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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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요 며칠 달타냥이 보이지 않아 오늘은 오랜만에 녀석과 산책이나 좀 하려고 파란대문집을 찾았다. 가는 길에 봄 햇살이 좋아서 나는 혼자 콧노래도 흥얼거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목련은 그 큰 잎을 뚝뚝 떨어뜨렸고, 벚꽃나무 아래를 지날 때는 화르라니 내리는 꽃비를 맞으며 파란대문집에 이르렀다. 대문 앞에 서서 한참이나 녀석을 불러보았으나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낮부터 녀석은 어디로 간 것일까. 하여튼 이 녀석 요즘 툭하면 집을 비운다니까.

 

 "오늘 참 날씨 좋네. 멀리 산책 가기엔 그만인 날이야!"

 

공연히 나는 헛걸음한 것이 아까워 파란대문집 뒤란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고샅에 앉아 멀거니 앵두꽃을 구경했다. 비가 그친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피어났다. 홍매화 한 그루는 화사한 새색시처럼 꽃화장을 한 채 울타리 옆에 서 있었다. 어차피 저녁이면 우리집으로 밥을 먹으러 올 테지. 나는 타박타박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무렵이 되었는데도 달타냥은 밥을 먹으러 오지 않았다. 사실 달타냥은 최근 들어 하루에 한두 번씩 우리집을 들러 밥을 먹고 가곤 한다. 주로 녀석은 저녁 어스름에 밭고랑을 가로질러 오래 전 바람이가 주로 다니던 꽃다지 방죽을 건너 우리집으로 오곤 했다.

 

 "내가 오랜만에 아저씨를 위해 특별 발라당 서비스를 해 드릴게..."

 

그런데 나흘 전인가 우리집에 와서 밥을 먹고 있을 때, 불시에 나타난 ‘게걸 조로’에게 쫓겨난 적이 있다. 조로에게 쫓겨서 녀석은 뒷산으로 도망쳤다가 다시 산비탈을 미끄러져 개울로 내려갔다가 논배미를 살금살금 기어서 꽃다지 방죽에 도착했더랬다. 조로 녀석이 식사를 하다 말고 그런 달타냥과 눈이 마주쳤다. 조로 녀석은 걸신들린 듯 먹느라고 달타냥을 쫓아갈 생각도 없는데, 달타냥은 지레 겁을 먹고 꽃다지 방죽을 모양 빠지게 내달리며 도망을 쳤다. 요 며칠 안보이는 게 혹시 그것 때문일까. 보기보다 소심한 성격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 달타냥은 대문 앞에서는 물론 밭가에서도 전에 없이 발라당을 했었다.

 

그렇다면 오늘은 내가 저녁 배달을 해주자고 나는 저녁 어스름에 다시 길을 나섰다. 때마침 마을회관을 지나는데 회관에서 나오는 파란대문집 할머니와 마주쳤다. 나는 꾸벅 인사를 드리고 달타냥의 안부를 물었다. “집에 고양이 있나요?” 할머니는 잠시 머뭇거렸다. “고양이 죽었어유.”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예? 죽다니, 무슨 말씀이세요?” “고양이가... 어제 죽었어유.” 할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머릿속이 갑자기 하얘졌다. “아니 왜요? 나흘 전에도 제가 봤는데요?” “여기 동네 사람덜이 텃밭 파헤친다고 하도 고양이 좀 묶어놓으라길래 어제 그 놈을 줄에다 묶어 매놨는데, 밭에 갔다가 와 보니까 죽어 있드라구유.”

 

최근에 단짝이었던 깜찍이가 출산을 하러 어디론가 떠났는지, 달타냥은 혼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는 잠시 멍하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요즘 마을회관에 들를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할머니한테 “고양이 좀 묶어놓으라고” 여러 번 쓴소리를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할머니는 달타냥을 줄에 묶어놓은 것인데, 하필이면 그 줄이 올무처럼 잘못 묶여서 고양이가 빠져나가려고 고개를 젖힐 때마다 목이 조여 왔던 모양이다. 고양이는 갑갑하니까 점점 더 세게 발버둥을 치며 달아나려 했던 모양이다. 결국 고양이를 묶어놓았던 줄은 올무가 되어서 고양이의 목을 졸랐고, 고양이는 숨이 막혀 죽었다는 것이다. “어떡해요! 고양이 불쌍해서! 얼마나 발버둥 쳤을까!” “저 안에 있던 놈이 담벼락까지 기어와서 죽었드라구유.” 할머니는 한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 놈이 요새 잘 먹어서 그런지 이만한 게 얼마나 무겁던지...” 아기고양이 시절에 안아보고는 죽어서야 다시 안아보았다고 했다.

