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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청소는 언제 다 하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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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청소는 언제 다 하시려고



루앙프라방 싹카린 거리에 위치한 왓농 사원은
라오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원이다.
아침 공양이 끝나고 나면
사원에서는 하루 일과처럼 청소를 하는데,
왓농 사원 법당에서 나는 어린 스님들의 청소하는 모습을
한참 재미있게 구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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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청소놀이중? 어린 스님은 한참이나 바닥에 누워 먼지털이개 장난을 치신다.

8명의 어린 승려들이 법당 청소를 하는 중이었다.
그 중 가장 나이가 어려보이는 스님 한 분은 법당 바깥의 입구와 계단을
열심히 혼자서 빗자루질하고 있었고,
나머지 7명은 법당 안에 제멋대로 눕거나 앉아서
청소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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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앞의 계단 청소. 혼자서만 열심히 청소하는 스님.

아예 한 스님은 천장까지 닿는 먼지털이개를 들고 누워서 장난을 치고 계셨다.
이 순간만큼은 승려가 아니라
그저 놀고 싶은, 나이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염불 대신 농담을 하고
불공 대신 장난을 치는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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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농 사원에 너무 자주 갔더니, 어린 승려 중 한 분은 내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나에게는 염불하는 승려보다 이렇게 노는 소년이 훨씬 보기에 좋았다.
내가 한참 넋놓고 구경하는 동안
먼지털이개 승려와 나는 정확히 눈이 마주쳤다.
내가 살짝 웃음을 짓자 어린 승려 또한 특유의 ‘라오스의 미소’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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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왓농 사원 대법당 전경.

그러고는 여전히 먼지털이개 장난을 하신다.
청소가 아니라 청소놀이를 하고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부처님도 그저 흐뭇해서 미소가 번지실 거다.
그나저나 저렇게 놀기만 하면 이 넓은 법당 청소는 언제 다 하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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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농 사원 대법당 추녀에 걸린 하트 풍경.

무심하게 법당 추녀에 걸린 하트 풍경만 댕그렁, 댕댕
불경 외는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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