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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유래한 라오스 신닷 까오리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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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식 한국요리, 신닷 까오리를 아십니까?


라오스를 여행한 한국의 여행자들에게
라오스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면,
절반 이상은 ‘신닷 까오리’라고 대답한다.
신닷 까오리?

‘신닷’은 야채와 고기가 어울린 요리를 뜻하며
‘까오리’는 ‘코리아’에서 파생한 말로 ‘한국’을 가리킨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라오스의 한국식 샤브샤브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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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에서 유래한 라오스의 신닷 까오리. 한국의 삼겹살 요리와 라오스식 샤브샤브 요리가 절묘하게 어울린 요리라고나 할까.

이것을 두고 라오스식 한국음식이라고도 하고,
한국식 라오음식이라고도 하는데,
뭐 아무러면 어떤가.
신닷 까오리는 분명 한국의 음식에서 유래한
라오스 현지 음식이라는 점만은 명확하다.
신닷 까오리는 우리나라의 불고기판처럼 생긴 불판을 가운데 놓고
가운데 볼록한 곳에는 돼지고기(동남아에서는 돼지고기가 쇠고기보다 맛있다)나 쇠고기를 올려 구워먹고
테두리의 오목한 부분에는 육수를 끓여 갖가지 야채를 샤브샤브처럼 익혀먹는다.
더러 쇠고기나 돼지고기 대신 새우를 구워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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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닷 까오리에 들어가는 재료들. 돼지고기(또는 쇠고기나 새우)와 각종 야채와 두부, 계란 등.

신닷 까오리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10여 년전 우리나라의 한 건설사가 팍세(Pakse) 지역에 댐을 건설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이 만들어 먹는 불고기를 보고
현지의 노동자들이 따라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의 ‘신닷 까오리’가 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베트남 전쟁 때,
전쟁에 참전한 라오스의 한 병사가 한국의 군인들이 불고기를 해먹는 것을 보고
배워와 라오스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는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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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와 야채를 찍어먹는 소스(아래)와 소스에 첨가하는 고추와 마늘. 소스가 우리의 양념장처럼 매콤하고 걸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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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행자들은 첫 번째 설을 거의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현지 사람들이 10여 년 이전에 이미 이런 음식이 라오스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두 번째 설이 맞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신닷 까오리는 한국식 삼겹살과 라오스식 샤브샤브가 만나
환상의 조화와 맛의 궁합을 이룬다.
내가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여행할 때
무려 나는 칸 강가의 신닷 까오리 식당을 세 번이나 찾았는데,
세 번 다 흡족해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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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에 들어가는 야채 중에는 동남아 특유의 향을 내는 '팍취'도 들어 있다. 팍취를 싫어하는 사람은 이것을 따로 건져내는 것이 좋다(위). 불판 위에서 돼지고기가 익기 시작하면 야채를 곁들여 소스에 찍어먹는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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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닷 까오리는 현지에서 30,000~40,000낍, 우리 돈으로 4~5천원 정도이다.
우리에겐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라오스 현지에서는 꽤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루앙프라방에서 신닷 까오리는 현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메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내가 찾았을 때도 칸 강가의 신닷 까오리 식당에 테이블 하나만 제외하고
나머지 전체가 라오스 현지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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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에서는 메뉴에 신닷 까오리를 대부분 'BBQ'로 적어놓았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야채 중에 동남아 특유의 역한 냄새가 나는 ‘팍취’가 들어 있으므로
팍취를 원하지 않을 경우 ‘노 팍취’를 외치거나
일일이 팍취를 골라내는 수밖에 없다.
혹시 라오스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한번 신닷 까오리를 맛보기 바란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루랑프라방에서는 메뉴판에 '신닷 까오리'보다는 그냥 'BBQ'라 적혀 있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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