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하우스 길냥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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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하우스 길냥이 아빠


고양이 하우스 지붕에 올라가 있는 길냥이 두 마리.

우리 동네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고양이 하우스가 있다.
말 그대로 고양이가 사는 하우스가 있다는 말이다.
이 하우스는 박스나 포장재를 보관하는 자재 창고이자 사무실인데,
철근 구조물에 비닐막을 씌워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고양이 하우스 지붕에 다섯 마리의 길냥이가 따뜻한 봄볕을 즐기고 있다.

여기에는 모두 여섯 마리의 길고양이가 함께 산다.
온몸이 새까만 깜장이를 비롯해 삼색이, 젖냥이,
새끼를 포함한 주황이 식구 세 마리.
여기에다 수시로 먹이 동냥을 오는 길냥이도 네 마리나 된다.

이곳이 고양이 하우스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늦가을부터이다.
하우스에서 포장용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진원 씨는
작년 늦가을에 처음으로 길고양이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원래 집냥이었던 깜장이. 누군가 버리고 간 유기 고양이를 이제껏 이진원 씨가 거두어 키워왔다.

어느 날 저녁 퇴근을 하려는데,
문앞에 배고픈 길고양이 한 마리가 냥냥거리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에 이진원 씨는 가여운 생각에 먹이를 주었는데,
이튿날부터 녀석은 하루도 빠짐없이 하우스를 찾아와
먹이 동냥을 하더라는 것이다.

당시 동냥을 오던 길고양이는 새끼를 배고 있었는데,
추운 겨울에 녀석이 길거리에서 새끼를 낳는 것이 안쓰러워
이 씨는 길고양이를 거두어 집으로 데리고 갔다.


고양이 하우스 지붕에서 놀고 있는 길냥이들.

‘별님이’로 이름붙인 이 길고양이는 얼마 전
모두 여섯 마리의 어여쁜 새끼를 낳았는데,
사실상 이 씨의 고민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태어난 지 약 6개월된 새끼 길냥이.

사무실이 있는 하우스에도 현재 여섯 마리의 길고양이를 거두어
먹이를 주며 자유롭게 키우고 있는데다
집에서도 일곱 마리의 길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컸다.

하우스에서 거두어 키우는 여섯 마리의 길냥이와
먹이 동냥을 오는 네 마리의 길냥이에다
집에서 키우는 일곱 마리의 길냥이까지 합치면
무려 그가 관리하는 길냥이가 무려 17마리나 되는 것이었다.


두 마리의 주황이 새끼를 거느린 주황이 어미는 얼마 전부터 계속 하혈을 하고 있지만, 포획이 잘 안되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씨는 하우스에 사는
젖냥이와 깜장이에게 얼마 전 중성화 수술을 시켜 주었고,
다른 길냥이들도 한두 번씩 동물병원을 데리고 다녔는데,
그동안의 병원비만 해도 적지 않게 나갔다.


주황이 새끼와 어미가 고양이 하우스 박스 위에 올라앉아 있다.

그런데다 작년 늦가을부터 지금까지
17마리 고양이에게 들어간 사료값까지 합치면 무려 200여 만원의 돈이 지출되었다고 한다.
비닐 하우스에서 포장용기 사업을 하는 그로서는
길고양이에게 나가는 돈이 부담이 될 정도인 것이다.


젖소 무늬가 있는 이 젖냥이도 고양이 하우스 식구다.

해서 집에서 낳은 고양이 새끼 세 마리는 분양 신청을 받았고,
나머지 세 마리도 분양을 할 예정이다.
"집에서 낳은 새끼 고양이 3마리, 하우스에 있는 2~3마리 길냥이 분양해갈 사람만 있다면 언제든지 분양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분양받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양이 하우스 식구는 아니지만, 이따금 먹이 동냥을 오는 길고양이.

길고양이와 인연을 맺은 죄로
이제껏 길냥이 아빠의 삶을 살아온 그였다.
하지만 혼자서 17마리의 길고양이를 다 거두어
보살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양이 하우스를 가끔씩 찾는 길고양이.

한달 전부터 나는 가끔 고양이 하우스를 찾아가
그곳에 사는 길고양이들을 만났고,
길냥이
아빠로 살아가는 이 씨와도 가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나는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진즉에 알리고 싶었지만,
그는 손사래를 쳤다.
만약에 이곳의 위치가 밝혀지면 더 많은 집냥이들이
이곳에 버려질 것이 염려가 되었던 것이다.


이진원 씨는 얼마 전 깜장이에게 중성화 수술을 시켜 주었다. 본래 집냥이었던 관계로 하우스에서 끝까지 보살필 예정이다.

실제로 고양이 하우스에서 이 씨와 가장 친하게 지내는
깜장이는 집냥이로 살다가 버려진 유기 고양이었다.
그것을 이 씨가 거두어 이제껏 키운 것이다.
누군가 길냥이 아빠의 부담을 조금만 덜어준다면, 그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 이진원 씨의 사진이나 위치 정보가 될만한 사진은 그가 원하지 않는 관계로 싣지 않았습니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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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재롱이 2008.04.02 23:20 address edit & del reply

    행한대로 복받으실껍니다. 냥이는 보은의 동물이니까.

