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금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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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금지 2


좌절, 절망, 포기, 슬픔, 우울, 배신, 고통, 참혹, 걱정, 이별, 실연, 시련, 아픔, 불행, 멸시, 조롱, 야유, 환멸, 무관심....세상에는 견디기 힘든 일도 많고, 견딜 수 없는 일도 많다. 고통과 절망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나 지금 힘들어!” 누군가는 입버릇처럼 죽고 싶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더 이상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어떤 시인은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고 말하고 또 어떤 시인은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야겠다”고 말한다. 삶은 복잡하지만, 생존은 단순한 거다. 살아남는다는 거. 절망이거나 고통, 그것 또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거나 특권이다. 죽음보다 고달픈 것, 그게 삶의 속성이다.

그저 갈 데까지 가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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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벽에 기대 풀썩 주저앉으며) 하루종일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군! 다리가 아프니, 머리가 아프고, 마음도 아파! 아프지 않은 삶이 있을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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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힘없이 벽에 기댄 채) 엄마 품에서 젖먹던 시절이 좋았지. 그 땐 내가 냥냥 울기만 해도 먹을 게 생겼는데. 누구나 ‘그 때가 좋았지’라고 여기며 살지. 어려운 시절의 행복한 기억들! 언젠가는 또 지금의 나를 그리워하며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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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담장 턱에 고개를 내리고) 이런 게 길고양이의 운명이란 건가. 길에서 나서 길에서 죽는 거. 길을 따라가다 결국 길이 되는 거. 제 설움으로 길을 만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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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담장 구석에 앉아) 이렇게 구석으로 떠밀린 삶. 음습하고 어두운 현실. 나의 절망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점점 더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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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바닥에 웅크려서) 어쩔 수 없는 밑바닥 묘생이야. 찬바닥에서 자고, 찬바닥에서 일어나 바닥을 뒹굴며 먹이동냥을 하거나 바닥에 버려진 음식 쓰레기를 찾아다니는 것. 그게 길고양이의 현실이지. 거부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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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며) 그렇다 해도 언제까지 이렇게 바닥에 웅크리고 있을 수만은 없지. 돌아다니지 않으면 쥐도 없고, 먹이도 없는 법. 배고프다고 눌러앉으면 배고파 죽게 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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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쓰레기 봉투를 살피며) 쓰레기 봉투라도 뒤져봐야 겠군! 더럽다고? 더럽다고 때려치우거나 바꿀 수도 없는 게 묘생이지. 참 묘한 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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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담장 위를 당당하게 걸어가며) 엄마는 말했지. 니가 이제 이 거리의 주인이라고! 그러니 주인답게 당당하게 걸어야지. 주저앉아 좌절한다고 먹이가 생기진 않으니까. 삶은 가는 것이고, 가는 동안 방법을 구하면 돼. 어떻게든 되겠지, 아님 말구, 그래 될대로 되라지... 지금보다 더 나쁠 순 없을 테니까.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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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boramirang.tistory.com BlogIcon Boramirang 2008.10.09 17: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기막힌 표정들이군여. ^^

  3. Favicon of http://arttradition.tistory.com BlogIcon 온누리 2008.10.09 18: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기가 막히네요
    참 나^^

  4. Favicon of https://soon1991.tistory.com BlogIcon 오드리햅번 2008.10.09 18: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표정들이 기가 막히네요.
    오늘 저의 구 체육대회가 있었어요.

  5. Favicon of http://roxanne.tistory.com BlogIcon 록샌 2008.10.09 18: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난번 '6남매 어미로 산다는것' 포스트때도 느꼈지만,
    웹 스크롤바을 이용한 아주 작은 단편영화 혹은
    어른들을 위한 사진동화를 보는거 같아요.
    글과 사진에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정말 감동입니다.그리고, 감사합니다.:-)

  6. 강바보 2008.10.09 19:00 address edit & del reply

    재주도 좋으시당..어떻게 저런 재밌는장면을 포착하셨을까 ㅎㅎ 잘보고 갑니다요~

  7. dream 2008.10.09 19:08 address edit & del reply

    길냥이들아 힘내라...

  8. 그라프 제플린 2008.10.09 19:42 address edit & del reply

    음.. 가장 중요한 아이템..

    담배와 소주병이 빠졌다.

  9. 2008.10.09 19:4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Favicon of https://egrim.tistory.com BlogIcon 이그림 2008.10.09 20: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너덜너덜한 찢어진 영화 포스터에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연기 잘 하네.. 쪼금은 섹쉬함까지..
    무관심과 이별과 멸시들.. 표정들 진짜 짱이다.. 구름님이 짱인지 길냥이가 짱인지..
    아웅~ 욱겨...못살겠다 ㅋㅋㅋ
    구름님 짱이야~~~

  11. 2008.10.09 20:1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Favicon of http://coolneko.tistory.com BlogIcon 앙탈고양이 2008.10.09 22: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작품하나를 보고 가네요..^^*
    길냥이의 포즈도 글도 ....
    길냥이는 연기 지도를 받으셨나 포스가 상당하네요..^^*

  13. 미니 2008.10.09 23:46 address edit & del reply

    님 글 늘 잘보고 있어요 ^^

    길고양이들의 거친 삶이 늘 안스러워요..ㅠ

    이제 날씨도 추워지는데.. 더 걱정이 되네요 ㅠ

  14. Favicon of http://kenneth.tistory.com BlogIcon kero 2008.10.10 08: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고양이들 대박이네요 ㅋㅋㅋ
    어케 사진들을 찍으셨는지.... 추천 올리고 갑니다. ^^

  15. Favicon of http://blog.daum.net/11757 BlogIcon 나먹통아님 2008.10.10 08:56 address edit & del reply

    몸을 벽에 기대고 머리 푹 수그리고 있는 저녀석 모냥이
    꼭 낮술 취한 부랑자가 길바닥에 철푸덕 ~ 주저 앉은 모습과 비스므리 하네요 ^ ^

  16. Favicon of https://chobo1.tistory.com BlogIcon Kay~ 2008.10.10 09: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수가 있을까요?
    정말 사진 맞나요? ^^ 궁금 궁금..

  17. Favicon of https://egrim.tistory.com BlogIcon 이그림 2008.10.10 19: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맨 위에 있는 사진 진짜 기막혀요..
    윗분 말대로 ...저거 진짜 사진 맞아효? ^^

  18. 2008.10.11 06:0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9. 인생은 행동 2008.10.11 13:04 address edit & del reply

    길냥이들에게 실제적으론 거의 아무런 도움도 못주면서

    그저 맘 속으로만 그들의 삶을 동정하고 가엾게 여기는 1인입니다. ㅠㅠ

    '인생은 행동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언제나 생각만 하고 있지 말고

    진정 행동으로써 길냥이들에게 도움을 주도록 노력해야겠어요.

  20. 레몬과자 2008.10.27 16:23 address edit & del reply

    아..어쩐지 찡한데요 ㅠㅠ

  21. 왜미 2008.11.04 20:55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들의 속내를 알 도린 없지만 이렇게 보니 뭉클합니다.

    길냥이들한테 잘해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