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봄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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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봄나들이



 

우리 동네 고양이 달타냥이 오늘은 봄나들이에 나섰다.
그래봐야 기껏 파란대문집 인근을 돌아다니는 것이지만.
오랜만에 녀석과 산책이나 하자고
파란대문집을 기웃거리는데,
기다렸다는듯 녀석이 냥냥거리며 대문을 박차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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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좋다...이 집은 몇 평이나 될까... 저기 마당가에 살구나무라도 심으면 좋을텐데..."

대문 앞에서 으냐앙, 소리 높여 우는 것이
요즘 왜 그리 뜸하냐고 섭섭해 하는 것만 같다.
그래그래 우리 꽃구경이나 가 볼까?
내가 소복하게 핀 꽃잔디에 눈길을 주자
녀석은 새침하게 앉아서 자기를 봐 달라고 또 냥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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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가자면서...꽃이나 찍고...완전 삐짐이야!"

이번에는 활짝 핀 앵두나무꽃 고샅으로 자리를 옮긴다.
네댓 그루의 앵두나무가 만개해서
바람이 불 때마다 꽃비가 내리는 고샅이다.
달타냥 녀석은 하늘에서 꽃잎이 자꾸만 떨어지는 게 마냥 신기한지
한참이나 위를 올려다보다가
주위를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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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꽃은 무슨....사료나 줘...꽃구경도 식후경이란 말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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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갑자기 텃밭으로 들어가 땅을 파기 시작한다.
꽃이고 나들이고 화장실이 급했던 모양이다.
볼일이 끝나자 이번에는 녀석이 앞장을 섰다.
녀석은 늘 그래왔다는 듯 스스럼없이 남의 집 구경을 한다.
전원주택 마당에 들어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새로 생긴 화단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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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할머니 제가 좀 바빠서...다음에 놀아드릴게요.."

꽃구경이나 가자고 꼬드겼더니
이 녀석 부동산에서 나온 사람처럼 집구경만 한다.
나를 끌고 다니며, 음...여긴 터가 별로야...
이 집은 마당이 너무 좁아... 그러듯
자꾸만 집구경이나 하잔다.

* 고양이 산책::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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