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염작렬 길고양이 먹이구애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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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작렬 길고양이 먹이구애행동


흔히 발정기를 맞은 고양이가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을
‘구애행동’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수컷은 암컷 앞에서 목청을 높여 세레나데를 부르곤 하는데,
사람의 귀에는 이것이 썩 유쾌하지 않은 아기울음소리로 들린다.

고양이는 사람에게도 구애행동을 보이는데,
가끔 쓰다듬어달라거나 배를 만져달라는 사인을 보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먹을 것을 내놓으라는 구애행동을 한다.
주방의 조리대 앞에 드러누워 배를 보이면서 요염하게 ‘앙~앙~’거릴 때는
십중팔구 먹이를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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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새댁네 막내 삼색이의 귀염작렬 먹이구애행동. 녀석은 앉아 있으면 내 무릎 위로 올라오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집냥이를 키워본 애호가는 느꼈겠지만,
고양이의 먹이 습성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만일 맘에 들지 않는 먹을거리라도 내놓으면
고양이는 주인이 보는 앞에서 ‘나보고 이 따위를 먹으라구?’ 하면서
매정하게 휙 돌아서버린다.
더러 ‘고기 내놔!’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녀석도 있다.
녀석들은 주인의 주머니 사정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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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새댁네 노랑둥이들은 내가 먹이을 줄 때까지 계속 뒹굴고 뒤집는 행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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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길에서 사는 길고양이의 처지는 먹이를 탓할 처지가 아니다.
그러니까 녀석들은 누군가 먹이를 주는 것에 감동하고 고마워해야 한다,
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녀석들 또한 자존심 강한 고양이인지라
누군가 먹이를 주면 ‘역시 난 먹을 자격이 있어’ 하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먹이를 먹어준다.
이건 어디까지나 먹어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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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가 길 위에서 이렇게 몸을 뒤집고 뒹구는 것은 연대감을 느끼는 상대에게 '먹이를 내놓으라'는 일종의 의사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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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꾸준하게 먹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는
이 녀석들의 태도도 달라진다.
길고양이 또한 집냥이와 같은 애교백배 구애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껏 길고양이의 숱한 먹이구애행동을 보아왔지만,
노랑새댁 식구들처럼 단체로 귀염작렬하는 녀석들은 처음 봤다.
이 녀석들은 체면불구하고 길바닥에서 뒹굴고 뒤집고 꼬리치고 심지어 내 신발까지 핥아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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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둥이의 어미인 노랑새댁조차 아기냥들이 없을 때는 이렇게 아기냥보다 더한 애교를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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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녀석들이 하는 행동은 내 가랑이 사이를 지그재그로 왔다갔다 통과하며
부벼대는 행동이다.
다음으로는 내 앞에 발랑 드러누워 이리저리 몸을 뒤집으며 애교를 떤다.
처음 봤을 때 휴지를 먹고 있던 휴지냥은
내 발밑으로 와 신발을 물어뜯기도 하고,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기기도 한다.
노랑새댁네 녀석들 중에 가장 애교 많은 녀석은
막내 삼색이다.
녀석은 내가 앉기만 하면 무릎 위로 올라와 안아달라는 자세를 취한다.
가끔은 내 손을 핥고 카메라 렌즈까지 침을 묻혀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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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길고양이의 '가랑이 통과하기'는 친근한 상대에게 자주 하는 행동이지만, 먹이를 달라는 의사표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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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때는 서너 마리가 한꺼번에 내 앞에서 뒤집기와 뒹굴기를 선보인다.
이 녀석들의 어미인 노랑새댁마저 가만 있는 성격이 아니다.
노랑새댁은 새끼들이 있을 때는 체면을 차리느라 가만 있다가도
가끔 혼자서 나와 만나거나 새끼들이 한눈을 팔기라도 하면
오히려 새끼들보다 더 심하게 몸을 뒹굴고 뒤집는 행동을 한다.
그러다 새끼들이 나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점잔을 떤다.
아마도 새끼들의 귀염작렬하는 먹이구애행동도 다 어미를 닮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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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녀석들은 내 신발을 물어뜯거나 핥고,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기도 한다.

