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는 시골에 내려와 촌스러운 캣대디로 살면서 어렵게 개업한 고양이 식당 1호점~3호점 단골손님에 대한 13년간(2009~2021)의 기록입니다. 처음 몇 년간은 이웃에게 ‘고양이에 미친 놈’으로 불리며 갖은 험담과 비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보란 듯이 식당 근처에서 고양이를 학대하는 이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5~6년이 지나면서 마을에는 작은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텃밭에 쥐약을 놓는 대신 차단용 그물을 둘러치고, 급식소를 비난하는 대신 고양이와 함께 사는 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겁니다. 최소한 1호점이 위치한 마을에서는 이후 단 한 번의 불행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책에는 과거 책에도 소개한 적 있는 바람이와 달타냥(초기 고양이식당을 정착시킨 주역들이라 지금의 시점으로 재조명함)을 비롯해 조로와 단발머리, 몽당이, 몽롱이, 너굴이, 또랑이와 다섯 아깽이들, 부끄, 하트땅콩, 여포, 순덕이, 짜장이, 아비, 아톰, 아쿠, 아롬이는 물론 땅콩소년단, 껄래이, 아롱이까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개성 있는 고양이가 여럿 등장합니다. 여기에는 바람이-조로-단발머리-여포-짜장이로 이어지는 1호점 대장고양이의 각 재위기간과 흥망성쇠도 자세히 소개해 놓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책은 각 고양이들의 묘생과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에 중점을 두다보니 책의 볼륨이 두툼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책은 두툼한 책을 180도 펼쳐도 사진이나 본문이 접히지 않도록 누드사철제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간혹 어떤 분들이 파본 아니냐며 교환신청을 하거나 아예 서평에 미완성 책을 보냈다며 악평을 늘어놓는 분도 계시지만, 대체로 많은 분들은 고서 느낌이 나는 이번 책의 제본을 맘에 들어 하셨습니다. 사실 고양이작가란 고양이와 동업을 하는 관계인지도 모릅니다. 고양이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고양이 사진을 찍을 수 없고, 고양이의 성장과정이나 낱낱의 일상을 기록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로 인해 사진을 찍고 책도 쓰고, 책을 써서 번 돈으로 다시 고양이들에게 사료와 간식을 바치고, 그 보답으로 고양이는 온갖 기묘한 행동과 감동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그것을 다시 사진과 글로 기록해 책을 내고…. 다행히 그런 고양이와의 협업을 통해 세상에 나온 고양이책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 어려운 역병의 시대에도 간신히 저는 고양이 작가의 길을 걸어갑니다. 고맙습니다.
* 자세히보기: http://aladin.kr/p/M4G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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