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에 올라간 아기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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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올라간 고양이

 

 

아기고양이 꼬미는 꼬리가 짧은 녀석으로 태어나

독립할 시기도 되지 않아 어미를 잃고

현재 할머니인 대모 품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고 힘들어...뭔 눈이 이케 많이 왔냥!"

 

대모에겐 꼬미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기고양이가 있었는데,

처음 녀석들을 보았을 때만 해도 노랑이 두 마리에 고등어 한 마리였으나,

그 중 노랑이 한 마리는 한달째 안보이는 것으로 보아

무지개다리를 건넌 것으로 보입니다.

 

눈썹지붕에 올라 해바라기 하고 있는 꼬미. 고양이 머리 위로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최근에 대모는 영역을 다시 옛 축사가 있던 텃밭으로 옮겼습니다.

텃밭가에 쌓아놓은 모종판과 비닐, 박스 등이

녀석들에게 그런대로 살만한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지요.

이건 마치 고향을 떠나 도심에서 어떡하든 살아보려고

날품팔이를 하다가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도로 고향으로 돌아와 밭을 일구고 사는 통속적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여기서 보면 다 보여요. 열차도, 사료배달부도... 자 그럼, 오늘도 힘차게 시작해볼까... 으랏차!"

 

꼬미 또한 새로 옮긴 축사터 텃밭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과거 어미인 여리와 가끔 은신처로 사용하던 곳이니까요.

급식장소인 돌담집 논자락도 자신이 태어난 둥지에서

가까운 곳인데다 본래 자신이 살던 영역이어서

전혀 낯설지가 않습니다.

 

"근데 아저씬 만날 그렇게 사진 찍어다...어따 쓴대요?"

 

꼬미는 논자락에 내려와 밥을 먹고 나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장독대에 올라가 그루밍을 합니다.

장독대 항아리에 고인 물로 목을 축이고

사람들이 지나가면 곧바로 장독대 아래로 몸을 숨깁니다.

어떤 날은 몇 시간씩 이 장독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장독대와 고양이와 푸른 하늘과 적막.

 

그루밍을 하다가 졸리면 가스통 위 볕바른 눈썹지붕에 올라가 잠을 청합니다.

위급한 상황이 오면 지붕 속으로 숨을 수도 있죠.

장독대에 올라가 그루밍을 할 때면

마을 너머로 덜컹거리며 열차가 지나갑니다.

그럴 때면 꼬미는 하염없이 기차 꼬리를 바라봅니다.

 

"자 그럼 슬슬 그루밍이나 해 볼까!"

 

장독 뚜껑 위에 눈이 제법 쌓였어도

꼬미는 개의치 않고 이곳에 올라 또 그루밍을 합니다.

날씨가 맑아서 하늘이 파랗게 드러나면

그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장독대에 올라앉은 꼬미의 모습은

동화책 속에나 나올법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이 여리고 앳된 녀석...참 대견하게 살아갑니다.

 

장독대와 고양이.

고양이와 푸른 하늘.

눈과 고양이.

날씨는 매서울 정도로 춥고 수시로 폭설이 내리지만,

그 여리고 앳된 꼬미는 씩씩하게 명랑하게

이 겨울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참 대견합니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 트위터:: @dal_lee

명랑하라 고양이
이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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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미유맘 2011.01.26 10:37 address edit & del reply

    꼬미를 보면서 제 마음도 다져봅니다..
    꼬미야, 우리 화이팅이닷!!!!

  3. 페라 2011.01.26 10:40 address edit & del reply

    모델이 훌륭한 걸까요, 사진사가 훌륭한 걸까요?
    너무 이쁘구, 대견하구.....
    가서 직접 보구 싶어지네요.
    고맙습니다.
    근데, 꼬미 참 더디게 크는거 같아요.
    빨리 빨리 크면 좋을텐데.....
    집에 냥이들을 보면서는 "왜 이렇게 빨리 컷느냐 좀 천천히 크지" 하면서 말이지요..ㅋㅋㅋ...

  4.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11.01.26 10: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독대에 올라간 고양이, 꼭 고양이가 모델사진 일부러 찍고 있는 것 같아요. 귀엽네요.
    아마 그곳이 따뜻할 거라는 생각에 햇볕과 더 가까이 가고 싶었나 싶기도 하네요.

  5. 벼리콩 2011.01.26 10:48 address edit & del reply

    쬐끄만 녀석이 엄마찾아 울던 모습이 얼마전인데
    그새 많이 자랐네요...
    기특하게도 이 추운 겨울 잘 견뎌내고 있으니...
    발이 너무 시려워보여요... 털신이라도 신겨줬으면 좋겠네잉
    ㅎㅎㅎ 핑크색 고무젤리... 귀여워~

  6. 대성인 2011.01.26 12:56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 찍어 어디다 쓰긴...

    너희들 사진 많이찍어 독자들에게 보여줘야
    길고양이들에게 사료주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춥고 굶주린 고양이들이 배고픔을 면한단다.

