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빈민가 사람들의 길고양이 사랑,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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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방법

 

 

지난 16년간 여행가로 세계 곳곳을 떠돌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만큼 고양이에 대해서 냉대와 학대, 무자비가 만연한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인도 캘커타를 여행하면서

나는 작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우연히 재래시장을 지나다가 뒷골목으로 들어가는 고양이를 발견하고

녀석의 뒤를 밟아보았다.

약 20여 미터쯤 안으로 들어선 순간,

나는 발길을 멈추고, 잠시 숨도 멈추었다.

 

 

 

길고양이 10여 마리가 여기저기 앉아 있었다.

한 아주머니가 한손에 가득 내장 같은 것을 가지고 와

바닥에 던져주자

길고양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저마다 한 입씩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닭장사에게 얻어온 부산물이었다.

 

 

비록 사료가 없어서 닭내장을 던져줄지언정

고양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갸륵했다.

그것을 얻어먹으려고 이 뒷골목의 고양이가 거의 다 모인 듯했다.

아주머니들은 거리에 나와 설거지를 하면서

아저씨와 노인들은 계단에 앉거나 골목에 엉거주춤 서서

아이들은 장난을 치다 말고

약속이나 한듯 고양이를 구경했다.

 

 

나는 뒤늦게 카메라를 꺼내 뒷골목의 길고양이와 사람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사람들은 이제 고양이보다도 고양이를 찍는 내게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고양이 한 마리가 저쪽으로 뛰어가면

사람들은 나에게 손짓을 하며

고양이가 저쪽으로 갔다고 이구동성으로 알려주었다.

 

 

바닥에 던져준 먹이가 동이 나

고양이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한 청년은 잠시 어딘가로 가서

생선내장을 구해왔다.

그가 생선내장을 바닥에 던져주자 다시금 고양이들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그것을 일일이 내게 말해주고, 손짓을 해주었다.

 

 

심지어 구석에 앉아 있던 소년은 이쪽으로 와 보라며

나를 데리고 더 으슥한 골목으로 인도했다.

그곳엔 거의 허물어진 담장 아래 올블랙 아기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는데,

내가 다가서자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저 고양이를 보여주려고 소년은 내 소매를 잡아끌었던 것이다.

거의 한 시간 넘게 나는 그 골목에 머물렀고,

내가 떠나려 하자 사람들이 더 아쉬워했다.

 

 

이튿날에도 나는 이 골목을 다시 찾았다.

몇몇 사람들은 먼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

캘커타에서도 최하층 빈민들이 사는 곳.

자신들조차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게 다반사인 사람들.

고양이에게 내줄 것이 없어서

그들은 시장 좌판에서 닭내장과 생선내장을 얻어다

고양이를 먹여살리고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뒷골목에는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앉아서

닭 부산물을 뜯어먹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먹고 남아서 버리면서도 고양이 따위에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아니 불쌍한 길고양이 밥을 줬다고 오히려 밥을 준 캣맘에게

폭행을 하고 밥그릇을 깨뜨리고

고양이에게 해코지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가 받은 감동은 바로 그것이었다.

없이 살고, 어렵게 살아도 형편에 맞게 동물에게 베풀며 사는 것.

 

 

인도에서는 고양이라서가 아니라 거리의 모든 동물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골목을 돌아다니다보면 여기저기 먹다 남은 밥을 내놓은 모습은

아주 흔한 풍경이다.

그 밥을 개도 먹고, 고양이도 먹고, 닭도 먹는다.

특별히 고양이를 챙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동물에게 공평하게 베푼다.

 

 

바로 그 점이다.

특별히 더 예뻐하지도, 특별히 더 미워하지도 않는다는 것.

누구라도 남는 것은, 나눈다.

나는 또 한 시간여를 그 골목에서 보냈다.

골목을 빠져나와 생각해보니,

그 골목의, 그 빈민가의 사람들이 고마웠다.

나도 그들에게 무언가를 나눠주고 싶었다.

 

 

 

나는 거리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을 이것저것 샀다.

100루피에 양손이 묵직할 정도가 되었다.

양손 가득 음식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나는 그 골목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가운데 앉은 청년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몸짓 손짓을 섞어가며 사람들과 나눠먹으라는 말도 더했다.

단지 나는 내가 고마워하는 이 마음이라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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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luimars.tistory.com BlogIcon 루이 서노 2012.08.28 15: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글은 처음 남기네여.
    오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힙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 좋네여..

  3. Favicon of http://www.aigleblog.co.kr/204 BlogIcon 에이글 2012.08.28 15:55 address edit & del reply

    동물들과 더불어 사는 세상.... 사진을 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지네요. 저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4. 이효중 2012.08.28 16:25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따뜻한 광경입니다 제가 눈물이 다 나려고 하네요...