이 녀석들의 예상치 못한 또다른 행동은
먹이를 준 뒤에도 계속된다.
노랑이네 식구들 중 막내 삼색이와 휴지냥은 내가 자리를 뜰 때까지
주변을 맴돌다가 내가 떠나면 기어이 배웅을 하고서야 먹이 앞으로 다가선다.
노랑이네 식구들 중에서도 오직 이 두 녀석만 그렇게 한다.
물론 너무 배가 고픈 날은 ‘알아서 가세요’로 돌변하지만...
‘배웅하는 고양이의 자세’는 길고양이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자세인 것이다.

* 웃지 않으면 울게 된다:: http://gurum.tistory.com/
Trackback 1 And Comment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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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맹이 2009.01.15 19:45 address edit & del reply

    노랑새댁식구들 너무 반갑네요^^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3. ㅎㅎ 2009.01.15 20:23 address edit & del reply

    먹이를 달라는게 아니구요 님이 좋다는 애정표현입니다. 항상 경계 태세를 갖추고 살아가야 하는 길고양이에게 드러눕거나 배를 보이는 행동은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행동이지요. 상대방에게 신뢰와 애정을 표현할 때만 저렇게 배를 보이고 뒹굴거리는 것입니다.

  4. 길냥이 2009.01.15 22:15 address edit & del reply

    프라그마님 저도 해봐야겠어요^^ 길냥이에게 사랑을~

  5. 렌디행복비쥬 2009.01.16 01:13 address edit & del reply

    ㅠ_ㅠ 아이구, 부러워라... 저희집 냥이님은 뒷산에 버려져 초딩들의 괴롭힘을 당하다가 저희 교회 아이들한테 구조되어 결국 저한테 온 녀석인데요... 정말 새침하고 도도한 분이십니다...ㅠ_ㅠ 키운지 이제 1년 반이나 지났는데, 1년 지나고나서야 겨우 제 손길 허락하시더군요...ㅠ_ㅠ 좋아하는 건 오직 울집 작은 요크셔 테리어들 뿐...^^;; 또 저는 길냥이들 볼 때마다 거의 매번 조심스레 다가가 친해지려 하는데 애들이 절 항상 싫어하면서 도망가서 정말 고양이의 애교를 보는 것이 소원입니다...ㅠ_ㅠ 딱 한 번 너무 아파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고양이를 구조한 적은 있는데, 건강해진 것 같다가 일주일 후에 하늘나라 가서 얼마나 울었는지...ㅠ_ㅠ 아, 생각해 보니 이 녀석은 그래도 상당히 애교있는 편이었네요... 그래서 떠났을 때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쨌든 길냥이들 보살펴 주시고 그들과 친구가 되어주시는 분들, 신기하고 존경합니다... 난 언제나 냥이들한테 환영 받아보나... 크흑...

  6. 이쮜 2009.01.16 02:03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들이 하나같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저도 집에서 턱시도 한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만..
    길고양이보고서를 보다보니... 눈물이 납니다. 길고양이들의 운명이라는것이...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들이..
    길고양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집니다.

  7. 정재연 2009.01.16 05:26 address edit & del reply

    어머 너무 귀여워요. 꺄아아아아아아아~~~~~~~~~~~~~~~~~~~~~~~~~~~~~~

  8.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1.16 09:56 address edit & del reply

    봐도 여전히 이쁜것들..
    인형같이 깜찍해요. 구름님만 보면 저렇게 애교를 부리니.. ㅎㅎ

  9. Favicon of http://asdjkl BlogIcon 와우 2009.01.16 18:19 address edit & del reply

    길냥이에게 밥을 주면서 저런모습은 본적이 없는데.. ㅎ 정말 신기하네요 ㅋ 저희집 냥이도 잘 안보여주는 애교를 0ㅂ0 제가 밥주는 길냥이들은 저를보면 그냥 울기만하던데... ㅎ

  10. 에스프리 2009.01.17 20:55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 고양이 망구스와 코비를 보는것 같아요
    너무 닮았서.....
    사랑스러운고양이
    모두들 미워하지 마세요

