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싸움 리얼한 표정

|

길고양이 싸움 리얼한 표정




아주 사소한 장난이 화근이 되어 주먹다짐이 될 때가 있다.
길고양이 세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언제나 오순도순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는 개울냥이네 가족은
오늘도 급식소 봉당에 여기 저기 널브러져
오후의 평화와 졸음 가득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위는 적막했고, 너무 평온해서 되레 불안할 지경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을이에게 한 대 얻어맞은 여울이의 리얼한 표정. 뒤에서 구경하는 개울이.


오후의 평화와 적막을 일순간에 깨뜨린 건 정말 아주 사소한 장난이 발단이었다.
개울냥이네 최고의 장난꾸러기 여울이가
잠자코 누워있는 개울이의 꼬리를 너무 세게 잡아당긴 게 화근이었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개울이는 꿀맛같은 단잠을 깨운 여울이의 장난에 짜증이 나서
갑자기 몸을 홱 돌려 여울이의 머리를 한 대 콩, 하고 쥐어박았다.
“야, 잠 좀 자자 응. 한번만 더 건드리면 가만 안두겠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야 잠 좀 자자. 내 꼬리가 무슨 동아줄이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 말랬지. 이걸 그냥 확...!”


그러자 여울이도 발끈해서 몸을 일으켰다.
“장난 좀 친 것 가지고 저렴하게 굴기는.”
가만 보니 여울이는 일부러 개울이의 심기를 건드렸다.
아니, 공연히 뒤에서 툭툭 건드리며 시비를 걸었다.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거냐?”
“아니, 말 거는 거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꼬리 갖고 장난 좀 쳤기로서니 별꼴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자슥이 헤드락에 걸려 토 한번 해봐야, 아~~ 내가 오늘 낮에 먹은 사료가 별 모양이었구나~~ 할끄야!”


결국 개울이는 본때를 보여주고자 여울이에게 ‘헤드락’을 걸었다.
그러나 여울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평소에도 반칙을 밥 먹듯 하는 여울이는 오른발로 개울이의 눈을 공격했다.
“이게 정말 해보자는 거냐?”
개울이가 이번에는 암바 기술이라도 걸 기세로 여울이의 몸을 움켜잡자
여울이는 두발 밀어내기로 개울이의 공격을 벗어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웃기시네. 이게 내 펀치에 앞니빨이 나가봐야, 아~~ 내가 이빨로 사료 먹을 때가 행복했구나~~ 하믄서 틀니 맞추러 갈끄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고 이게 꼬박꼬박 말대꾸야!”


엎치락 뒤치락 둘의 결투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여울이는
재미없다는듯 가만 있는 노을이에게 집적거리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루밍을 하고 있던 노을이는
순식간에 여울이에게 왼발을 공격당했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그루밍하는 거 안 보여?”
“응 안보여...요즘 통 눈이 침침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쟤네들은 만나면 싸우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금살금...”


여울이는 계속해서 무방비 상태의 노을이를 공격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울이와 주먹다짐을 하던 개울이도 뒷짐을 지고 둘의 싸움을 구경만 했다.
한참을 당하고만 있던 노을이도 뒤늦게 반격에 나섰다.
이에는 이, 주먹에는 주먹.
한동안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난투극이 이어졌다.
노을이가 여울이의 머리를 때리면
여울이는 노을이의 이마를 가격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야 이건 반칙이잖아!” “반칙은 무슨...”


물고 물리는 접전.
간간이 주먹다짐 속에서 찡그리고, 아파하고, 얄궂은,
싸움 중에 일어나는 냥이들의 리얼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순간포착으로 잡은 여울이의 표정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물론 이 녀석들의 싸움이 정말로 싸우는 것은 아니다.
실전에 대비한 싸움놀이쯤 될까.
물론 가끔은 실전처럼 과격해질 때가 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보자보자 하니깐...한번 해볼텨?”


