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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1 빛이 그린 그림 찍기 (3)

빛이 그린 그림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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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린 그림 찍기

 

애당초 사진이란 것이 빛(Photo)과 그림(Graph)의 합작이고,

모든 사진이 빛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사진의 의미가 아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빛(햇빛, 조명, 불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이거나

빛으로 인해 2차 생성된 어떤 그림,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빛이 그린 그림’이다.


이 보석의 빛방울은 마치 꿈 속에서 방울방울 피어오르는 것처럼 몽환적이다. 


빛이 그리는 그림은 다채롭고 풍부하며, 때로 몽환적이다.

그것은 어떤 추상화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기하학적인 무늬를 연출하기도 하며, 실물을 복사해내기도 한다.

빛의 미시적인 세계는 그 자체로

이미 사람의 손이 구현할 수 없는 미학에 가 있다.

빛의 카오스적인 발산은 그 자체로

우리의 상상력과 무의식을 닮아 있다.



사물과 조명과 풍경이 혼돈스럽게 버무려진 창문의 그림은 빛이 있었기에 이런 추상화가 가능했다. 


모든 물체는 빛을 받음으로써 그 실체를 드러낸다.

그러나 나의 초점은 그것의 실체도 물성도 아닌

빛의 자질과 변형에 가 있다.

빛은 색을 만들어내고, 그림을 생산하며, 움직이고 폭발한다.

그것이 어떤 조력에 의해 생겨난 것일지라도

‘빛’이 있는 한, 빛의 표현력의 장애는 없어 보인다.


마치 불꽃이나 불티처럼 보이는 이것은 호박류 보석이 조명을 받아 발산하는 결정체의 그림이다. 


어떤 보석은 조명이라는 빛을 받아

세상에 없는 빛방울을 만들어내고, 격렬한 빛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빛이 비치는 어떤 창문은 사물과 조명과 풍경과 어둠이

혼돈스럽게 버무려져 도무지 흉내낼 수 없는 추상화를 그려낸다.

어떤 빛은 창문에 그려진 그림을

원본과 또다른 방식으로 복사해낸다.

빛은 사물과 부딪히고 튕겨져나옴으로써 또다른 그림이 된다.



창문에 그려진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을 받음으로써 또다른 복사본을 바닥에 그려내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불빛조차 셔터 속도만 잘 이용하면

생각지 못한 멋진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가령 셔터 속도를 늦춰 빛의 궤적을 얻어내거나

불빛으로 쓴 글씨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이건 때때로 의도된 촬영을 필요로 한다.

빛이 스스로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

카메라가 움직임으로써 그림을 그려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카메라는 고정돼 있어야 한다는 것도 고정된 생각이다.



네 명이 플래시 불빛으로 쓴 'LOVE'. 느린 셔터 속도를 필요로 한다. 


어차피 세상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자연의 빛이 있고,

인공의 불빛도 파다하다.

그 모든 빛들은 모두가 붓이고 물감이며, 그림의 재료이다.

그것을 어떻게 그려내느냐의 문제는

멍청한 카메라가 아니라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눈과 셔터를 누르는 손에게 달려 있다.

나는 지금 그런 세상의 그림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있다.


빛의 파도.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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