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길고양이의 물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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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물이 필요해

 


겨울은 길고양이에게 시련의 계절이다.
몇 차례 눈이 내리고 강추위가 몰아닥치면
길 위의 먹을만한 모든 것도 다 얼어버린다.
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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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눈이 녹자 무럭이 녀석이 눈 녹은 물로 목을 축이고 있다. 물에 비친 녀석의 모습이 꽤 그럴듯해 보인다.

그릇이나 웅덩이에 고인 물은 물론 개울의 물까지 얼어버리고 나면
길고양이는 난감하다.
도심의 길고양이에 비해 시골의 길고양이는
물을 구할 곳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겨울에는 사정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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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묻은 물을 털어내는 무럭이.

얼마 전 무럭이 녀석은 밭이랑에 둘러씌운 비닐에 고인
한줌 정도의 물을 마시고 있었다.
밤새 땅 위의 물이 꽁꽁 얼어버리자
녀석은 볕이 잘 드는 밭이랑으로 가 비닐에 고인 물을 마셨다.
지열이 올라오고 볕이 내리쬐어
비닐에 고인 물이 먼저 녹는다는 것을 녀석도 알고 있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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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고양이와 함께 장독대 항아리에 고인 빗물을 마시는 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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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 무던이와 무심이는 주황대문집 마당 수돗가에서
얼어붙은 물을 녹여 먹고 있었다.
눈이 내리고 나면 길고양이는 눈이 녹기를 기다려
눈 녹은 물로 목을 축인다.
아예 개울로 내려와 물을 마시는 녀석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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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대모)가 하는대로 방법을 익힌 고등어 녀석이 항아리에 고인 물을 마시고 있다. 

가만이는 종종 도로를 건너 3미터가 넘는 개울담에서 개울로 내려뛰어
개울물을 마시곤 한다.
과거 무지개다리를 건넌 봉달이도 영역이 개울이다보니
자주 개울에서 물을 마시곤 했다.
요즘 아기고양이를 이끌고 먹이원정을 다니는
대모는 돌담집 장독대 항아리에 고인 빗물로 식수를 해결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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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에 고인 물을 마시는 무럭이(위). 마당의 수돗가에서 언물을 마시려는 무던이(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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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이와 무심이가 수돗가에서 언 물을 혀로 녹여 먹고 있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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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아기냥이와 함께 항아리에 고인 물을 마시는 모습은
안쓰러움보다도 꽤 아름다워 보였다.
대모가 먼저 항아리 목에 발을 걸치고 물 마시는 시범을 보이자
아기고양이가 따라서 엄마가 하는대로 물을 마셨다.
길고양이도 사람처럼 신선한 물을 좋아하지만,
사정은 그렇지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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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아기고양이 마당의 물그릇에 물 마시러 나왔다(위). 무지개다리를 건넌 까뮈가 과거 길 웅덩이에 고인 물을 마시던 모습(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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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는 빨래를 하고 버린 세제가 섞인 오수를 마시는 고양이도 있고,
쓰레기 침출수에 가까운 물을 마시는 녀석들도 있다.
그런 오염된 물을 마시고 병에 걸리는 녀석들도 많다.
모든 게 얼어붙었다고 물을 마시지 않으면
녀석들도 탈진할 수밖에 없으므로
오염된 물일지라도 일단 먹을 수밖에 없다.

날이 추워질수록 길고양이의 식수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 길고양이 보고서:: http://gurum.tistory.com/
* 트위터:: @dal_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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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기 2010.12.24 09:44 address edit & del reply

    아침에 나오깐 물이 얼었던데...
    추위가 짧게 짧게 지나갔음 좋겠네요
    모든 길고양이의 안녕을 빌어봅니다~
    달리님도 주말 잘 보내시길

  3. 마음아프네요.. 2010.12.24 10:10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에겐 그깟 물 한 방울이지만 그들의 삶에 필수적이고 갈망적인 것이네요... 모두들 이 힘든 겨울 잘 지내나가길~~~

  4. 벼리콩 2010.12.24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까뮈...또 하나의그리운 이름...
    오늘부터 또 춥다는데...
    우리냥이들 무사히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5. 페라 2010.12.24 11:02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밤부터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만 오늘 장난 아니게 춥네요.
    언젠가, 고양이들에게 얼마나 물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의 글을 읽은 후,
    사료와 함께 물을 꼭 챙겨 주고 있는데, 겨울이면 곧 얼어버려 정말 안타까워요.
    그래서 겨울에는 조금 뜨겁게해서 물을 주곤 하는데 이런 추위에는 바로 얼어 버릴테죠.
    예전엔 겨울을 그닥 싫어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정말 싫은 계절이 되버렸어요.
    암튼 몇 개월 후다닥 지나가 버리기만을.......
    글구 냥이들이 무사히 견디기만을....

