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낭만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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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낭만고양이


며칠 전 <단풍 구경 나온 길고양이>를 올린 적이 있다.
동네 공터에 다섯 그루의 은행나무가
온통 노랗게 물들어 낙엽을 떨구는 풍경을
길고양이 멍이와 얌이가
마치 사람처럼 구경하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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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서 서로 뽀뽀하고 있는 멍이와 얌이(위). 느긋하게 은행나무 아래 담장을 거니는 얌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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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1년 동안의 길고양이 작업을 하면서
가장 흥분해서 찍었고,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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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 담장에 앉아 사색에 빠져 있는 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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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뉴스에는 별로 노출이 되지 않았지만,
길고양이 작업을 지켜보았던 최측근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것도 이 작업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몇 번 더 은행나무 공터를 찾았다.
공터에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면서
멍이와 얌이는 부쩍 이곳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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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아예 떠날줄 모르는 멍이(위). "고양이 단풍구경 하는 거 첨 보냐?" 하는 표정으로 야르릉거리는 멍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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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이 가을을 타는 것인지,
길고양이도 가을의 낭만을 느껴보려는 것인지,
공연히 가을이 되니 센티멘털해진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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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신기한듯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은행잎을 구경하는 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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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잘 가지도 않던 은행나무 구역을
이 녀석들은 요즘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온몸으로 가을을 느끼며 즐기고 있었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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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는 담장 위에서, 때로는 담장 아래서 가을의 한때를 즐기는 멍이(위)와 멍얌 형제(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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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시킨 적도 없는데,
녀석들은 한참이나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구경하였고,
사색에 빠져 산책을 즐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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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와 얌이가 낙엽이 떨어진 골목을 지나 은행나무 공터로 달려가고 있다(위). 언제나 둘이 함께 다니는 멍얌 형제와 달리 낙엽 떨어진 공원 한켠에서 가을을 즐기는 솔로 고양이 한 마리(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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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닷새에 걸쳐 나는 녀석들이 은행나무 공터에서 노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대체로 그것은 흡족했고,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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