 

 "묘생이 다 그런 거겠죠? 아저씨!"

 

“할머니하고 정이 많이 들었을 텐데...” “정이 들었쥬. 3년이나 같이 살았는데유. 얼매나 아까운지 모르겠어유. 내가 딸네 집 가느라구 그때 열흘이나 집을 비우구 왔더니만, 저기 대문에서부터 쫓아와서는 앞에 막 드러눕구, 얼굴을 비비구... 그런 고양이가 어딨어유. 밭에 갈 때두 따라오구, 회관 갈 때두 따라와서 차 밑에서 기다리구...어쩌겠어유. 사람덜이 묶어놓으라는데...” “그래서 고양이는 지금 어딨어요?” “저기 밤나무 옆에 산에다 묻었어유.” 그곳은 달타냥과 내가 처음으로 산책을 가던 길목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나두 섭섭허지만, 아저씨가 더 섭섭허겠어유. 사료두 갔다 주구 했는데...”

 

 나흘 전 저녁 무렵 우리집에 와서 진달래 아래서 밥을 먹던 달타냥의 모습.

 

내 슬픔이 할머니의 슬픔만 할까. 할머니는 혼자 사는 독거노인으로서 달타냥이 곧 친구이자 아들이나 다름없었다. “할 수 없쥬 뭐. 어디서 새끼 한 마리 데려다가 정을 붙여야쥬. 그것두 있다가 없으니까 허전해유. 근데 식사는 했어유. 안 먹었으면 회관에 오늘 잔치라구 개국 끓였는데, 좀 줄까유?” 할머니는 자기네 집 고양이에게 유일하게 잘해 주고, 잘 놀아준 나에게 무언가라도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내가 괜찮다고 하자, 할머니는 “그럼 가유!” 하면서 지팡이를 짚고 파란대문집으로 걸어갔다. 이제 기다리는 고양이도 없고, 밤에 고양이가 시끄럽게 울지도 않는 그런 집으로. 혼자서 걸어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참았던 눈물이 찔끔 흘러내렸다. 눈물 속에서 줄레줄레 할머니를 뒤따라가는 달타냥의 모습이 얼핏 어룽거렸다.

 

 우리집 마당에 '조로'가 나타나자 지레 겁을 먹고 도망을 치던 달타냥. 이 모습이 내가 본 달타냥의 마지막 모습이다. 예전에 바람이가 절룩거리며 걸어오던 꽃다지 방죽. 그 좋아하던 캔이라도 하나 먹여서 보낼 걸.

 

집으로 돌아오며 나는 중얼거렸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왜 그런지 자꾸만 달타냥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며칠 전 대문 앞에서 발라당을 할때 한번 더 쓰다듬어나 줄걸. 산벚꽃 지기 전에 함께 산책이나 더 다녀올걸. 요즘 매일같이 우리집에 와서 밥을 먹고 간다고, 굶지 않으니 됐다고, 나는 녀석에게 예전보다 살갑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목에 맨 줄이 숨을 조여올 때 녀석은 얼마나 원망했을까. 할머니를, 또 나를, 그리고 또 대문 앞을 지나다닌 무수한 인간들을. 그렇게 달타냥은 이 세상을 원망하며 고양이별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파란대문집 할머니의 뒷모습. 할머니를 호위하며 뒤따라 걷던 달타냥은 이제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다.

 

아무래도 아내에게 소식을 전해야 할것만 같아서 나는 진정을 하고 전화를 걸었다. 나뿐만 아니라 아내가 파란대문집을 지날 때마다 달타냥은 냐앙냐앙 하면서 아내를 불러세우던 녀석이었다. 파란대문집을 지날 때면 꼭 한번은 달타냥을 쓰다듬고 가는 아내였다. 소식을 듣자마자 아내는 말없이 울기만 했다. 그렇게 우리는 5분 넘게 아무 말도 없이 전화기만 서로 붙들고 있었다. 아내를 마중하러 역으로 나가보니 아내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전철에서 1시간 내내 울기만 했다고. 그러면서 아내는 나를 끌어안고 또 한참을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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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And Comment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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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야옹씨 2011.05.31 06:15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랫만에 들렀는데... 이런 소식이......
    달타냥아...안녕......사람없는 좋은 곳으로 가서 잘 먹고 잘 지내길 바란다.....

