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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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m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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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다이빙을 하고 올라온 아이들이 30m 높이의 다리 난간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30m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는 아이들이 있다.
고작해야 그들의 나이는 9~14세 정도,
그러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생에 불과한 아이들이다.
물론 그들에겐 이 위험한 게임이 일상적인 놀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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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 아이들의 집단 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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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30m 다리 난간에 선 아이들에게로 다가가 궁금한 듯 쳐다보자
한 아이는 몸짓을 섞어 내게 말했다.
“다이빙, 슈욱, 풍덩~!”
녀석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새의 형상을 표현하며 휘파람까지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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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지나가던 비슷한 또래의 승려들도 아이들의 다이빙하는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러고는 까마득한 호수의 수면을 향해 뛰어내렸다.
그냥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는 높이였다.
이렇게 높은 다리 위에서의 다이빙은 그야말로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스포츠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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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리는 꽁지머리까지 손질하며 여유있게 다이빙하는 소녀. 이 소녀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우두머리처럼 내내 아이들의 다이빙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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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리 난간에 선 그 누구도 그 위험을 두려워하는 아이는 없었다.
더러 다리 위에서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곤 했다.
어쩌면 이곳에서는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통과의례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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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다이빙을 끝내면 곧바로 다리 위로 올라와 숨을 고르고, 또다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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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험한 게임에는 여자 아이도 3명이나 끼어 있었다.
그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소녀는
거의 ‘뛰어내리는 아이들’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고 있었다.
소녀는 내가 보는 앞에서 갖가지 포즈로 여유있게 뛰어내리곤 했다.
심지어 소녀는 뛰어내리면서 바람에 날리는 꽁지머리를 손으로 잡는 여유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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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물을 덜 튀게 하려는 저 안정된 자세! 거의 다이빙 선수에 가깝다.

거의 매일같이 다이빙하는 아이들에게 점령당한 이 다리는
루앙프라방 시내에서 메콩강을 따라 외곽으로 빠지는
남서쪽 도로 7~8km쯤에 위치해 있다.
루앙프라방에서 자전거를 빌려 나는 이곳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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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새처럼 날아올랐고, 물고기처럼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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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가에 봉지콜라를 파는 가판대가 있길래
거기서 봉지콜라를 한봉지 사서 마시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다리 난간에 올라선 10여 명의 아이들이 갑자기
다리 아래로 뛰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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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내리기 직전 자세를 잡는 아이들.

과거에 자신이 승려였다는 한 남자는 서툰 영어로 다리를 가리키며
‘다이빙 브릿지’라고 했다.
물론 진짜 다리 이름은 따로 있었지만,
여기서는 다들 이 다리를 ‘뛰어내리는 다리’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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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이빙 선수나 다름없었다.

처음 10여 명이던 다리 위의 아이들은
잠시 후 네댓 명의 아이들이 합류하면서 열댓 명으로 늘어났다.
아마도 나중에 온 네댓 명의 아이들은
먼저 온 아이들과 다른 마을에 사는 아이들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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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저마다 독특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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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아이들은 무슨무슨 이야기를 건네더니
차례차례 순서를 지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마을 대항으로 다이빙 시합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마치 녀석들은 올림픽에 참가한 다이빙 선수라도 되는 양 다양한 포즈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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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에 물살을 튀기며 입수하는 모습.

입수시에 물이 적게 튀어야 한다는 원칙도 알고 있었다.
한 아이가 뛰어내릴 때마다 다리 위의 아이들은 점수를 매겼다.
북경 올림픽이 한창인 이때 아이들끼리의, 아이들만의 작은 올림픽인 셈이었다.
무려 이 다이빙 게임은 30여 분 넘게 진행되었고,
먼저 왔던 마을의 아이들이 괴성과 환호성을 지르는 것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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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을 끝내고 호수에서 올라오는 아이들.

루앙프라방과 인근의 라오스를 여행하면서
나는 숱하게 다이빙하는 아이들을 만났다.
어떤 아이들은 메콩강변의 거대한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새처럼 뛰어내렸고,
어떤 아이들은 밧줄처럼 늘어진 나무줄기를 타잔처럼 그네타다 계곡으로 뛰어내렸다.
내 눈에는 라오스의 아이들이 모두 다이빙 선수처럼 보였다.
그러나 위험하기 짝이 없는…….

* Jump in Laos::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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