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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서 맛본 야크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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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서 맛본 야크 고기


티베트 전통식당의 야크 스테이크. 좀 질기고 거친 쇠고기 맛이다.

티베트인들에게 야크는 가축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선 야크는 밭갈이를 하거나 수레를 끌고 짐을 나르는 일에 동원된다. 그리고 티베트인들은 야크 고기를 구워먹고, 말려먹고, 끓여서 스프처럼 먹기도 한다. 또 야크 우유를 마시고, 이 우유로 버터를 만들며, 버터는 다시 티베트에서 즐겨 마시는 수유차의 재료가 된다. 야크 버터는 사원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는데, 사원에서 불을 밝힐 때 야크 버터를 녹여 기름처럼 쓴다.


야크 스프. 누린내가 심하고 느끼해 두번 다시 먹기가 곤란한 음식이었다.

야크의 가죽으로는 옷과 이불과 유목민의 텐트를 만든다. 뿔은 대문의 장신구가 되기도 하고, 사원의 마니단(경전을 새겨넣은 마니석을 쌓아올린 제단)을 장식하는 성스러운 제물이 되거나 그 두개골에 ‘옴마니밧메훔’을 적어 마니석을 대신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야크의 똥은 잘 말려 놓았다가 불쏘시개로 사용하는데, 이것을 티베트에서는 ‘쭤’라고 부른다.


남쵸호수에서 먹었던 야크 뚝바(국수). 상당히 맛있었다.

쭤는 그냥 야크 똥만 말린 것이 아니라 칭커짚을 똥에 섞어 마치 흙반죽을 만들 듯 둥그렇게 만든 덩어리를 가리킨다. 야크가 많은 동네에서는 어디를 가나 집담이나 옥상에 쭤를 붙여 말리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티베트에서는 이렇게 쓰임 많은 야크를 그냥 ‘야’라고 부르며, 우리가 소를 '생구'로 여기는 것처럼 가장 친근한 가축으로 여긴다.


티베트 전통식당의 메뉴판.

라싸의 티베트 전통식당에서 나는 이 야크 고기를 맛볼 기회가 있었다. 하루는 야크 스테이크를 먹어봤고, 또 하루는 야크 스프를 먹어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야크 스테이크는 누린내가 나지 않아 쇠고기 스테이크처럼 먹을 만했고, 야크 스프는 누린내가 심해 두 번 다시 먹기가 곤란한 음식이었다.


티베트에서 맛본 양고기 만두. 먹을만하다.

사실 야생의 야크나 가축으로 키우는 야크를 먹을 때 곧바로 잡아서 먹으면 누린내가 나서 외지인이 먹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 해서 외국인이 자주 오는 티베트의 야크식당에서는 풀을 뜯던 야크를 며칠 묶어두고 사료와 물을 충분히 먹인다고 한다. 그럼 야크 특유의 누린내가 어느 정도 가신다는 것이다.


라싸 바코르 시장골목의 뚝바집 메뉴판. 만두도 판다.

스테이크로 나온 야크는 약간 질긴 쇠고기와 맛이 흡사하다고 보면 맞다. 그리고 오래 씹으면 야생의 풀냄새같은 특유의 맛이 느껴진다. 솔직히 말해 우리의 한우보다 훨씬 맛이 없다. 야크 스프는 두 번 다시 안먹겠다고 다짐했지만, 간체에서 한번 더 맛본 적이 있다. 역시 누린내와 느끼함 때문에 절반도 먹지 못하고 숟가락을 놓고 말았다.


남쵸의 유목민이 키우는 야크떼.

반면 야크 고기로 국물을 내고 고명을 얹은 야크 뚝바는 꽤 맛있었다. 남쵸호수에서 나는 야크 뚝바를 맛보았는데... 꽤 양이 많은 한 그릇을 다 비우고도 더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티베트에서는 종종 야크 고기로 소를 넣은 만두도 있지만, 대부분의 만두에 들어가는 고기는 양고기다. 양고기가 들어간 만두도 꽤 먹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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