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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6 개고생이란 이런 것 (48)

개고생이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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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생이란 이런

 


 

그야말로 요즘 덩달이가 개고생한다.
두 마리 강아지의 등쌀에 마당을 빠져나오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강아지는 좋다고 들붙는 거지만,
당하는 덩달이의 입장에서는 마냥 좋을 리만은 없다.
말 그대로 개 때문에 고생하는 덩달이.
개고생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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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몰래 또 어디를 가시려고...가서 못가게 잡아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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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개짜증 이럴 때 쓰는 말>을 통해 덩달이의 개짜증에 대해 소개한 바가 있다.
이번에는 개고생이다.
오늘도 덩달이는 마당 앞을 지나는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
들마루 그늘에서의 낮잠도 마다하고
마당을 빠져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새 화단에서 놀던 두 마리의 강아지가
덩달이의 출타를 눈치채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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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씨...또냐... 그래 맘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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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녀석은 부리나케 마당을 가로질러 마당을 빠져나오려는 덩달이에게 매달렸다.
덩달이가 혼자 나가는 꼴을 못보겠다는 듯
두 녀석은 필사적으로 덩달이를 붙잡았다.
한 녀석은 등에 올라타고
또 한 녀석은 얼굴을 부비며 덩달이의 앞길을 막았다.
덩달이는 이번에야말로 몰래 빠져나온다는 것을
딱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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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증말...둘이 함께 올라타진 말라구...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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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강아지는 훨씬 더 커서
두 녀석의 무게에 덩달이는 허리가 휘청거릴 정도를 넘어
아예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덩달이가 주저앉자 두 녀석은 더욱 신이 나서
덩달이를 핥아대고 박치기를 하고 심지어 헤드락을 걸었다.
그야말로 덩달이가 개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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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뭥미? 아예 내 발을 밟는구나. 그 혀도 얼굴에서 치우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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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빠져나올 때마다 덩달이는 이렇게 신고식을 치른다.
점잖은 고양이 체면에 촐랑거리며 도망치듯 냅다 내달려 마당을 빠져나올 수도 없고,
우아하게 빠져나온다는 것이 번번이 이렇게
강아지에게 들켜서 봉변을 당하는 것이다.
이건 숫제 개짜증을 넘어 개고생인 것이다.
강아지들은 좀처럼 덩달이를 풀어줄 생각이 없다.
아예 앞길을 막아선 채 할 필요 없다는 그루밍을 과도하게 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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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겠다...자는 척 해야지..눈 꼭 감고...튈 준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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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없이 붙잡혀 개고생하는 덩달이.
적당히 눈치를 보며 빠져나갈 궁리를 하지만,
아예 두 녀석은 덩달이가 일어서는 것조차 방해하고 나선다.
한참을 그렇게 강아지에게 붙잡혀 개수난을 당하던 덩달이는
한가지 묘안을 생각해냈다.
엎드려 자는 척 하는 것이다.
덩달이가 잠시 엎드려 자는 체하자
두 녀석은 방심하고 살짝 거리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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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유, 간신히 빠져나왔네...헉헉! 꼬맹이들 안따라오죠?"

때는 이 때다 싶어 덩달이는 고양이의 체면도 던져버리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강아지에게 붙잡힌 지 20여 분만에 덩달이가 탈출에 성공했다.
마당을 벗어나 강아지가 뒤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덩달이는 속력을 줄여 다시 점잖은 고양이 모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20여 분이나 괴롭힘을 당하고
빠져나오느라고 꼬랑지가 빠져라 내달린 까닭에
덩달이는 거의 탈진 일보직전이었다.
연신 덩달이는 개처럼 혀를 쭉 내밀고 헉헉거렸다.
하긴 이런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한참이나 목마 노릇을 하다가
전력질주로 뛰쳐나왔으니
숨이 찰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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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헉헉... 아고 숨차라. 이게 뭔 개고생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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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이는 한동안 그늘에 앉아 숨을 골랐다.
그러는 동안에도 덩달이의 고개는 자꾸만 마당 쪽으로 향했다.
혹시나 강아지가 따라오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다행히 강아지는 다시 화단으로 되돌아갔다.
개고생 끝에 찾아온 혼자만의 시간.
덩달이는 느긋하게 혼자만의 휴식을 즐겼다.
여전히 혀를 내밀고 헉헉거리면서...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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