길고양이도 분명 싸우면서 자란다.
실전을 방불케하는 3마리 길고양이의 싸움은 거의 1시간이 다 되어서야 잠잠해졌다.
다시 찾아온 길거리의 평화.
되찾은 오후의 적막.
조금 전까지 원수처럼 싸우던 녀석들이 지금은 서로 뒤엉켜 그루밍도 하고 졸다가
금세 착한 나비가 되어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찾아온 오후의 평화. 그리고 적막.


'길고양이 보고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에게 뽀뽀하는 강아지  (29) 2010.03.08
그래서 조금은 따뜻했다면  (35) 2010.03.05
달려라 고양이 2  (24) 2010.03.04
제발 그냥 놔두세요  (37) 2010.03.02
고양이의 좋은예 나쁜예  (64) 2010.02.26
길고양이 싸움 리얼한 표정  (40) 2010.02.25
길고양이 야간집회 목격담  (32) 2010.02.24
고양이와 하늘  (26) 2010.02.22
고양이, 세상을 보는 눈  (19) 2010.02.19
고양이의 새 사냥, 결과는?  (51) 2010.02.18
연탄, 고양이 그리고 시간들  (36) 2010.02.12
Trackback 0 And Comment 40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바람이가최고 2010.02.25 14:00 address edit & del reply

    히히히 발톱을 세우지 않은걸 보니 놀이였군요!! 아이 귀여워라~

  3. 미니 2010.02.25 14:03 address edit & del reply

    개울냥이네 가족을 개콘에 데뷰시키려 하십니까.. ㅋㅋ
    달리님의 사진이 바로 저의 박카*스입니다..
    비오고 쳐지는 힘든 목요일 힘 얻어 갑니다..
    아쟈!! 내일만 버티면 연휴다..

  4. 하얀구름 2010.02.25 14:07 address edit & del reply

    개울에서 자주 목욕을 하는지, 아가들이 깨끗해서... 잘 있는거 같아..... 맘이 놓이네요

  5. 켄신 2010.02.25 14:53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 정말 잘 찍으시네요. 절묘합니다. 오늘도 잘 보고 가요~^^

  6. 천랑 2010.02.25 15:04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재밌어요~~~ 아이들 사진 보고 히히 웃다가, 구름님 해설엔 쓰러질뻔 했어요 ㅋㅋㅋ

  7. 봄뇬이네 2010.02.25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애들이 여섯이나 되는 우리집에선 요즘 혈투가..

    태어난지 이제 8개월이니 한참 발정기죠..거기다 등치들이 커지니 매일 장난하다가 그게
    싸움이 되고...주먹다짐..발톱다짐..이빨다짐으로 갑니다.
    밥먹다가도 우웽!!!!!!!!!!!!!!!!!!!!!!!!!!!! 하는 소리나면 저희 세식구 숟가락 집어던지고 싸우는넘들
    하나씩 잡고 각 방에다 휙휙 던져넣고 문을 닫습니다.(타일러봤냐구여?ㅡㅡ 당근해봣져..말을 들어쳐먹으셔야져)
    밥다먹고 풀어주면 한 십분 잘 놀다가 서루 눈마주치면 다시 쌈박질..요즘 그게 일과입니다.
    제일 많이 싸우는 숫컷 세넘을 저희 세식구가 하나씩 데리고 각방에서 잡니다..ㅠㅠ

    개울냥이들이.. CFC 놀이(UFC를 변형한...캣파이팅챔피언쉽) 정도는 우리는 웃으면서 지나감다.
    우리집애덜처럼 거실에 검은털 흰털 자욱하게 있고 콧잔등에 발톱자국나야..

    아......... 이거뜨리 오늘 한번 또 떳구나 함돠...

    잘 단련해서 ...올여름 원정갈테니 한판 뜨자고 덤빌넘이 저희집에 줄서있으니..
    체력을 기르시오~~~~~~~~~

    ps~ 달리님..고마워여..안그래도 개울냥이네도 궁금햇는데..ㅋㅋ 가려운데 긁어주시는거같아요.

