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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8 지금이 절정, 최고 단풍명소 3곳 (9)

지금이 절정, 최고 단풍명소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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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절정, 최고 단풍명소 3곳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의 물결은 이제 조금씩 남하해
어느덧 덕유산, 내장산, 주왕산을 물들이고 있다.
그동안 내가 만난 최고의 단풍명소 3곳을 뽑아보았다.
단풍철이 가기 전에 한번쯤 가볼만한 곳들이다.





1. 백양사 쌍계루 연못에 비친 기막힌 풍경

백암산 기슭에 자리한 백양사는 특히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절로 통한다. 흔히 봄 백양사, 가을 내장사라고 하여 단풍은 내장사를 으뜸으로 쳤지만, 실제로 푸른 비자나무숲과 그 주변으로 울긋불긋 들어선 애기단풍나무숲이 어우러진 모습은 내장사의 그것보다 더한 감흥을 안겨 준다. 그래서 아는 사람은 내장산 단풍의 장쾌함보다 색이 곱고 아기자기한 백암산 단풍을 더 쳐 준다. 물론 이 백암산 줄기는 내장산 줄기와 잇닿아 있어 백암산과 내장산을 합치면 이 나라 으뜸의 단풍 절경을 이루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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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풍 절경 속에 폭 잠긴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진 오래된 가람으로, 그 옛날 스님이 설법을 하매 하늘에서 흰 양이 내려와 설법을 들었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본래는 백암산에 있다고 해서 백암사였다고 하는데, 가람 뒤편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학바위가 우뚝 솟아 있고, 가람의 양쪽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합쳐지는 지점에는 쌍계루가 들어서 있어 두 냇물이 합쳐 연못을 이루는 풍경을 굽어보고 있다. 고려 말기 목은 이색은 이 쌍계루의 풍경을 “누각의 그림자와 물빛이 서로 비치어 참으로 좋은 경치”라고 말하며 감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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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쌍계루 앞의 연못에 비친 누각과 단풍에 물든 학바위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자칫 내가 지금 학바위에 올라 있는지, 연못 아래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지게 된다. 최근에는 이곳의 쌍계루 연못에 비친 반영을 찍기 위해 단풍철이면 수많은 사진가들이 찾아오곤 한다. 연못에 비친 누각과 단풍 든 학바위가 그려내는 반영에 반한 사람들은 굳이 백암산에도 오르지 않고, 인근의 내장산에도 가지 않고 오롯이 이곳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

2. 삼척 대이리 덕항산 ‘작은 계림’의 단풍

삼척 대이리는 덕항산의 깎아지른 듯한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그림같은 너와집 마을이다. <정감록>(鄭鑑錄)에는 이 곳을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로, 삼재(전란, 흉년, 전염병)가 없는 이상향으로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병자호란 때 난리를 피해 이 곳에 들어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대이리에는 당시에 터를 박은 경주 이씨네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다. 30년 전만 해도 이 마을에는 스무 채의 집이 넘었으며, 모두 굴피집이거나 너와집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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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얼마 전부터 석회동굴인 환선굴을 비롯해 크고 작은 여러 동굴이 있어 동굴마을로도 불리고 있다. 대이리 환선굴은 오랜 개발 끝에 최근에야 일반에 공개되었고, 굴 안에 폭 50미터, 높이 30~40미터에 이르는 넓은 공간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웅장하다. 총연장은 6.2킬로미터. 마을 사람들은 대이동굴 근처에 솟아 있는 촛대봉을 남근으로, 커다란 환선굴 입구를 여근으로 여겨 왔다. 다산과 풍요를 빌어온 그들의 관념이 자연을 성과 연관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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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대이동굴을 품에 안은 산이 덕항산이다. 덕항산은 가까이에서 보면 중국 ‘계림’의 풍경을 닮아 있어 ‘작은 계림’이라고도 불린다. 그 작은 계림에 단풍이라도 들면 바위 봉우리와 단풍이 어울려 그야말로 절경을 이룬다. 이곳의 단풍은 대체로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되어야 절정을 이룬다. 마을에는 굴피집과 너와집을 비롯해 굴피 덧집을 한 물통방아까지 만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여행지라 할 수 있다.

3. 그저 감탄, 울릉도 성인봉 원시림 단풍

울릉도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로 이어진 길은 숲을 음미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길이다. 숲에서는 내내 나무를 두드리는 울도큰오색딱따구리 소리가 난다. 알봉분지에 이르면 말로만 듣던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10월 말이면 절정에 다다른 희고 뽀얀 울릉국화가 아찔한 향기를 풍긴다. 알봉분지에서 성인봉으로 오르는 길은 신령수 지점까지 완만한 고갯길이지만, 신령수를 지나면서부터는 가파른 경사가 6~7부 능선까지 계속된다. 가파른 경사가 한풀 꺾이는 지점부터는 이제 정상부까지 성인봉 원시림지대(천연기념물 제189호)가 내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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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나무에서 아무렇게나 뻗어올라간 가지와 그 가지를 휘감고 이 나무 저 나무로 치렁치렁 뻗어나간 넝쿨이 얽히고 설킨 천연한 원시의 숲!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컴컴한 활엽수 그늘에는 비밀의 화원처럼 이끼의 숲과 고사리숲, 털머위밭이 펼쳐져 있다. 때마침 단풍은 절정에 이르러 원시림이 만들어내는 갖가지 빛깔의 잎들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그동안 숱한 단풍을 보아 왔지만, 이토록 아찔한 단풍은 처음이다. 장쾌한 단풍 능선. 단풍능선 아래로 보이는 알봉분지와 나리분지 풍경과 그 너머로 펼쳐진 북면 해안의 절경이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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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인봉에 오르는 길은 알봉분지에서 오르는 것보다는 도동에서 오르는 길이 훨씬 순하다. 그러나 그리로 오르다보면 알봉분지 쪽으로 펼쳐진 원시림 단풍의 기막힌 스펙트럼과 해안절경을 놓치게 된다. 이왕 성인봉에 오를 거라면 알봉분지 쪽에서 오르는 것이 성인봉 단풍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아니면 도동에서 올라와 알봉분지 쪽으로 하산하거나. 13년 동안 여행가로 살면서 내가 만난 최고의 단풍 여행지를 꼽으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성인봉 원시림 단풍이라고 말하고 싶다.

*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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