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속에서 젖먹이는 어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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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속에서 젖먹이는 어미고양이

 

어미고양이 까뮈가 갑자기 추워진 겨울의 칼바람 속에서
아기고양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찬바람을 등으로 막고, 볕바른 곳은 새끼들에게 내어주고
오로지 모성의 힘으로 모진 추위를 견디며
그렇게 어미는 ‘나는 괜찮다’ ‘나는 정말 괜찮다’고
새끼들을 하나씩 품에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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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추워요. 이럴 땐 엄마 품이 최고예요."

날이 너무 추워서 아기고양이들은 자꾸만 어미 품을 파고든다.
녀석들에게 어미 품은 세상 그 무엇보다 따뜻한 난로이고
세상 그 무엇보다 포근한 둥지이다.
4마리의 아기고양이는 순번도 없이 막무가내 젖을 빤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서.
뱃속이 든든해야 덜 춥다는 것을 녀석들도 안다는 듯.
오늘따라 녀석들은 당최 어미 품을 떠날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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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마리 아기고양이의 어미 까뮈가 턱시도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위). 잠시 그루밍을 하려고 뒷발을 들어올리자 새끼들은 또다시 어미 품을 파고든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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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따뜻한 곳에서 젖을 먹이면 좋으련만,
새끼들을 낳은 기와지붕 추녀 밑은 볕이 들지 않아 춥고,
은신처인 폐냉장고 밑은 한기가 올라와 더 춥다.
그나마 벌판이긴 해도 볕이 드는 이 공터만한 곳이 없다.
새끼들을 잠시 뿌리치고 그루밍이라도 할라치면
녀석들은 또 그 새를 못참고 득달같이 달려든다.
하는수없이 어미는 뒷발을 들어올린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그루밍 자세 그대로
새끼들에게 젖을 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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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는 어미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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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자식이 아니라 ‘웬수’가 따로 없지만,
모성은 그 모든 것을 견디게 해준다.
철없는 자식의 응석과 느닷없는 장난과 갑자기 젖을 물어뜯는 고통에도
어미는 어미이기 때문에 견딘다.
칼바람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게 젖몸살이지만,
세상의 모든 어미가 그러하듯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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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새끼들은 장난을 치고, 응석을 부리고, 수시로 냥냥거리지만, 어미는 어미라서 투정을 부릴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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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욱 한겨울 칼바람 속에서의 육아는 전쟁이지만,
그 또한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저 견딜 수밖에.
아랑곳없이 새끼들은 배가 부를 때까지 젖을 빨고
잠시 바람이 잦아들어서야 어미 품을 벗어나 주변을 기웃거린다.
그제서야 기운이 빠진 어미는 철푸덕 바닥에 엎드려 토막잠을 잔다.
언제 다시 새끼들이 파고들지 모르니
잘 수 있을 때 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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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들 그루밍에, 젖몸살에 어미고양이의 하루하루는 고달프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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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는 어미라서 투정을 부릴 수도 없다.
어미는 어미라서 탓할 수도 없다.
어미는 어미라서 내 새끼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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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들이 어미 품을 벗어나서야 어미는 잠시 토막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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