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와 경이, 접사로 본 지의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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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경이로움, 접사로 본 지의류의 세계


지난 1년 동안 틈틈이 ‘이끼’(명칭을 알 수 없는 이끼가 너무 많다)를
사진에 담는 작업을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지의류의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지의류는 이끼류와는 다른 개체로서
균류(곰팡이)와 조류(박테리아)의 공생체라고 보면 맞다.

다시 말해 곰팡이가 박테리아를 데리고 살면서 물을 공급하고,
박테리아는 곰팡이에게 광합성 작용을 통해 양분을 제공하며
두 집안 한 살림을 사는 거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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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이나 접시 모양(나자기류)의 지의류에 아침 이슬이 다닥다닥 매달려 있다.

사실 지의류는 지구상에 가장 먼저 나타난 생물체라 할 수 있다.
지의류는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에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환경을 조성해 줌으로써
‘생태계의 주춧돌’ 노릇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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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류는 곰팡이와 박테리아의 공생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지구 최초의 생물 탄생도
지의류가 나타남으로써 가능했을 것이다.
원시의 지구는 이산화탄소로 가득했을 것인데,
그것을 지의류가 흡수해 산소를 배출함으로써
지구는 산소가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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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이끼가 자라는 습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나자기류 지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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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구상에는 1만 5천종에 달하는 지의류가 있는데,
그것의 생김새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어떤 지의류는 그 길이가 무려 2m에 이르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지의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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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류는 사실상 지구상에 가장 먼저 나타난 생물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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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주로 흙과 나무, 바위 등에서 자라며,
남극과 에베레스트 정상에서도 생활과 생존이 가능한
유일한 생명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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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바위에서 자라는 고착형 지의류. 극지나 추운 곳에서 주로 자란다(몽골 툰드라 지역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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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류는 몇 가지 모양으로 나눌 수 있는데,
컵이나 접시 모양의 나자기(裸子器)류,
구형 또는 호리병 모양의 끝에 작은 구멍이 뚫린
피자기(被子器, 콩버섯목)류가 대표적이며,
이밖에도 실처럼 생겼거나 덩어리처럼 생긴 녀석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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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는 1만 5천여 종의 지의류가 있다. 그만큼 지의류의 생김새 또한 다양하다.

지의류의 몸체는 엽상체라 불리는데,
그것의 생존형태에 따라 고착형, 엽상형, 수상형 등으로 구분된다.
고착형은 주로 극지나 건조지 등의 바위 등에 많고,
엽상형은 땅 위에, 수상형은 다습한 지역의 물가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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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붙은 연녹색 지의류.

지의류는 툰드라 지역이나 북극에서 가까운 동토의 땅에서는
순록의 가장 중요한 먹이이기도 한데,
풀이 자라지 않는 땅에 사는 순록은 거의 전적으로
지의류에게서 먹이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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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딱지처럼 붙어서 자라는 지의류.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300여 종에 가까운 지의류가
사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끼와 마찬가지로 분류와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그것의 이름이나 특성 또한 거의 밝혀져 있지 않다.
베일에 가려진 신비 그 자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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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이끼처럼 붙어서 자라는 지의류.

하긴 지의류는 육안으로만 보아서는
그것의 신비로움이나 형태적인 특성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돋보기로 관찰하거나 접사를 통한다면
한 발자국 지의류의 신비로움 속으로 접근할 수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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