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에서 풀려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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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자유

 

지난 주 <철창에 갇힌 고양이>를 올린 적이 있다.
며칠째 철창에 갇혀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는 봉달이와 덩달이의 이야기였다.

철창에 갇힌 지 열흘이 넘어
드디어 두 녀석이 풀려났다.
이거 두부라도 한 모 사다가 먹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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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에서 풀려나 오랜만에 맡보는 야생의 공기, 평화로운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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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이다.
구속 억압 감금 통제는 고양이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고 상처였을 것이다.
두 마당고양이를 키워온 집사 또한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마당의 화단과 텃밭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내서
고양이가 그것을 파헤칠까봐 염려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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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뜨기밭 애기똥풀꽃이 핀 수풀 사이를 거니는 봉달이(위)와 덩달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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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내 모습을 발견하자
봉달이와 덩달이는 예전처럼 앙냥냥거리며 잰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지치고 의기소침해 있어서인지
아직은 예전처럼 활달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시 찾은 자유가 좋긴 좋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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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으로 올라가는 덩달이(위). 바위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보는 덩달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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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내가 있든 없든 상관 없이
애기똥풀이 피어 있는 쇠뜨기밭 수풀을 헤치며 평화롭게 돌아다녔다.
오래 전 기차가 다니던 폐철길까지 올라가
발라당을 하고 우다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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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철길에서 우다다를 하다 말고 발라당을 선보이는 봉달이(위). 멀리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나에게 걸어오는 봉달이와 덩달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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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데도 한낮에는 여름 날씨와 다름없어서
녀석들은 잠깐 놀고 돌아다니다
소나무 그늘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루밍을 하며 쉬었다.
바람에 실려오는 라일락과 꽃사과 향기를 맡고
비 그친 뒤의 맑게 개인 하늘과
하늘에 뜬 구름 몇 점도 질리도록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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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 심기 위해 물을 댄 무논을 따라 논두렁을 걷고 있는 봉달이.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꽃그늘 아래서 오랜만에 느긋한 식사도 즐겼다.
봉달이는 너무 오래 갇혀 있어 몸이 근질근질하다며
모를 심기 위해 물을 댄 무논을 따라 논두렁을 한바퀴 돌았고,
금낭화 매발톱 꽃창포가 한창인 이웃집 화단을 찬찬히 구경하였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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