  11. BlogIcon 사피아 2009.01.17 22:00 address edit & del reply

    냥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는 님은 세상 부러울게 없겠어요...천국에 재물을 쌓으시는 모습입니다..저도 한국가면 불쌍한 고양이들을 돌보고 싶어요...아파트 일층에 살아야할것도 같고 아님 주택에 살아야할것 같아요...밥을 주려면요

  12. 조니 2009.01.18 03:16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강아지를 키우는데.. 고양이는 솔직히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근데 얼마전 동네에서 고양이 한마리를 봐서 가끔 먹을 것 챙겨주고 그랬는데.. 어느날 그 고양이 말고 첨 본 고양이가... 길을 지나는 절 보더니 배를 홀라당 뒤집으면서 드러눕는거에요. 고양이의 습성을 모르는 나로선, 깜짝 놀라면서 왜 이러지... 하면서 빨리 갔거든요. 무섭길래... 왜 그랬을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이글 땜에 궁금증이 풀렸네요.. 님의 사진들과 글을 보니 고양이한테 관심이 막 가네요.. 넘 귀여워요...

  13. 힝.. 2009.01.18 03:20 address edit & del reply

    고양이 안키워본사람들이 고양이를 잘모르는거같네요.

    마치 개는 사람을 문다 라는 식의 잣대인듯

  14. 123213 2009.01.18 05:40 address edit & del reply

    앜!!!!!! 진짜귀엽내요 ㅋㅋㅋㅋㅋㅋ 껴안고 부비부비해주고싶어요

  15. dueol 2009.01.18 21:50 address edit & del reply

    길고양이와의 인연... 때는 초겨울...허름한 곳에서 자취할 때 자정이 넘어서 계속 고양이가 울고 있길래 대체 왜 그러나하고 나가서 찾아봤더니, 노란 새끼괭이 한마리가 구석에 처박혀서 울고 있더랬죠. 어미를 잃은 듯해서 먹을 것이라도 주고 놔줘야지하고 근처 편의점에서 소세지를 우선 산 다음 할퀴고 물까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잡았는데 그냥 힘없이 잡히더라구요...-_-; 그리고 틈만나면 도망가려는 녀석에게 소세지를 입근처에 계속 갖다대니, 결국엔 먹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도망가려고도 안하길래 잠시 풀어줬더니 제 얼굴에 지 코를 접촉하고 냄새를 킁킁...그 순간 머리 속에 너무 정들었다는 경고가 딱 켜져서...(동물키울 형편이 못됐지요..)ㅠㅠ 다시 데리고 나가 원래 있던 자리에 두고 돌아섰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뒤에서 애처롭게 울기 시작하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길래 뒤돌아 봤더니 자리에서 뛰어내려서 차마 따라오진 못하고 울고 있더군요. 결국 데려오지도 못했고 그 때의 후회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그 녀석이 킁킁댈 때 났던 고양이 입냄새가 떠오르네요..ㅠㅠ 후기--다음날 아침 그곳을 지나가는데 바로 근처에 살던 아가씨가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못 잤다고 고양이 좀 쫓아내달라고 해서 봤더니 역시나 그 새끼괭이...다시 잡아다 다른 곳에 뒀죠...다행인지 불행인지^^; 절 기억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16. 붕뎅이뚱 2009.01.19 10:11 address edit & del reply

    넘 이쁜 노랑이네 식구들~^^@ 아주 애교도 10점 만점에 10점이네요. 냥이나 사람이나 애교도 유전인가 봅니다. ㅋㅋ 전 저희 엄마 닮아서 애교가 없나 봐요^^;;

