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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30 궁극의 산책고양이 49

궁극의 산책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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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산책고양이




얼마 전 할머니 따라 마실 가는 고양이를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다.
수호천사냥처럼 곁에 붙어서
마실 가는 할머니의 길동무가 되어 주었던 고양이.

이 녀석, 파란대문집 달타냥이야말로 궁극의 산책고양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꾼다는 바로 그
궁극의 산책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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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가는 고양이'로 알려진 달타냥, 이번에는 녀석이 나의 가을 산책에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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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나는 이 녀석과 친해졌다.
해서 혹여라도 내가 파란대문집을 지나기라도 하면 녀석은 어떻게 알고
꼭 냥냥거리며 뛰쳐나온다.
어제는 이 녀석과 더 늦기 전에 가을 산책이라도 하고 싶어
파란대문집을 찾아갔더니
때마침 이 녀석 대문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갑자기 발라당, 반가운 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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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대문집 대문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달타냥(위). 나를 발견하고는 갑자기 발라당과 뒤집기를 하며 아는 체를 한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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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나 발라당과 뒤집기를 하더니
이 녀석 내 뒤를 줄레줄레 따라나선다.
집이 멀어질수록 내 옆에 바짝 붙어서서 부비부비까지 서슴지 않는다.
내가 가을걷이가 끝난 밭으로 걸어가면 녀석도 따라오고
길로 나서면 다시 나서고
결국 녀석을 데리고 나는 뒷동산에 오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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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가로질러 텃밭길도 지나(위, 아래) 줄레줄레 나를 따라나선 달타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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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운 밤껍질이 널린 밤나무 그늘을 지나
적당히 경사진 언덕의 고샅길.
녀석은 군소리 없이 내 뒤를 따라온다.
때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뒷동산 묏등까지 오를까 하다가 나와 처음 산책 나온 달타냥에게는 무리다 싶어서
그냥 언덕빼기 정도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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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끝난 참깨밭에 잠시 앉아 쉬다가(위) 밤껍질 널린 밤나무 그늘도 지나서(아래) 녀석은 기어이 뒷동산까지 잘도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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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는 어느 새 단풍이 들었고,
고샅길의 풀과 잔디도 누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억새를 흔드는 가을바람.
파란 하늘의 고양이 구름.
그곳은 내가 가끔 산책하는 코스이기도 한데,
달타냥 녀석 기특하게 내 옆에 착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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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뒷동산 언덕빼기 고샅길에 오른 달타냥. 잠시 다리쉼을 하다가(위) 왜 빨리 오지 않느냐고 나를 재촉하기도 하면서(아래) 녀석은 슬슬 나를 앞서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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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저녁 무렵이어서
서쪽 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이때쯤 만난 기막힌 풍경 하나.
내 옆을 거닐던 달타냥이 걸음을 재촉해 나가더니
발길을 멈추고 한참이나 석양이 비치는 마을과 논자락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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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서산으로 지는 석양과 석양에 물들어가는 논자락과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달타냥. 녀석은 한참이나 저 자세로 저렇게 하염없이 고요하게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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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고 녀석 참...!
낭만 고양이가 따로 없네 그려.
잘 하면 시라도 한편 읊조릴 태세다.
나 또한 녀석의 뒤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달타냥의 뒷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마지막은 이렇게 써야겠다.
'오늘은 고양이와 가만히 거닐어 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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