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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3 고양이의 '짚단행동' 29

고양이의 '짚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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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짚단행동'

 

내가 지금부터 말하려는 것은 고양이의 ‘짚단행동’이다.
‘집단행동’이 아니라 짚단행동이라는 것을 유념하자.

연일 칼바람과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축사에 사는 축사냥이들은
부쩍 짚단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녀석들에게 짚단은 포근한 이불이고, 편안한 침대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이곳은 개가 넘볼 수 없는 안전한 휴게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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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축사냥이들은 짚단 위에 저마다 한자리씩 차지하고 앉아서
저마다 같은 행동을 한다.
졸거나 자거나 그루밍을 하거나.
이 녀석들 내가 밥보따리를 안고 축사에 나타나면
짚단 위에서 일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밥 보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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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녀석들은 중국집에서 자장면이라도 배달했다는 듯
내가 오면 ‘왜 이렇게 늦은 거야. 거기 내려놓고 가!’ 그런다.
졸지에 나는 사료 배달부가 된 기분이다.
사실 축사냥이들을 만난 지도 어언 2개월이 되어가지만,
두어 녀석을 제외한 다른 녀석들은 여전히 나를 경계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당연히 내가 가까이 오는 것도 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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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녀석들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나면 언제나 나는 멀찍이 비켜나
녀석들이 맘 놓고 식사할 수 있도록 한다.
식사가 끝나면 녀석들은 볕 바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그루밍을 하거나
잠시 쉬었다가 다시금 하나 둘 짚단 위로 이동한다.
거기가 무슨 구들방 아랫목이라도 된다는 듯,
짚단 위로 올라선 뒤에야 녀석들은 안정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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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의 생애 첫 겨울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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