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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9 대보름 맞은 양평 5일장 풍경은 9

대보름 맞은 양평 5일장 풍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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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맞은 양평 5일장 풍경은



정월 대보름을 맞은 양평 5일장(3, 8장)은 설 대목만큼이나 북적거렸다.
최악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5일장은 대보름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넘쳐났다.
사는 게 아무리 팍팍하고 어려워도 대보름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

사람들은 오곡밥 재료인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 등을 사러 5일장으로 나섰다.
과거에는 보름에 먹는 오곡이 쌀, 보리, 콩, 피, 기장이었지만,
피와 기장은 구하기 어려워졌고, 지역에 따라 녹두나 밀을 넣는 곳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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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자리가 3일, 8일에 열리는 양평 5일장. 대보름을 맞아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묵은나물을 파는 좌판도 오랜만에 신이 났다.
대보름에는 호박고지, 박고지, 가지, 말린 고사리, 시래기, 각종 버섯과 무채, 콩나물 등의 묵은나물을 데치고 무쳐먹었다.
이렇게 묵은나물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말도 전해오는데,
이는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과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최선책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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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럼과 나물을 내놓은 좌판.

대보름 장날에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 부럼이다.
부럼의 재료는 주로 밤과 호두, 잣, 땅콩, 은행 등이며,
이것을 깨물면 한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고,
이가 튼튼해진다고 하였다.
양평장은 그리 알아주는 장터는 아니지만,
제법 규모가 크고, 옛 모습이 살아있는 장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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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의 대표적인 부럼, 호두와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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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5일장을 찾은 나는 대보름 장거리를 몇 가지 샀다.
오곡밥에 들어갈 오곡과 나물반찬에 쓸 고사리와 콩나물, 부럼용 땅콩 등.
하나하나 챙겨넣다 보니 양손이 묵직하다.
대형마트만 이용하다 재래시장을 나와 보니 ‘삶의 냄새’가 느껴진다.
여기저기서 흥정을 걸고, 덤까지 얹어주고...
기분에 팔고, 흥에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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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전과 오곡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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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쪽의 셈은 기울어도 마음은 뿌듯하다.
뻥튀기전에서는 뻥뻥, 튀밥 튀기는 소리가 요란하고,
장터국수집에서는 구수한 국물냄새가 시장기를 자극한다.
여기서는 녹두전에 막걸리 한잔을 걸쳐도 좋고,
생과자 좌판에서 추억의 과자를 맛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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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에서 장터국수와 비빔밥으로 요기를 하는 사람들.

그러나 마음 한켠은 여전히 쓸쓸하기만 하다.
추위가 풀리듯 경기가 풀리고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이 맘 놓고 웃을 수 있는 세상은 너무 요원해 보인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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