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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07 신해욱 <오래된 구도>
오래된 구도
신해욱
나의 등은 언제나 축축하다.
건조한 바람은 먼 곳으로부터
그대와 나의
사이로만 분다.
내게는 어깨가 없고
배후는 언제나 환하지만
아무도 내 뒤쪽에는
와본 적이 없다.
뒤를 보면 뒤는
다시 뒤로 가며 약간 물러나고
이 익숙한 자세는
그대나 나의
것이기도 한 것.
반듯한 간격과
나의 정면에 대해서만은
누구나 소상히 알고 있다.
그대와 나의 사이는
명백히 환하고
나의 등은 언제라도
축축하다.
* 시집 <간결한 배치>(민음사, 200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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