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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1 이 아름다운 짐대와 벅수 (4)

이 아름다운 짐대와 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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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짐대와 벅수-화순 가수리에서


전남 화순군 동복면 가수리는 내가 만난 짐대(솟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짐대를 볼 수 있는 ‘짐대마을’이다.  가수리는 검은 냇물이 흐른다는 뜻의 가무래라고 불리는데, 상가마을은 윗가무래, 하가마을은 아랫가무래라고 한다. 큰길에서 들어가자면 아랫가무래의 동구에서 먼저 나무로 만든 벅수 두 기를 만나게 된다. 벅수는 장승의 또다른 이름으로 법수라고도 한다.


가수리 가는 길목의 눈 덮인 서낭숲.

 

나무로 만든 벅수는 세월이 흐르면 썩게 마련이므로 옛날에는 몇 년마다 새 벅수를 깎아세우고, 그 때마다 벅수제(장승제, 정월 대보름 날에도 이 곳에서 당산제를 지냈다)를 지냈다. 아랫가무래의 벅수는 각각 동방대장군, 서방대장군으로 불리는데, 동쪽이 할아버지, 서쪽이 할머니라고 한다. 지금의 벅수는 1995년, 나무 중에 가장 오래 간다는 밤나무를 깎아 만든 것이다. 다른 곳과 달리 이 곳의 벅수는 마치 서로 마주보며 인사하듯 허리를 비스듬히 굽힌 모양이다. 이 곳과 비슷한 모양의 나무 벅수가 과거에는 개천사 어귀에도 서 있었으나, 지금은 그곳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삭아버린 벅수 한 기만 겨우 남아 있을 뿐이다.

 


하가수리(아랫가무래) 동구 길가 양쪽에 세워져 있는 벅수(장승).

 

아랫가무래를 지나 윗가무래 동구에 이르면 길 양쪽에 모두 5기의 짐대(솟대)를 만나게 된다. 이 짐대의 역사는 약 200여 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옛날부터 마을의 지형이 화기를 피할 수 없는 모양이고, 실제로도 화재가 자주 발생해 짐대를 깎아 세웠더니 더 이상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유래가 어찌 되었든, 이 곳의 짐대는 내가 보아온 짐대 중에서는 으뜸이라 할만하다.

 


상가수리(윗가무래) 동구에서 볼 수 있는 200년 내력의 멋진 짐대(솟대). 짐대 위로 대보름을 며칠 앞둔 낮달이 떠 있다.

 

소나무 장대에 올려놓은 오리와 대나무를 쪼개 늘어뜨린 오리 날개 모두 솜씨와 멋이 느껴진다. 마을에서는 해마다 2월 초하루에 짐대제를 지내는데, 이 때 썩어서 쓰러진 짐대나 오래된 짐대를 버리고 새로 짐대를 깎아 세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또는 붉게 물든 황혼을 배경으로 장대에 올라앉은 오리의 실루엣을 보고 있으면, 자꾸만 마음에선 푸드덕거리며 날개 터는 소리가 들려온다. 귓가에 잔잔하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오리 울음소리도 나긋하게 들려온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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