  6. 봄봄 2010.12.24 11:16 address edit & del reply

    연이틀째 사료가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네요,,,,,밥먹으러오던 냥이들이 이사를 간건지 아니면
    혹시 너무 추워서 뭔일들 당한건지,,,,신경이 쓰입니다
    별일없어야 할텐데,,,,

  7. 은도리 2010.12.24 11:45 address edit & del reply

    않그래도 오늘 아침에 물이 너무 꽝꽝 얼어서 걱정했어요.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8. Favicon of https://bucheon.tistory.com BlogIcon 판타시티 2010.12.24 11: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길고양이들 물은 어찌 먹나 걱정했는데...
    깨끗한 물 좀 길에 놓아주어야겠어요~

  9. 또웅이 2010.12.24 12:03 address edit & del reply

    물을 정말 많이 먹더라구요... 예전엔 어떻게 먹었을지 생각해보면 마음이 울컥해요...

  10. nameh 2010.12.24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젯밤엔 추워서인지, 밥먹는 녀석들중에 한 마리만 겨우 봤네요.. 물도 신경써야겠군요..

  11. 별아 2010.12.24 13:47 address edit & del reply

    까뮈야... 흑...

  12. 미니 2010.12.24 14:22 address edit & del reply

    집냥이들은 있는 물도 안 마셔서 육수를 주니 분수를 설치해주니 야단인데...
    날이 너무 추워서 길냥이들 사료와 물을 같이 놔두어도 금방 얼어버려요..ㅜㅜ

  13.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2010.12.24 14: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냥이들이 무사히 겨울을 잘 나야 할텐데요..

  14. 야옹 2010.12.24 14:49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물을 줘도 금방얼어버려서 애들이 못먹더라구요 ㅠㅜ

  15. 미리내 2010.12.24 19:59 address edit & del reply

    대모가 애기랑 물 마시는 모습을 보니 예전 대모네 식구들이 축사의 소지랑물 마시던 그아픈 모습이 다시 생각 납니다 참 길위의 애들에겐 이세상의 4계절중 맘이 편안한 그런 계절은 어찌 한계절도 없는지...언얼음물을 마시려는 아가들 보니 올1월 이웃 언니집에 들어온 길아이가 혀가 반밖에 없어서 혹시 학대의 후유증인가 해서 병원에 가서 알아보니 목이 말라 얼음을 햛다가 혀가 상한것이라고 ....

    • 유스티나 2010.12.27 20:37 address edit & del

      가엾어라.....ㅠㅠ 겨울은 이래저래 정말로 길에 사는 아이들에게 힘들기만 한 계절이군요. 오늘도 내일도 무사히.. 아가들이 버텨주기만을 바랍니다.

  16.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10.12.24 21: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행복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구요~~
    2010 티스토리 우수 블로그 선정되신거 너무 너무 축하드립니다.

    • 별아 2010.12.25 11:27 address edit & del

      저도 축하드려요, 기사는 어디서 읽을 수 있나요?

  17. 냥이족 2010.12.24 23:27 address edit & del reply

    밥 못지 않게 길냥이들에게 중요한 게 물...
    정말 동감한다능...
    올 겨울은 특히 춥다는데, 모두모두 무사히 올 겨울 잘 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18. 동물들은.. 2010.12.25 09:41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건 강아지건..그 외 다른 동물이던.. 다음 생애에 꼭 태어난다면 부유하고 따뜻한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램을 항상..생각하고 있지요..
    이 추운 겨울날..아무쪼록 잘 보냈으면 합니다..

  19. 도곡동 2010.12.25 18:51 address edit & del reply

    위에 미리내님 사연 보니 참 슬픕니다.... 불쌍한 길냥이들....

  20. 장홍석 2010.12.28 19:39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람도 마찬가지더이라..

  21. 별이초롱 2010.12.30 00:3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까뮈네요. 반갑고도 가슴이 먹먹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