  17. 너무 귀여워요 2009.01.28 21:20 address edit & del reply

    호야랑 마야 그리고 쿠로 이녀석들도 저희집으로 왔던녀석인데..
    조금이라도 늦게 집에 오는날은 계단서 기다리다 한마디씩 합니다.
    >ㅁ< 왜이리 늦은거야?? 나 배고파 빨리 밥줘!! 하고 하듯이 올라가는 계단을 쫒아오면서 한마디씩 하더라구요.
    ㅎㅎㅎ 2년을 주고 지금은 이사를 와서 못주지만 다행히 아랫집 아주머니께서 바톤터치를 해서
    먹이를 챙겨주시더라구요. 그래도 눈이 오거나 바람이 엄청 부는 날이면... 걱정부터 앞서는 마음이 크더라구요.
    저런 애교는 못받아보고 만지지도 못해봤지만 ㅡ.ㅠ 냉정한 것들.. 그녀석들이 제게준 기쁨이 너무 너무 커서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죠 ^^

  18. 밀크사랑 2009.02.19 18:54 address edit & del reply

    저희집 근처에도 고냥이들이 항상 몰려서리 ..어느날은 임산부 고냥이 까징 그래서 넘 안된생각에 먹이을 주곤햇습니다 상자에 옷도 깔아서 뒷켵에 뒀더니만 보금자리을 만들었더군요 두마리을 낳앗고 한마리는 너무 소리소리을 질러서 밥 달라고 제가 일어나는 시간을 귀신처럼 알고 항상 문을 박박 끍더군여 샷시문이거든여 그래서 암튼 맬 맬 먹이을 주곤했습니다 . 하나는 너무 영악하고 먹이쟁탈전을 벌였고 한마리는 가엾게도 항상 약자처럼 못 먹었죠 안스런 생각에 ..ㅜ 어느날 한마리가 죽었어요 원인을 모르겟어요 .지금도 .. 약자여서 더 안타깝고 마음 쓰이던 녀석인대 ..지금쯤 천국에 가있겟죠 .그리고 그후에 나머지역시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 사실은 맨첨엔 귀여운 맛에 먹이을 주곤 했는대 윗집 아랫집 동네에서 먹이 놓아준다고 얼마나 시꾸러웠는지 ..쩝 누가 약을 놓은거 같기도 하고 ...님 고냥이 사진 보면서 항상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 좋은 사진 많이 찍으시길 ...늘 행복하세요

  19. 해마 2010.09.29 22:51 address edit & del reply

    어라; 오늘 산 책보고 이리저리 길냥이에 관련된 글 검색하다가 들어왔는데
    책에서 나온 길냥이들 이름이 ;;ㅋㅋ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책에 나온 주소랑 같은 걸 보니 책 저자분이 확실하신듯..^^
    책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고3이라서 한꺼번에 다읽진 못하지만말이죠;
    어쨌든 요즘 길냥이들한테 급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검색하고 다닙니다..고3이 말이죠;
    저도 밤에 학원 왔다갔다 하다보면 길가에 주차된 차 밑이라던가 골목에 음식물쓰레기있는 데에
    길냥이들을 보는데요 그땐 뭘 먹는지를 잘 몰라서 카스타드같은 걸 던져줬는데 제 앞에선 안먹다가
    학원갔다오는길에 보니까 싹 물어갔더라구요 ㅎ
    그 뒤부터 계속 막 쭈그려앉아서 차밑에 있는 길냥이들한테 아는 척도 하고 그러는데
    조금만 거리가 가까워져도 금새 줄행랑을 쳐버려서 좀 아쉽기도 하네요;
    저도 모르게 주절주절거렸습니다;ㅎㅎ
    냥이들 너무 귀엽구요 짬날때(공부하기싫을때;)마다 들를게요 ㅎㅎ

  20. day 2010.10.19 17:39 address edit & del reply

    저기제가 지금 일하는마트에 길고양이중간정도큰게 계속오거든요 처음에 불쌍해서 소세지몇개준뒤로 계속오더라구요 그래서 계속주다가 저도 소세지값이 부담스러워서..한두개로는 성에안차는지 그리고 좀 가까이가면 자꾸도망가는데 어찌해야할까요ㅠ

  21. ㅋ.ㅋ 2010.11.23 16:43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아는 길고양이도.... 가끔 먹이를 줬는데 맨날 제 앞에만 오면 발라당. 수시로 따라다니면서 발라당했는데 역시나 새끼도 그걸 배웠는지 똑같이 그러네요.