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경험한 초강력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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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경험한 초강력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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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얀고비 사막지대에서 갑자기 회오리바람 몇 개가 합쳐지며 엄청난 모래폭풍을 형성했다. 사진의 가운데 하얀 점처럼 보이는 것은 두채의 유목민 게르다.

지난 주 몽골에서 초강력 황사가 발생해 46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이 초강력 황사의 진원지는 몽골의 중동부와 서부의 사막지대라고 전하고 있는데,
내 예상이 맞다면 서부의 사막지대는 바얀고비일 가능성이 높다.
나 또한 이번 5월 초 알타이를 여행할 때 바얀고비에서 초강력 황사를 경험한 적이 있다.
처음 황사는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황토색 모래가 공중으로 솟구치더니
몇 개의 회오리가 합쳐져 거대한 모래폭풍(인명피해나 가축피해는 황사발생의 첫단계인 모래폭풍일 때 가장 크다)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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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얼마간 도로에는 뿌연 모래먼지가 가득했다. 

사진을 찍고 있던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길안내를 맡은 몽골국립대 비지아 교수가 얼른 차에 타라고 손짓을 했다.
잘못하면 모래폭풍의 핵이 사람을 덮쳐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우리가 탄 차량까지 전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바라보던 거대한 모래폭풍은 엄청난 속도로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운전기사는 모래폭풍을 비껴가고자 엄청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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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모래폭풍을 피해 피난온 말들이 뿌연 모래먼지 속에서 잠시 쉬고 있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거대한 모래폭풍의 한자락이 단숨에 우리가 탄 델리카를 덮쳤다.
갑자기 차량이 휘청거리더니 옆으로 쭉 밀리는 느낌에
등줄기에서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렀다.
한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뿌연 모래터널.
흐릿한 시야 속으로 실낱같은 길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끼이익,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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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의 평화로워보이는 바얀고비 초원. 말이 물을 마시는 하천 너머로 거대한 사막지대가 보인다. 모래폭풍이 황사를 일으키는 황사의 진원지다.

모래먼지 속을 달려온 수십 마리의 말무리가 도로를 횡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말무리가 도로를 다 건너간 뒤에야 차에 타고 있던 일행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런 초강력 황사는 처음”이라고 내가 말하자 비지아 교수는
이 정도는 그냥 보통이거나 약간 강력한 정도지 초강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 초강력 황사바람은 초원에 풀을 뜯는 양떼를 날려버릴 정도라는 것이다.
어쨌든 바얀고비의 유목민에게는 이것이 그저 일상 수준의 황사일지 몰라도
경험이 일천한 내가 느낀 강도는 이 정도만으로도 초강력 황사나 다름없었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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