  5.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2012.08.28 16:47 address edit & del reply

    문명이, 과학이, 아주 많이 발달과 발전을 하고,
    물질적으로 한없이 풍요한들,

    그 발전과 발달과, 한없이 풍요한 것,들을
    또 다른 생명들과 나누며 더불어 살지 않는다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란
    영장 외 다른 생명체들의 우위에 있다는
    종적 개념으로서의 우월적 의미가 아니라,
    모양새 만을 달리하고 있을 뿐, 똑같은 생명체라는
    사실을 깨닫는 두뇌,로서의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어쩌다가 나는 인간으로 태어났을 뿐이고,
    어쩌다가 저들은 인간이 아니게 태어났을 뿐인 거죠.

    우리가 인간이라는 같잖은 우월감으로
    저네들에게 횡포를 부릴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비극입니다.

    비극적 인간이 되지 맙시다.

    달리님, 즐겁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행 되십시요.
    달리님의 글과 그림은 항상
    가슴에 그 어떤 덩어리가 뜨겁게 맺혀와요.





  6. 2012.08.28 18:3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nameh 2012.08.28 20:15 address edit & del reply

    참.. 인간의 격이 다르네요..겉모습만 신경쓰고 그 영혼은 메마르고 무자비한 빈껍데기 괴물들하고는요..
    동물들은 최약자라는 것만으로 보호받아야 하는게 마땅한데 말이죠..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볼수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8. Favicon of http://blog.naver.com/heevvso BlogIcon 킹카즈마 2012.08.28 20:19 address edit & del reply

    자신들이 충분하지도 않은데 동물들에게 나눠주는게 인상깊네요.. 훈훈하기도 하구요 ㅎ

  9.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2.08.28 21: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더불어 사는 우리임을 알게 해 주네요.

    잘 보고가요

  10. 페라 2012.08.29 00:46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들이 행복해 보이네요.
    비록 늘 배고픈 삶일지라도.....
    '누구라도 남는 것은 나눈다' '모든 동물에게 공평하게 베푼다'
    지극히 타당한 말일진데, 왜 이렇게 가슴을 뭉쿨하게 하는지요.
    그리고.....눈물이 나네요.
    고마운 사람들, 저도 가까이 있다면 무언가 나누어 주고 싶네요.
    고양이들에게는 사료를...

  11. 비글엄마 2012.08.29 10:52 address edit & del reply

    좋아요... 아이들도 눈빛이 참 너그럽군요....

  12. 무심 2012.08.29 15:14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는 언제쯤 저렇게 될까요. 마치 사람만이 살아야 되는 것처럼 다른 동물들을 배척하는 우리네 이웃들을 보며 답답한 마음 하나 가득입니다.

  13. 리보리아 2012.08.29 15:1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삼실에서고양이를 키우게되서 더관심있게보구있어요
    얼마전 길잃은새끼 고양이를데리고와서
    큰고양와같이키우고있어요

  14. 리보리아 2012.08.29 15:20 address edit & del reply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삼실에서고양이를 키우게되서 더관심있게보구있어요
    얼마전 길잃은새끼 고양이를데리고와서
    큰고양와같이키우고있어요

  15. 새벽이언니 2012.08.30 13:49 address edit & del reply

    어려운 속은 어려운 이들끼리 안다. 라는 걸까요
    언제부터 이나라는 이렇게, 자기밖에 모르는 나라가 되어버린 걸까요

  16. 냐냐 2012.08.30 23:10 address edit & del reply

    닭이나 생선 부산 물들이 고양이 들에겐, 정체를 알수 없는 이물질을 섞어 만든 사료 보다 훨씬 좋은 건강식 이랍니다.
    이 사진들과 글을 보면 악으로 가득찬 사람들의 마음에 조금의 감동 이라도 일어 날까요...
    괜한 희망을 가져 봅니다.

  17. 미니 2012.08.31 13:19 address edit & del reply

    길고양이가 안 보이는 걸 동네 수준의 척도라고 믿는 사람들....ㅠㅠ
    사실 좀 못사는 동네, 달동네나 그런 곳의 주민들이 길냥이에 더 관대하세요..
    강남 아파트나 고급단지엔 발을 못붙인답니다...

  18. 블루민트 2012.09.03 15:16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습니다. 여행다니면 길에 있는 고양이들이 우리나라처럼 도망가는 곳은 거의 없었던 곳 같습니다.
    걍 무심하게 쳐다보던지 별 신경을 안씁니다.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거죠.

  19. 강은영 2012.09.03 20:42 address edit & del reply

    블러그를 볼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네요
    즐겨찾기를 해놓고 늘 보고 있습니다
    사랑스런 우리의냥이들 다른나라 사람들은
    살아았는 생명체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냥이둘을 대하는 모습애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언제나 우리나라는 달라질까요
    정말 안타까울 분입니다

  20. Favicon of http://h BlogIcon 라임 2013.09.21 08:01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 인간들 문화의식 진짜 마니 저급합니다. 역겨울정도로.

  21. 필명 2019.05.16 04:50 address edit & del reply

    조센징은 인간이라기보단 원숭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