  3. 아토 2011.06.09 02:33 address edit & del reply

    헐 세상에 제목과 댓글을 보고 불안하다 했는데
    첫사진이 달타냥이 여서 너무 놀랐습니다
    세상에나 ㅠㅠ 제가 바람이와 더불어 너무 아끼던 녀석이였는데
    그저 글과 사진을 통해 보는 거였지만 그동안 정들었나봐요
    이 소식을 이제서야 알고 보다니 저도 너무 미안해지네요
    글을 다 읽기도 전에 눈물이 나서 멈추질 않습니다
    할머니도 일부러 그러신것도 아닌데 그렇게 되서 얼마나 속이 상하셨을지 ㅠ
    부디 달타냥이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뛰어다니길 바랍니다

  4. 투명해 2011.06.13 01:24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 부모님 집도 시골인데 농사 안하세요. 동네 사람이 워낙 없어서 (10명도 안됨) 집은 5가구밖에 없고, 거주하는 사람들 다 농사 안하세요.
    고양이가 사람보다 더 많더라구요... 다행히 마을사람들은 안 싫어하는듯 하더군요.

    거기 이틀정도 혼자 있어봤는데 정말 외롭고 사람이 그립더라구여. 그래도 고양이들이 친구가 되어주더라구요

    처음 본 내가 머리 만져도 가만히 있더군요. 어미 고양이는 자식3마리 독립 시킬 생각도 안하고 계속 같이 살던데 감동적이더군요.

    길고양이가 살기에 그나마 좋은곳이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어요...

    달타냥도 우리 부모님동네 살았다면 좋았을텐데 ... 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 바람의라이더 2011.06.20 12:18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밖에서 글 보고 있다가 눈물이.. 달타냥 저도 많이 아끼고있었는데.. 너무 슬픈 소식이네요..아 ㅜㅜ
    좋은 곳 가서 행복하게 살아 ㄷᆞ

  6. 바람의라이더 2011.06.20 12:18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밖에서 글 보고 있다가 눈물이.. 달타냥 저도 많이 아끼고있었는데.. 너무 슬픈 소식이네요..아 ㅜㅜ
    좋은 곳 가서 행복하게 살아 ㄷᆞ

  7. 보라쟁이 2011.06.28 13:28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랫만에 들어와서 제목만 보고도 덜컥했는데..혹시 무던이랑 노을이네 안좋은 소식인가 했더니..
    어이없게 달타냥에게 그런 일이..

    너무 슬프네요..너무 특별한 고냥씨였는데..

    정말 혼자 죽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너무 맘아프네요..

    고의는 아니지만 달타냥이 제일 좋아하던 할머니 손에 그렇게 되서 정말 더 안타깝네요..
    달타냥을 위해서 눈물 한 방울 흘리고 갑니다..

  8. 태유맘 2011.07.03 01:54 address edit & del reply

    부디아픔 없는 곳에서행복하길빌게..달타냥

  9. 셔니 2011.07.08 17:19 address edit & del reply

    달타냥 미안해ㅠ 오랜만에 와서 간줄도 몰랐어 ㅠ
    고양이별에서 행복하게 지내지?
    줄 따위에 묶이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실컷 뛰어놀아

  10. 비비맘 2011.07.09 01:01 address edit & del reply

    바람이 고양이별로갔을때도
    엉엉 울었는데.
    달타냥도 고양이별로가서 너무 슬퍼요.
    까뮈랑 봉달이랑 바람이랑 달타냥이랑 모두 행복하게 잘 지냇으면 좋겠어요.

  11. 보고 싶어 2011.07.09 14:48 address edit & del reply

    달타냥, 너 보고 싶어서 또 왔다.
    이렇게 사진으로만밖에... 이 세상에 이미 없다는 사실이 ...목 이 메 인 다.
    잘 있니?....부질없는 일임을 알면서도 내내 네가 그립다.
    너를 자식처럼 사랑했던 할머니. 얼마나 네가 보고 싶으시겠니.
    꿈에라도 가서 네 모습 보여주어 드리렴.ㅠㅠㅠㅠㅠㅠ

  12. 그 좋아하던 2011.07.09 14:52 address edit & del reply

    꽃다지 방죽.......
    "그 좋아하던 캔이라도 하나 먹여서 보낼 걸".....
    사랑한 것들은 왜 이렇게 회한만 가득할까요.

