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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벌거숭이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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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벌거숭이


천둥벌거숭이가 왔다.
태어난 지 한달쯤 되는 풍산 강아지.
녀석은 본래 아는 친구네 집에서 단 이틀만에 이리로 왔다.

친구는 아들네미가 하도 강아지 타령을 하는데다
마침 아는 사람이 풍산개 순종 젖둥이를 준다고 해서
덥석 받아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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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으로 천둥벌거숭이 풍산 강아지가 왔다.

그러나 아파트에서 다른 개도 아닌 풍산개를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순해 보이는 이 녀석은 밤이면 어미품이 그리운지 오랑우탄 소리를 내며 운다.
아마도 이 소리 때문에 이웃에서 층간 소음 항의가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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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뛰어다니는 강아지(위). 바깥 탁자에 앉아 오수의 하품 한판(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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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준비 없이 강아지를 들여
마음의 준비도 없었던 모양이다.
결국 친구는 나에게 SOS를 쳤고,
이틀만에 천둥벌거숭이를 떠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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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보면 좋다고 앞발을 들어올리는 녀석.

그렇잖아도 우리 집에는 이미 두달을 갓 넘긴 풍산개가 있는데다
실내에는 고양이 ‘랭보’가 살고,
얼마 전에는 아는 시인이 유럽을 다녀온다며
수컷 고양이 한 마리를 맡기고 갔다.
이래저래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2마리, 강아지가 2마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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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보다는 바깥을 좋아하는 녀석.

요즘 이 녀석들 때문에 도통 정신이 없다.
특히나 천둥벌거숭이 풍산 강아지는 무엇이든 물어뜯고,
질주 본능에, 똥오줌을 어찌나 싸대는지...
게다가 바깥을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
낮이면 몇 차례나 녀석을 마당에 내놓고 산책을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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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날리는 날에 왔다고 이름도 '꽃비'다. 좀 촌스럽긴 하다. 이 천둥벌거숭이가 봄꽃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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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는 이제 여기저기 봄꽃이 피고
마당 밖에는 산벚꽃에 진달래도 흐드러졌다.
바람이라도 불면 마당에 꽃비가 떨어져내린다.
그래서 녀석의 이름도 ‘꽃비’가 되었다.
꽃비는 지금 꽃 풍경 속을 달려가고 있다.

* SLOW LIFE::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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