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구멍속의 더 작은 고양이

 

 

산둥이네 아기고양이들은 우사 앞 배수구의 작은 구멍이 은신처다.

내가 처음 녀석들을 만났을 때에도

녀석들은 우사 앞 아래쪽 배수구에 세 마리, 위쪽 배수구에 두 마리가 숨어서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이쪽을 살폈다.

작은 구멍 속의 더 작은 고양이들.

 

#1. “엄마는 언제 오는 거얌?”

 

전원주택의 행복한 추억을 간직한 산둥이가 먹이동냥을 하느라

매일같이 옛집 주위를 배회하는 것도 모른 채

산둥이네 아기고양이들은 그저 살아 있는 그 자체로 행복하고, 명랑해 보인다.

이제는 슬슬 먹이원정을 다녀야 할 시기가 되었음에도

먹이원정 간 어미를 기다리며 장난으로 무료함을 달래는 녀석들!

 

#2. “아 심심해~!”

 

저 순진무구 천진난만한 다섯 마리의 꼬물이들.

아직은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힘겨운 곳인지도 모르는 어린 생명들.

아가들아 세상에는 너희들만 보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사람들이 있고,

너희들만 보면 쥐약을 놓고야 마는 사람들이 있고,

나 또한 그런 인간들이 속한 같은 종(種)이라는 게 그저 미안하구나!

 

#3. “어, 어디선가 엄마 냄새가 나는데....!”

 

오늘은 내가 사료 한 봉지와 미안함 한 움큼을 여기 두고 간다만,

이것만은 약속하마!

너희들의 아름답고 갸륵한 이야기를 오래오래 꾹꾹 눌러 담고 책을 엮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겠다고.

고양이를 모르던 내가 고양이를 알게 된 것처럼 언젠가는 그들도 고개를 끄덕이겠지.

그 때까지 나는 더 가난하게 고양이를 받아 적어야할 테지만...

 

#4. “엄마다! 근데 엄마 옆에 있는 되게 큰고양이는 뭐냥?”

 

#5. “엄마가 왔다구리?”

 

#6. “아 좀 비켜봐!”

 

#7. “엥? 엄마가 이상한 고양이를 데리고 왔네.”

 

#8. “마중을 나가야 하나?”

 

#9. “엄마! 저 큰고양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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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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