    에휴~~~~ 눈이 아파 죽겠네요. 하두 울어서.
    달타냥, 잘 있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 Favicon of https://pinkdeer.tistory.com BlogIcon pinkdeer 2011.07.18 16: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 달타냥. 다시 보고싶어서 왔어.
    무지개 다리 건너간곳은 니가 목줄을 끊으려고 노력했던 그 순간의 아픔은 다 잊고.
    행복하고 아프지 않은 곳이겠지?
    많이 보고싶구나 .. 할머니도 많이 그리워 하실거야. 그리고블로그에 오는 모든분들도
    잊지 않을께

  14. 달식이 아줌마 2011.08.04 02:22 address edit & del reply

    달타냥...ㅠㅠ.......

  15. 리자 2011.08.31 16:42 address edit & del reply

    한동안 들어오지 못하다가 계속 들어오는데 달타냥 소식이 하도 안올라와서 궁금하던차...
    달타냥이 고양이별로 갔단 얘기에 찾아봤더니 이런일이...
    정말 사진으로만 본 달타냥 너무 정들었었는데..너무 슬프네요..너무..

    '"달타냥 잘가...이제 싫어하는 사람들 없는 곳에서 행복하길..
    정말 미안하다.."

  16. 전션 2011.09.15 22:48 address edit & del reply

    달타냥이... 고양이별로 떠나버렸군요.. 고양이별에서는 사랑과 행복만 가득히 살아가렴..

  17. 아그네스 2011.09.21 13:18 address edit & del reply

    달타냥이 그렇게... 갔구나... 너무 맘이 아파 죽겠네 눈이 다 부었네
    울 컴 바탕화면이 달타냥.. 책부터 먼저 보고 거꾸로 블로그 와서 이렇게 늦게나마 마지막 소식을 접했네
    그래도 맨날맨날 만나야지 이쁜이

  18. 달타냥바라기 2011.11.07 03:18 address edit & del reply

    어찌어찌 다시 읽다보니 또 눈물이..
    아직도 내맘엔 들로 산으로 마을로 마실 다니러 다닐 듯..
    자유로이

  19. 안녕.. 2011.11.07 19:27 address edit & del reply

    달타냥...
    오랫만에 들어온건.. 달타냥 소식 보려고 온건데..
    제가 여러 블로그 보면서
    유일하게 색도 특이하고 잘생기고 멋지다고 생각한 고양이였는데...
    크림 고양이하면 달타냥밖에 생각나지 않을정도로..
    너무 허무하게 떠나버렸네요..
    오랫만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이 있을줄은...
    비록 직접 보고 만져보지는 못했지만
    마치 내가 십몇년동안 키워온것 같은 정이 든 냥이였는데.....
    만남은 언제나 이별이 있기 마련이지만
    정말 마음을 준다는것은 행복하면서도 괴로운일인것같아요
    시작과 끝을 항상 보아야만 한다는것은
    너무도 슬픈것 같네요..
    달타냥의 산책나가는 모습과 할머니를 따라다니는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다시는 볼 수 없다니.....ㅜ
    다음생에는 원하던 모습으로 태어나서
    이루고자했던 행복한 삶을 살면서 살아가기를...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달타냥 ... 안녕...

  20. ,,세고양이집사 2012.05.12 00:56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음이 너무 아파서....달타냥 팬인데.... 사랑한다 아가.ㅠㅠㅠㅠ눈물나서 더는 못쓰겠네요.

  21. 삼냥집사 2020.12.12 13:22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님이 인스타그램에 네 소식을 올려주셨어 타냥아.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들어와 봤는데 거기선 잘 지내고 있지?
    고등학생 때 작가님 책으로 널 처음 만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가 되어주었던 달타냥. 내 눈에는 네 그 크림색 코트가 참 이뻤다.
    나는 벌써 시간이 흘러 24살 성인이 되었고 세마리 고양이의 집사가 되었어. 모두 길생활을 하거나 유기된 아이들이야.
    네 덕분이야. 고양이와 강아지를 그닥 좋아하지 않던 내게 이런 인연을 만들어 준 건. 한번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언제나 내게 힘을 주던 달타냥.
    고양이별에선 네가 행복할 거라고 믿을게. 처음 네 소식을 들었을 때도 가슴이 참 아팠는데 이 가슴이 먹먹한 슬픔은 익숙해지지가 않네.
    고마워 달타냥. 보고싶다 달타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