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에서 발라당, 눈고양이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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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에서 발라당, 눈고양이가 되었네

 

 

눈이 좋아 눈밭에서 뒹굽니다.

오랜만에 눈밭에서 뒹구니

옛날에 함께 눈밭 달리기를 하던 봉달이가 생각난다며

덩달이는 한참 생각에 잠기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나도 고양이와 함께

눈밭으로 나섭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덩달이는 예전만큼 흥이 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이만큼 가다가는 발라당을 합니다.

발라당을 하면서 눈을 온몸에 묻힙니다.

 

 

눈밭에서 발라당도 했으니, 그만 가고 밥이나 내놓으라는 심산입니다.

나는 모른체하고 눈밭을 더 걷습니다.

덩달이는 내 앞에서 한번 더 발라당을 합니다.

녀석의 온몸에 눈이 엉겨붙었습니다.

성긴 털마다 엉기는 눈.

마치 눈싸움을 한바탕 벌인 고양이 같습니다.

 

 

 

나는 눈밭 한구석에 눈을 치우고

사료를 한가득 부어놓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타박타박 눈밭을 내려옵니다.

그런데 밥을 달라고 그렇게 떼를 쓰고 발라당을 하던

덩달이가 눈밭을 따라오며 배웅을 합니다.

기어이 녀석은 큰길까지 나를 배웅하고서야

뒤돌아 눈밭의 사료를 향해 걸어갑니다.

 

 

덩달이 이 녀석

지난 초겨울까지만 해도 철장에 갇혀 있어야만 했습니다.

철장에서 풀려난 뒤로 나는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 번 정도 녀석을 만나 짧은 시간이나마 놀아주곤 했습니다.

 

 

철장에서 풀려난 뒤 몇 번은

내 근처를 빙빙 돌며 가까이 오는 것도 꺼리더니

이제는 다시 내 앞에서 발라당을 하고

쓰다듬어 달라고 눕기도 합니다.

 

 

“너와 벌써 세 번째 겨울을 맞는구나!

너만은 오래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나는 주절주절 혼잣말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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