  3. 냥이맘 2008.04.03 00:02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길고양이 키우는데.http://cafe.daum.net/ttvarm<--한국고양이 협회거든요
    여기서 2-3달에 한번씩 사료 싸게 팔구요.저도 여기서 사료사서 길냥이들 돌보고있어요,
    그리고 이사이트에 17마리 키운다고 도움달라고하면 도움주고든요. 사이트 한번들어가보세요.
    그리고 http://cafe.daum.net/kitten <---이사이트는 길냥이들 무료 TNR 해주니깐.두사이트
    모두 들어가보면 많은 도움 받으실꺼에요.길냥이들 키우시느라 고생많으십니다~^^;

  4. 2008.04.03 00:0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두블링 2008.04.03 00:23 address edit & del reply

    010-5140-2084 냥이 한마리 분양받고싶은데요 새끼냥이도 좋고 큰냥이도 좋아요^^ 집에 고양이 한마리 8살짜리 키우고있는데 제가 직접 함 보고 데려올수있을까요? 연락처 알려주시면 따로연락드릴게요.. 여긴 서울이구여.. 넘 멀지만않으면..^^;; 수고하세요

  6. 쏭쏭 2008.04.03 00:29 address edit & del reply

    중성화한 냥이는 외출냥이로 키우시겠다는 건가요?
    그러면 퀴커팅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어디 잡혀가서 안락사라도 당하면 어떻해요..

  7. 2008.04.03 01: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8. 박지연 2008.04.03 07:13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도 이른 아침을 우리 씩씩한 길냥이들과 시작해 봅니다..저도 여인숙님처럼 우리동네 아가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기 시작했답니다..제가 제일이뻐라하는 우리 안녕 고양이..제가 주차장에 나타나 냐옹~~이러면 나타나 안녕을 해주지요,,ㅎㅎ좋은일 하시는 하우스냥이아버님..존경합니다,,

  9. 2008.04.03 08:0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0. 로지 2008.04.03 09:12 address edit & del reply

    길냥이 아빠님의 사연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너무 감사드리구요~ 길냥이 중성화 수술은 후원병원을 통하면 많이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길냥이 아빠님 계시는 동네 근처에 후원병원이 꼭 있었으면 좋겠네요~ 고양이보호협회 http://cafe.daum.net/ttvarm 에 들어가시면 지역별로 후원병원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냥이 입양은 보통 다음 냥이네나 네이버 고양이라서 다음이야 같은 고양이 카페를 통해 많이들 보내신답니다. 회원이 많아 입양이 좀 쉬운편이구요.. 혹시 모르니 올리신 이 글을 고양이 카페로 퍼가볼께요~ ^^

  11. 2008.04.03 09:1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2. Favicon of http://blog.daum.net/11757 BlogIcon 나먹통아님 2008.04.03 09:30 address edit & del reply

    17 마리나 되는 냐옹이들이 한곳에 몽땅 몰려 있눼
    대부분의 냐옹이들은 한곳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뱁이 거의 없는디...
    하여간 포토베스트에 올라온 냐옹이 기림을 클릭 했더만 또 이곳으로 푸웅덩 ~ ^ ^

  13. 2008.04.03 10:1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지니 2008.04.03 13:2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9마리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요..

    처음 새끼 때만 돈이 좀 많이 들었구요..지금은 한달에 약 30만원 정도 가 듭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제게 내려온 천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고양이를 키우고 사랑하는 사람들이...그리고 끝까지 반려자로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늘어 나서..

    더이상 버려지거나 고통당하는 고양이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이 포스트를 올리시는 분도 존경 하구요~

    17마리의 아빠이신 그 분도 정말 정말 존경 합니다~~^^

    짜이요!!!!

  15. 2008.04.03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6. 2008.04.03 23:1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7. 2008.04.05 02: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8. BlogIcon 알로하~* 2008.04.09 11:40 address edit & del reply

    우연히.. 들어오게되었는데, 사랑스런 냥이들의 사진과 마음 따듯해지는 글들이 많네요... 바로 즐겨찾기 해 두었습니다..ㅎㅎ

  19. 아멜리에 2008.04.12 23:53 address edit & del reply

    반갑습니다. 저도 길냥이를 데려다 기르고 있어요. 같이 산 지가 이제 10개월...
    이 전에도 길냥이들을 데려다 길렀었구요.
    지금 형편상 한 마리 밖에 못 기르는데요.. 냥이들을 넘 좋아해요.
    이 아이들이 다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합니다.
    저도 이 블로그 즐겨찾기로 해두었습니다.

  20. 2008.06.03 18:1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1. 냥이 2008.11.24 07:34 address edit & del reply

    우연히 다른 분의 소개로 들렀다가 마음에 와닿는 포스트들 많이 보고 갑니다. 이분 도와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금이나마 보태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