  8. 새벽이언니 2010.02.25 16:35 address edit & del reply

    별모양 사료 ㅎㅎㅎㅎ
    저희 새벽이 놈은 진심으로;; 발톱세우고;;; 덤빈다는;;;; ㅠ
    그래도 저렇게 같이 놀 녀석이 없으니 당할때는 아파도 그러고 나서 불쌍하다는 ㅠ

  9. Favicon of http://blog.daum.net/happy-q BlogIcon 해피로즈 2010.02.25 17:11 address edit & del reply

    표정들에 푹~ 웃음이 터집니다.
    대사도 넘 웃음나고~~
    달리님, 오늘도 감사!!♥

  10. Favicon of http://boksuni.tistory.com BlogIcon 복돌이^^ 2010.02.25 17:38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사진이 너무 재미나고 이쁘네요..^^
    님덕분에 즐거워졌어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11. 어쩌면 2010.02.25 23:12 address edit & del reply

    이다지도 이뿌고 귀엽고
    달리님 글의 내용이 재미가 있는지...

    삶의 활력소....감사해요^^

  12. 맹맹맘 2010.02.26 00: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고양이들 장난하는거 보면 저절로 엄마미소 된다몈ㅋㅋ

  13. Favicon of https://soopia.tistory.com BlogIcon 바니♡ 2010.02.26 02: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들 싸운거 보면 웃겨요 무성영화 같아요
    소리는 하나도 안 나는데 몸싸움은 치열하죠. 소리도 안 내고 싸우는게 신기할 따름
    물론 친한 사이라 장난으로 몸 싸움 하는거겠지만요

    근데 어쩔땐 한녀석 이마가 까이고 상처나는 경우도 잇어요
    그럴땐 참 속상해요 .ㅠ

  14. 하하하 2010.02.26 03:22 address edit & del reply

    이봐 달리씨! 당신 정말 대단한 인간이오 ㅋㅋㅋ 인정하지 않을래야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군! ㅋㅋㅋㅋㅋ


    이게 수록된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2가 나오면 나도 당신의 화보집을 사보도록 하겟오


    당신 진짜 대단한 인간이야! 내가 책을 다 사게 만들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 애들이19마리 2010.02.26 07:29 address edit & del reply

    항상 보기만 하고 처음 글 남기네요.
    사진과 글을 보면서 참이뿌게들 크는구나 입가에 미소가 살며시 번지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짠해지기도 합니다.

  16. 미니 2010.02.26 11:55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 복습하면서 하나 배운거..
    고양이도 맞는 순간에는 눈을 감는구나~~ ㅎㅎ

  17. 엘리자베스 2010.03.12 22:01 address edit & del reply

    허..허억.. 너무귀여워서 숨이안쉬어져..

  18. 미라 2010.06.10 02:29 address edit & del reply

    ㅋㅋ 말이 넘 재밌어 사진이 눈에 잘 안들어올 지경^^

  19. 고양이꿈 2010.06.10 18:26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들 표정이너무 리얼해요 ㅎㅎㅎㅎㅎ 가끔 사무실옆에 나타나는 고양이는 얼마나 경계심이 많던지요. 내가 가서 고양이가 휙 도망가면 왠지 모처럼만의 길고양이의 휴식을 방해한듯 싶어 미안한데 어떻게 하면 길고양이과 이렇게 가까워질수가 있을까요?

  20. 2010.06.30 22:59 address edit & del reply

    표정 정말 재미있어요. 웃겨 죽을뻔..
    그래도 시골 고양이들이 훨씬 여유롭고 건강해보여요.
    도시의 지저분하고 어두운곳에 숨어사는 길냥이들보다는 훨씬 자유롭잖아요.

  21. 이명준 2021.01.10 23:48 address edit & del reply

    힝 ㅜㅜㅜㅜ이건너무크게 귀엽잖아ㅜㅜㅜㅜㅜㅜㅜ
    귀여워라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