  7. sun 2011.01.26 13:18 address edit & del reply

    꼬미~ 넘넘 귀엽고 이뻐요
    어려서 엄마를 잃었는데도 항상 씩씩해보이네요- 정말 대견해요 ㅎㅎ
    앞으로도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야돼 꼬미야~~~ ^ㅅ^

  8. 냥냥 2011.01.26 14:06 address edit & del reply

    파란하늘이 진짜 그림이네요..ㅎㅎ
    어제 예스24에서 책 주문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알라딘에서 주문하면
    고양이 달력도 주나보대요. 알라딘에서 할껄.. ㅠㅠ
    꼬미가 은근 강단이 있네요.. 가만 보면 고양이들 중에 약해보이는 녀석들이
    마지막까지 살아남더라고요.

  9. 장홍석 2011.01.26 14:55 address edit & del reply

    꼬미라~~우리 까미도 꼬리가 다 자라지 못한 냥이인데..은근 정가네..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happy-q BlogIcon 해피로즈 2011.01.26 15:45 address edit & del reply

    애기고양이가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자꾸 쳐다봅니다.
    저걸 눈썹지붕이라 하나요?
    그곳에 앉아있는 모습은 발이 많이 시려울 것 같네요..
    의지할 품이 있으니 정말 다행이에요.
    가슴이 아릿하도록 예쁘네요..

    아저씬 만날 사진 찍어다
    이렇게 우리들 보여주시지!! ㅎㅎ

    예쁜 아기고양이 보여주셔서 오늘도 감사해요.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sun-pkj-noon BlogIcon 짱똘이찌니 2011.01.26 18:25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추운 날 어미도 없이 할머니 품에서 자랄 꼬미를 보니 가슴 한켠이 시리네요.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어린 것이 눈 밭을 걷는 모습도 애처롭고..
    꼬리가 짤똥 한 것이 귀엽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12. 또웅이 2011.01.26 18:34 address edit & del reply

    늘 걱정되던 꼬미...잘 견디고 잘 크고 있는것 같아서 대견합니닷.
    왜 사진 한장 한장이 이렇게 눈물나는지 모르겠네요.
    여리는 책속에 이렇게 예쁘게 있는데...ㅜㅜ..
    꼬미 화이팅!

  13. Favicon of http://kyung6425hanmail.net BlogIcon 나비 2011.01.26 19:0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렇게 꼬리가 짧은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
    영양이 부족하면 그럴수 있다는데...
    꼬리 짧은 아이들은 볼때마다 짠하네요..

  14. 유스티나 2011.01.26 19:21 address edit & del reply

    넘 귀엽고 이쁘고 대견하고~~~ 짧은 꼬리가 안스럽지만.. 씩씩한 모습이 너무 멋지네요!

  15. nameh 2011.01.26 20:28 address edit & del reply

    엄마찾아 혼자 앉아 울던 녀석이 많이 컸어요..정말 대견스럽네요.. (꼬미야! 지금처럼 늘 씩씩하게 건강하게 화이팅!!)

  16. 미리내 2011.01.26 22:15 address edit & del reply

    꼬미야 ~~이렇게 잘커주고 있어 너무 너무 고맙다 할머니에게 감사 드린다고 꼭 전해줘..우리 꼬미 화이팅~~~

  17. 당이 2011.01.26 23:31 address edit & del reply

    꼬미가 참 기특하네요... 모든 길고양이들이 이 추운 겨울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18. 보노짱 2011.01.27 00:45 address edit & del reply

    장독대위 파란하늘 아래 꼬미사진이
    명랑하라 고양이 표지를 떠올리게 하네요
    그렇게 명랑하게 씩씩하게 살아가렴~~

    <명랑하라 고양이> 잘 보고 있습니다 ^^

  19. 미니 2011.01.27 08:39 address edit & del reply

    책 잘보고 있습니다.
    유달리 뜨겁던 여름, 참호속에서 생활하며 살아남았던 여리의 자식인데...
    잘 살아야죠... 끝까지 살아남아야죠... ㅠㅠ

  20. 오기 2011.01.28 09:12 address edit & del reply

    깜직이와 달타냥의 시크릿? 로맨스 기대하세요 님들
    오늘 책이 왔어요
    오자마자 달타냥네 새끼들부터 찾아봤는데.....^^;;;;;;
    대묘냥 달타냥~^^

    • 오기 2011.01.28 09:11 address edit & del

      이거 스...스포 아니죠?

      어젠 대형서점에 나갔더니
      신간 소개하는 곳에 명랑하라 고양이가 있더군요
      어찌나 반갑던지
      고양이가 주인공인 동화책도 눈에 띄고
      아주 좋네요 ~

  21. 이빛나 2011.02.07 23:31 address edit & del reply

    잘구경하고 가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꼬미랑 배경으로 하늘이 펼쳐진 사진.. 커다란 사이즈로 올려주실순 없으실까요..?
    제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삼고싶은..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