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마을 대숲은 낙서숲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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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마을 대숲은 낙서숲인가


보이시나요? 뒤쪽의 푸른 대나무와 낙서로 도배되어 누렇게 죽어가는 대나무.

섬진강변에 자리한 광양의 매화마을에서는 오는 3월 16일까지
매화축제가 열립니다.
축제기간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매화마을을 찾아
꽃구경을 하고, 봄을 만끽할 것입니다.
그런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풍경이 있군요.
매화마을의 대숲 산책로를 걷다보니
길가의 대나무가 온통 낙서로 도배되어 있는 겁니다.
이건 숫제 대숲이 아니라 낙서숲이군요.
한번 보실까요?


"올해 결혼하자, 내가 지켜줄게"라고 낙서하신 분,
작년 3월에 낙서하신 것같은데, 결혼하셨나요? 왜 대나무에 대고 맹세를 합니까?


동구씨 이렇게 대나무에 낙서하는 여자는 믿지 마세요.
이런 낙서같은 사랑은 금방 지워집니다.


원빈이, 종은이 아빠! 정말로 아이들을 사랑하신다면
이렇게 낙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저 위에 만복이 아저씨!
왔다 갔다는 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만수무강, 복많이'라고 대나무에 기원하셨네요.
대나무는 이런 낙서로 만수무강에 지장이 많습니다.


권순영, 김명희 씨 2006년 3월 19일 왔다 갔네요.
누구나 왔다 갑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그걸 꼭 적어야 하나요.
그리고 강창순 씨 얼마전 3월 9일에 다녀가셨군요.
낙서하니 좋으신가요?


민정, 대영 님 대나무에 화이팅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나무에 낙서한 하트가 아니라
마음에서 넘치는 하트를 보여주세요.
아랫분은 하트에 만세까지 불렀군요.


사랑한다면 말로 하세요.
대나무 아프게 하지 말고.
당신이 사랑한다고 쓰는 동안 대나무는 피멍이 듭니다.


대나무는 낙서장이 아닙니다.
더더욱 하트 그리는 스케치북도 아닙니다.
매화꽃 보러 오셨다면 매화 구경만 하고 가세요.
당신들 때문에 매화마을 이미지 나빠집니다.

매화마을 매화축제의 피크가 될 이번 주말에는
또 얼마나 많은 낙서가 대나무를 괴롭힐 것인지.
그냥 구경만 하고 가시면 안되는 건가요?


운치 있는 매화마을 대숲 산책로. 낙서만 없다면...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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