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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2 궁금냥이 (31)

궁금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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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궁금길고양이




고양이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동물이다.

우리집을 찾는 길고양이 바람이는 오늘도
테라스 아래 머물다
집안이 궁금해서 못참겠다는 듯
까치발을 선채 고개를 쭉 빼고
집안의 동정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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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참지 못해 테라스 아래서 까치발로 테라스에 발을 올리고 집안을 구경하는 길고양이, 바람이.

그러나 녀석의 행동은 매우 조심스러워서
한꺼번에 고개를 쭉 빼밀고 집안을 살피는 게 아니다.
먼저 녀석은 두 귀를 쫑긋
더듬이처럼 세우고 집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감지한다.
“저 못마땅한 냥냥소리는 뭐냥?”
테라스 위로 두 귀가 쑤욱, 하고 올라오자
창밖을 감시하던 랭보가 갑자기 경계경보를 발령하며 냥냥거린다.
그러자 아무 생각 없이 놀던 랭이마저 덩달아 캬르르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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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아래서 집안의 동정을 살피고 소리를 들어보려고 까치발을 선 채 더듬이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바람이와 그런 바람이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 집안냥 랭보.

이 상태로 잠시 대기,
하던 바람이는 집안 냥이들의 행동이 궁금하다는 듯
눈만 빼꼼 내밀고 집안을 살핀다.
“너도 내가 부럽냐. 부러우면 지는 거다.”
밖에 사는 냥이는 집안이 궁금하고
집안에 사는 냥이는 바깥이 궁금해서
양쪽의 고양이는 서로가 궁금한 쪽을 바라본다.
눈만 내밀어서는 궁금증을 다 해결할 수 없는 것일까.
바람이는 이제 과감하게 다리를 한쪽 테라스에 올려놓은 채
방안을 들여다본다.
“근데 사료는 언제 주는겨?”
곧이어 또 한발을 테라스에 올려놓고
방안의 냥이들과 눈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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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듬더듬. "어디서 못마땅한 냥냥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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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쏘옥! "랭보 너였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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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른발 척. "너네 집 TV 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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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두발 다 척. "저기 사료도 많이 사다 놨냥?"

에라, 모르겠다.
까치발로 테라스 아래서 방안을 구경하기에는 감질난다는 듯
바람이는 결국 슬쩍 테라스 위로 뛰어올라
유리창 바로 앞까지 바싹 다가선다.
그러자 집안에 있던 랭보와 랭이는 놀라서 혼비백산하고 만다.
바람이 녀석은 놀래키려고 한 짓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랭보와 랭이는 화들짝 놀라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안절부절하며 나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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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시끄럽지 않으려면 언능 사료를 내오시등가...뭐."

하는 수없이 나는 문을 열고 바람이를 테라스 아래로 내려보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바람이는 고개를 빼꼼 내밀고 이쪽을 바라본다.
한번 더 두 발을 올리고 자세히 방안을 살핀다.
하루에도 서너 차례 우리집에선 이런 해프닝이 벌어지곤 한다.
바람이 녀석 단지 궁금냥이일 뿐일까.
녀석의 꿍꿍이속은 따로 있는 것일까.

* 희봉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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