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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0 배웅하는 고양이 (45)

배웅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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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하는 고양이





지난 여름 마실 가는 고양이로 화제가 된 바 있는
파란대문집 달타냥이 이번에는 배웅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양이가 배웅을 한다고?
다들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인 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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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댁네 바둑이는 잘 지내죠? 한번 놀러가야 하는데...요즘 통 바빠서...”


달타냥 녀석, 마을회관에서 나오는 한 아주머니가 집 앞을 지나자
냐앙~ 하고 인사를 건넨다.
그냥 아는체를 하는 게 아니라,
그건 거의 ‘여긴 어쩐 일이세요?’ 하는 인사에 가까웠다.
아주머니도 아이고 고 녀석, 하고 눈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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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무리 마실이지만, 털신이라도 신고 오시지. 발 안시려워요?”


“이야 너 저번에 할머니하구 마실 가는 거 인터넷에 떴더라, 출세했네!”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듯
녀석은 내 앞에서 발라당을 하다 말고 아주머니를 따라나선다.
지금껏 숱하게 달타냥을 관찰해 왔지만,
녀석이 할머니 외에 다른 사람을 따라나서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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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래도 날씨가 많이 풀렸죠? 내일은 비가 온다 그러던데....”


녀석은 아주머니 옆에 바짝 붙어서서
무슨 얘기라도 나누는지, 냥냥냥 뽈뽈뽈 한참이나 따라가는 거였다.
가는 동안 왼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갔다 방향까지 바꿔가면서
녀석은 줄레줄레 뒤따랐다.
가만 보니 이 녀석 아주머니를 배웅하는 거였다.
아주머니가 그만 따라오라고, 이제 집에 들어가라고
손짓을 해도 녀석은 계속해서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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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무튼 조심해서 들어가시고...어르신께도 안부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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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래 너도 그만 들어가라...” “네 그럼 멀리 안나갑니다요... 다음에 또 오세요, 꾸벅!”


그러더니 집에서 약 100여 미터 남짓 거리쯤 되는 모퉁이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었다.
아주머니는 또 한번 들어가라는 손짓을 하고,
녀석은 여기까지만 배웅하겠노라고 발걸음을 멈추고는 잠시
모퉁이를 돌아가는 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아주머니가 아주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녀석은
걸음을 돌려 집으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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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접대냥으로 산다는 게 참 어렵죠잉?”


정말 신통방통한 일이다.
마당 고양이가 아는 사람을 한참이나 따라나서 배웅하고
되돌아오는 풍경이라니!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였다.
녀석은 내 앞에 이르자 시치미 뚝 떼고,
‘배웅하고 왔으니 다시 놀아볼까’ 그런다.
그러더니 손님 때문에 한동안 중단되었던 발라당을 다시 시작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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